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이어 푸틴도.. 마크롱은 '스트롱맨 전문가'?

정재영 2017. 5. 30. 1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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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71) 미국 대통령을 '강한 악수'로 응대한 에마뉘엘 마크롱(40) 프랑스 대통령이 블라디미르 푸틴(65) 러시아 대통령과의 첫 만남에서도 직설적이고 도전적인 화법으로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트럼프 대통령의 손을 6초간 꽉 잡아 입장이 다른 문제에 대해 '양보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나타낸 그는 이번에는 푸틴 대통령 앞에서 '러시아 국영 언론이 가짜뉴스의 온상'이라고 맹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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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국영언론 2곳 가짜뉴스 전파" / 첫 만남서 직설적 화법으로 도전 / 북핵·對테러 공조 강화엔 합의 / 시리아 문제 해법에는 첨예 대립 / AP "자신감 있고 의견 표명 단호"

도널드 트럼프(71) 미국 대통령을 ‘강한 악수’로 응대한 에마뉘엘 마크롱(40) 프랑스 대통령이 블라디미르 푸틴(65) 러시아 대통령과의 첫 만남에서도 직설적이고 도전적인 화법으로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트럼프 대통령의 손을 6초간 꽉 잡아 입장이 다른 문제에 대해 ‘양보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나타낸 그는 이번에는 푸틴 대통령 앞에서 ‘러시아 국영 언론이 가짜뉴스의 온상’이라고 맹비난했다. 외신들은 세계의 ‘스트롱맨’을 상대로 한 마크롱 대통령의 대응이 흥미롭다고 전했다.

패기의 ‘엄지 척’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오른쪽)이 29일(현지시간) 파리 외곽 베르사유궁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마친 뒤 가진 공동기자회견에서 엄지손가락을 세워보이고 있다.
베르사유=AP연합뉴스


◆“마크롱식 외교 보여줬다”

미 뉴욕타임스(NYT)는 29일(현지시간) “마크롱이 시리아 문제와 게이의 권리에 대해 푸틴에게 도전했다”며 두 사람의 정상회담을 자세하게 소개했다. 두 정상은 북핵 문제와 대(對)테러 공조강화 등에서 의견이 일치했지만 입장이 갈린 문제들은 기존 주장을 재확인했다.

특히 시리아 문제는 첨예하게 의견이 갈렸다. 마크롱 대통령은 이날 파리 외곽 베르사유궁에서 정상회담을 마친 뒤 공동기자회견에서 “누가 화학무기를 사용하든지 그런 사실이 확인되면 프랑스는 즉각 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 즉각 대응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는 언급하지 않았지만, 외신들은 시리아 정부군에 대한 공습 등 무력대응일 것으로 짐작했다. 푸틴 대통령은 하지만 “시리아 내 테러집단에 대처하려면 정부를 확고하게 세워야 한다”며 알아사드 정권을 비호해온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체첸공화국의 동성애자 탄압 문제에 있어서는 푸틴 대통령이 마크롱 대통령의 주장에 수긍했다고 외신들은 분석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이 문제에 대해 푸틴 대통령이 진상조사 절차에 착수했다고 밝혔다”며 앞으로도 러시아 인권문제를 예의주시하겠다고 말했다. 최근 동성애자 남성에게 구타와 전기고문을 자행한 러시아 체첸자치공화국의 게이 수용소 존재가 알려지면서 전 세계의 공분을 샀다.

마크롱 대통령은 프랑스 주간지 ‘주르날 뒤 디망슈’와 인터뷰에서 트럼프와 푸틴 등 ‘스트롱맨’ 스타일의 국가 지도자들을 상대하는 나름의 방법이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들은 힘의 논리에 기초해 있는데, 나는 신경쓰지 않는다. 공개적으로 모욕을 주는 외교도 믿지 않는다. 다만 양자대화에서는 경계를 늦추지 않아야 한다. 그게 바로 존중받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푸틴, 대선 때 르펜 만난 배경 장황하게 설명

마크롱 대통령의 이 같은 대응은 일부 성과를 내고 있다고 NYT 등 외신들은 분석했다. 푸틴 대통령은 프랑스 대선 기간 러시아를 방문한 마린 르펜 전 국민전선(FN) 대표와 장시간 면담한 배경을 설명하는 데 꽤 공을 들였다고 외신들은 보도했다.

푸틴 대통령은 “르펜 쪽에서 요청하는데 거절할 이유가 없었다”며 프랑스 선거에 영향을 미치려 한 것이 결코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는 마크롱의 승리를 예견하는 여론조사들을 잘 알고 있었다고 덧붙였다. 대선 직전 마크롱 캠프 홈페이지 해킹의 배후가 러시아라는 지적에 대해 “사실에 근거하지 않은 주장”이라고 부인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하지만 푸틴 대통령 앞에서 러시아 국영언론인 러시아투데이와 스푸트니크가 대선 기간에 자신을 반대하는 선전기관처럼 행동했다고 비판했다. 그는 특히 두 언론사가 가짜 뉴스를 전파했기 때문에 캠프 출입도 제한했다고 강조했다.

AP통신은 “마크롱 대통령은 학습이 빠르고 자신감 있다”며 “골치 아픈 현안에 대해 단호한 의견을 표명하고, 그에 따른 위험도 감수하는 인물이라는 것을 이번 회담에서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마크롱 대통령도 푸틴과의 회담에 대해 “굉장히 솔직한 대화였다”며 “의견충돌도 있었지만, 적어도 우리는 그 문제들에 대해 이야기했다”고 자평했다.

정재영 기자 sisleyj@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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