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회 분위기만 봐도.. 한국당의 민낯

안효성 2017. 5. 30. 1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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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이 30일 "지난 대선을 평가하고 향후 당 진로를 모색한다"며 여의도 국회도서관에서 토론회를 열었다. 하지만 토론회 중간에 몇차례 고성이 터져나오면서 분위기는 엉망으로 흘렀다.

3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 대강당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대선 평가 대토론회에 참석한 정우택(왼쪽 세번째)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 등 참석 의원들이 이야기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현재 정책위의장, 정 대행, 박맹우 사무총장. 오종택 기자
질의응답 시간에 한 당직자가 "새누리당 국회의원들과 지금의 한국당 의원들은 정신 차려야 한다. 개XX도 한 번 주인은 계속 따른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잘못이 있다 해도 친박과 비박이 자기 몫 챙기려고 싸우지 않았으면 탄핵당했겠나”고 말한 게 발단이었다. 청중석에서 “그만 하세요”, “사리 분별도 할 줄 몰라요”, “마이크 뺏어요” 등의 고성이 쏟아졌다. 결국 사회자였던 한국당 민경욱 의원이 나선 후에야 소동이 정리됐다. 참석자들은 "대선이 끝난 후 20여일이 지났는데도 혼란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는 당의 민낯을 보는 것 같다"고 여기저기서 수군거렸다.
토론회에서 참석한 외부 인사들은 한국당에 대한 쓴소리를 쏟아냈다. 여론조사 전문가인 배종찬 리서치앤리서치 본부장은 “단순히 정당 지지율 뿐 아니라 지역과 세대 기반이 전부 무너졌다”며 “안정희구 성향이 강한 가정주부들이 새누리당(한국당의 전신)을 견인해왔는데 사실상 바닥까지 무너진 상태”고 진단했다. 이어 “안보 이슈를 가져가지 못했고, 최순실 국정농단을 명쾌하게 끊어내지 못한 것에 원인이 있다”고 말했다.
3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 대강당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대선 평가 대토론회에 참석한 정우택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가 발제자의 발언을 듣고 있다. 오종택 기자
윤창현 서울시립대 경영학부 교수는 “보수는 부패로, 진보는 분열로 망한다고들 하는데 이번에는 보수 정당이 부패와 분열로 망했다”며 “보수의 중요한 가치인 일자리를 선점당하고 국민의당이 교육개혁을 들고나오면서 '공정'도 '명분'도 '실리'도 놓쳤다”고 말했다. 황태순 정치평론가는 “이번 대선의 패인은 도덕적 흠결에 대한 국민의 응징”이라며 “박 전 대통령은 역사의 뒤안길과 기억의 뒤안길로 놓아주고 묻어놔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외부전문가들의 진단이 끝난 후 질의가 시작되자 다른 의견이 쏟아졌다. 한 당협위원장은 질의시간 동안 “한국당 의원들은 몹시 비겁하다. 박근혜 대통령이 탄핵받을만한 그런 짓거리를 했냐”고 주장했고, 다른 당협위원장도 “박근혜 대통령 사진 걸고 당선된 사람들이 도덕성을 버리고 밥그릇 챙기며 대통령이 탄핵 된 거 아니냐"며 "그래서 새누리당이 망하고 한국당이라는 이상한 당 만든 것 아니냐”고 말했다. 친박계인 이우현 의원도 “우리는 태극기 집회에 참석한 분을 위해 정치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며 “그런데 (우리당 의원들 중) 촛불을 위해 정치를 한 분들이 탄핵에 찬성했고 결국 당이 좌초됐다”고 말했다.

어수선한 분위기에 묻히긴 했지만 위기 극복을 위한 제안도 가끔씩 나왔다. 김문수 전 경기지사는 “우리당이 너무 외부(인사)에 의존한다. 지난번 인명진 비대위원장을 모셨지만 잘못됐다고 본다”며 “우리 내부에 훌륭한 분들이 많다. 절대로 밖에서 답을 찾으면 안 된다”고 말했다. 황태순 평론가는 “당내 기득권 내려놓은 상태에서 당 해산을 각오하는 창조적 파괴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정우택 원내대표는 “원내 제1야당으로서 문재인 정부의 독주와 독선을 견제하고 비판해야할 책무가 있다”며 “반성과 성찰의 기반위에서 야당의 책무를 실천해나가는 것으로 수권정당의 면모를 회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효성 기자 hyoz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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