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테니스의 간판 정현(67위·삼성증권 후원)이 프랑스오픈 2회전에 진출했다.

정현은 30일 프랑스 파리 롤랑 가로스 스타디움에서 열린 대회 3일째 남자 단식 1회전에서 세계 랭킹 28위 샘 퀘리를 세트스코어 3-1(6-4 3-6 6-3 6-3)로 이겼다. 이날 승리는 정현이 데뷔 후 프랑스오픈에서 거둔 첫 승이다. 정현은 2015년 예선 1회전, 2016년에는 본선 1회전에서 탈락했다.

정현이 상대한 퀘리는 결코 만만한 상대가 아니었다. 2011년 세계 랭킹 17위까지 올랐으며, 메이저대회 최고 성적이 8강에 이르는 강호였다. 주무기는 시속 200㎞를 가볍게 넘기는 강서브였다. 다만 포핸드, 백핸드 스트로크에서는 약점을 보이고 있다.

실제로 정현은 이날 서브 에이스 숫자에서 6-19로 크게 뒤졌다. 하지만 좌우 측면을 공략, 퀘리를 많이 뛰어다니게 하면서 실수를 유발하게 했다. 이 전략은 주효했다. 정현은 범실이 23개 밖에 되지 않았지만, 퀘리는 그 두 배가 넘는 54개를 기록했다.

정현은 1세트에서 퀘리의 서브 게임을 2번 브레이크 해내는 등 수월하게 경기를 운영하며 가져왔다. 하지만 2세트에서는 퀘리의 서브가 살아나면서 끌려간 끝에 내줬다.

승부처는 3세트였다. 정현은 퀘리의 서브 게임을 브레이크하면서 3게임을 내리 가져왔다. 하지만 퀘리 역시 정현의 서브 게임을 브레이크하면서 순식간에 3-3 동점을 만들었다. 그러나 정현은 이어진 자신의 서브게임을 지키며 4-3으로 다시 앞서갔고, 이후 퀘리의 서브 게임을 다시 브레이크한 끝에 6-3으로 세트를 마무리했다. 정현은 4세트 2-2에서 퀘리의 서브 게임을 브레이크해 3-2로 역전한 뒤 퀘리의 실수가 쏟아진 틈을 놓치지 않고 차분하게 포인트를 가져오며 6-3으로 따내 경기를 끝냈다.

정현은 2회전에서 데니스 이스토민(80위·우즈베키스탄)과 대결한다. 둘의 상대전적은 1승1패로 팽팽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