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값 된 서민음식 '오징어'..작년 대비 70% 상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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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오징어가 귀해요. 두 마리 만원에 줄테니 싱싱할 때 가져가요."
수산시장에서 점포를 운영하는 김모씨는 "오징어는 좋은 물건 찾기 어렵다"며 "한 바구니 사려면 십만원은 내야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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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오징어가 귀해요. 두 마리 만원에 줄테니 싱싱할 때 가져가요.”
30일 오전 서울 송파구 가락수산시장. 좌판을 깔아놓고 영업 중인 점포 약 서른 곳에선 갈치, 장어, 광어, 낙지, 조개, 문어 등 다양한 수산물을 팔고 있었지만, 오징어는 유난히 찾기 어려웠다. 살이 통통하게 오른 국내산 갑오징어는 종종 눈에 띄었지만, 대표적인 서민음식인 일반 오징어는 마른 것도, 생물도 귀했다. 수산시장에서 점포를 운영하는 김모씨는 “오징어는 좋은 물건 찾기 어렵다”며 “한 바구니 사려면 십만원은 내야한다”고 말했다. 한 바구니에는 성인 팔뚝만한 물오징어(말리지 않은 것)가 열 다섯개 놓여있었다.
오징어 가격이 1년 사이에 70% 넘게 급등하면서 ‘금(金)징어’가 되고 있다. 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물오징어 5월 평균 도매가격은 1kg당 8199원으로 작년 5월(4852원/1kg)에 비해 68% 올랐다. 냉동 물오징어의 가격도 작년 5월 4041원에서 1년만에 78% 상승해 이달 7209원을 기록했다. 냉동 물오징어 도매가격은 작년 5월부터 꾸준히 상승해 12월 6171원까지 치솟았고 이번달 7000원대를 넘어섰다.
오징어 값이 가파르게 오른 이유는 바닷물 온도가 높아져 연근해 오징어 어획량이 줄어든 데다 중국 어선이 동해안에서 싹쓸이 조업을 하면서 국내 오징어 어선들이 조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어서다. 국내 어선들은 연근해로 오징어 조업에 나섰다가 빈 배로 돌아오는 경우가 많아진 것으로 알려졌다.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연간 오징어 반입량은 2014년 33만909톤(t), 2015년 30만6578t에서 지난해 14만1789t으로 거의 반토막이 났다.
이달 초 부산으로 입항 예정이던 남미 포클랜드산 오징어 6000t을 실은 원양 운반선이 남대서양에 침몰하면서 국내 오징어 수급에도 비상이 걸렸다. 4~5월은 동해안 지역 오징어 금어기라서 원양산 오징어에 수급을 많이 의존하는 편인데, 원양산도 당장 반입이 어려워지면서 오징어값이 급등한 것이다.
오징어가 귀해지면서 국내 선사들이 시장에 풀지 않고 냉동 보관하고 있는 재고량도 점점 줄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전국 냉동창고에 보관된 연근해산 오징어는 1만3352t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40% 정도 감소한 수준이다.
오징어는 국, 찌개, 볶음요리, 반찬이나 술안주로 많이 쓰이는 대표적인 서민 음식이다. 오징어 값이 급등하면서 정부도 긴급 대책에 나섰다. 해양수산부는 원양선사가 냉동창고에 자체 보유하고 있는 물량과 현재 국내에 반입돼 하역 중인 물량 중 3300t을 정부가 직접 수매해 시장에 풀겠다는 방침이다. 정부가 수매하는 오징어는 6월 초부터 대형마트, 전통시장, 도매시장, 기업 간 전자상거래(B2B) 등 다양한 경로로 공급될 예정이다.
해양수산부 관계자는 “오징어가 귀해지자 선사들은 오징어 재고를 풀지 않으려고 하고, 유통업체들은 오징어를 비싸게 공급받아 비싸게 팔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소비자 물가 부담을 덜고 오징어값 상승을 진화하기 위해 정부가 ‘큰 손’ 역할을 해 공급 물량을 확대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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