이처럼 늘어난 관심을 정현이 실력으로 입증하고 있다. 정현은 30일 프랑스 파리 롤랑 가로스 스타디움에서 열린 대회 사흘째 남자단식 1회전에서 미국의 샘 퀘리(30)를 3-1(6-4 3-6 6-3 6-3)로 제압했다. 퀘리는 198㎝의 장신에서 뿜어내는 시속 200㎞를 넘는 강서브가 특기인 선수로 ATP투어 대회 단식에서 9차례나 우승한 베테랑이다. 세계랭킹도 28위로 정현의 67위보다 40계단 가까이 높다. 하지만 정현은 코너를 찌르는 날카로운 샷을 무기로 퀘리를 시종 압도했다. 1세트에서만 퀘리의 서브 게임을 2번이나 브레이크하면서 6-4로 이겼다. 이후 클레이코트에 적응한 퀘리에게 2세트를 내주며 위기를 맞았지만 3세트와 4세트를 침착하게 내리 따내며 경기를 잡아냈다. 퀘리는 장기인 서브에서 에이스를 19개나 기록했지만, 범실도 54개로 23개인 정현보다 2배나 많이 기록하면서 자멸했다.
2015년 예선 탈락, 지난해에는 본선 1회전에서 탈락한 정현은 이날 승리로 프랑스오픈에서 처음으로 2회전에 올랐다. 정현이 메이저대회 2회전에 진출한 것은 2015년 US오픈, 올해 호주오픈에 이어 통산 세 번째다. 또 정현은 2004년과 2005년 이형택 이후 프랑스오픈에서 1회전을 통과한 두 번째 한국 선수가 됐다.
1회전을 통과한 정현은 2회전에서 우즈베키스탄의 데니스 이스토민(31·세계 80위)와 대결한다. 이스토민과의 상대전적은 1승1패로 막상막하다.
서필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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