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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열의 하프타임] 클레멘트 감독이 말하는 기성용과 존 테리

조회수 2017. 6. 1. 17:18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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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레멘트, '8부리거에서 프리미어리그 감독이 되기까지..'

지난 해 신데렐라 처럼 등장해 프리미어리그를 놀라게 했던 제이미 바디를 우리는 기억합니다. 그는 의료기기 만드는 공장 근로자로 일하면서 축구를 병행했습니다. 엘리트 교육이 만연한 이 시대에 엘리트코스가 아닌 하부리그에서도 축구를 시작해 그 자리에 올랐습니다. 대리만족이었을까요? 우리는 그의 등장에 환호를 보냈습니다. 아마추어나 다름 없는 팀에서 축구를 시작해서 현재 최고의 리그에서 선수생활을 하고 있는 제이미 바디는 많은 선수들에게 꿈과 희망의 아이콘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여기, 그와 비슷한 상황에서 시작했지만 다른 분야에서 성공을 이룬 사람, 바로 스완지시티의 잔류 전도사인 폴 클레멘트 감독이 있습니다. 이번 칼럼에서는 클레멘트 감독의 이야기를 비롯해 기성용 선수와 존 테리의 이적에 대한 이야기를 소개하려고 합니다.


무명의 선수생활과 지도자의 길

그는 화려한 코치 생활을 거치며 올해의 감독상 후보에 오를만큼 감독으로서도 인정 받고 있습니다. 하지만 과거 선수로서의 클레멘트는 화려하지도, 인정받을 만한 실력도 아니었다고 합니다. 그의 아버지 데이브는 잉글랜드 축구대표 선수였고, 동생은 U16, U18대표팀을 거쳐 첼시에서 데뷔하고 웨스트브롬위치에서 11시즌을 뛴 프리미어리거였습니다. 

그렇지만 폴 클레멘트 감독은 1988년부터 반스테드 어슬레틱FC(현재10부리그)에서 성인팀 생활을 시작했고, 이후 한인 타운 근처의 코린디안스캐주얼스(8부리그)에서 91-92 시즌부터 세 시즌동안 선수 생활을 했습니다. 우리에게 너무나 생소한 이름의 팀들입니다. 이것이 그의 선수경력의 전부입니다. 단 한번도 프로선수(프리미어리그, 챔피언십, 리그1,리그2)생활을 해 본 적이 없었습니다.

나는 좋은 선수가 될 수없다는 사실을 알았기에 다른 길을 찾았다. 열심히 노력하며 준비했다.

“나는 잘하는 선수는 아니었다. 영국의 대부분의 아이들이 축구를 좋아하는 것처럼 나도 그냥 축구를 좋아하는 평범한 선수였다. 재능이 뛰어 나지도 않아서인지 높은 레벨에서 뛸 수가 없었다. 그래서 다른 길을 찾았고, 그 일에 집중했다. 코린디안스에서 선수생활을 하던 21세때부터 체육교사가 되려고 노력했고, 그러던 중에 전문코치가 되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재능이 없다면 내가 좋아하고 잘 할 수 있는 일을 찾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나는 좋은 선수가 될 수없다는 사실을 알았기에 다른 길을 찾았다. 열심히 노력하며 준비했다. 꼭 유명한 축구선수출신이 뛰어난 감독이 되는 것은 아니다. 난 내 선택에 만족한다.”

트레이닝센터 감독실에서 자신의 스토리를 이야기하고 있는 클레멘트 감독


최고의 코치에서 최고의 감독으로…

그는 빠르게 자신의 길을 선택하고 노력했기에 결국 지도자로는 좋은 경력을 쌓으며 최고의 레벨에서 성공적인 길을 걷게 되었습니다. 첼시에서 코치로서 리그우승과 FA컵 우승을 경험했고, 레알마드리드에서는 챔피언스리그 우승컵을 들기도 했습니다. 그 외에도 PSG와 뮌헨 등 최고의 클럽에서 코치생활을 했습니다. 선수시절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었습니다.

“레알마드리드의 수석코치를 한 후에 더비카운티 감독으로 부임하면서 처음 감독을 하게 되었다. 8개월 정도의 시간이었는데 좋은 경험이었고, 스스로 잘했다고 생각한다. 경질되기 전까지 15경기가 남은 상태에서 1위랑 승점5점 차이의 5위를 기록하고 있었다. 우승에 대한 자신도 있었다. 하지만 클럽은 나와는 생각이 다른것 같았다. 그래서 경질되었다. 계속해서 감독으로 활동하고 싶었는데 좋은 오퍼가 없었다. 그 때 안첼로티가 나를 코치로 다시 불러서 뮌헨으로 복귀하게 된 것이다. 하지만 나는 감독 오퍼가 오면 언제든지 떠날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그 당시에 스완지가 힘든 상태였다. 난 스완지의 오퍼를 받고 바로 결정했다. 주변에서는 뮌헨을 떠나 스완지로 가는 것에 대한 우려도 있었지만 난 스완지로 왔다. 그 이유는 스완지는 내가 특별하게 생각한 클럽이었기 때문이다. 팀의 스타일이 좋았고, 내가 이 팀을 더 발전시킬 수 있고, 선수들을 좋게 만들수 있다는 믿음이 있었다. 또한 어려운 상황이지만 잔류할 수 있을것이라는 확신도 있었기 때문이었다.”


“잔류를 확정하기까지의 마지막 4경기(스토크시티, 맨체스터유나이티드, 에버튼,선더랜드)는 강팀의 모습을 보여주었다. 그런 모습을 보여줄 수 있었던 것은 선수와 스탭들 모두가 잔류에 대한 의지가 있었고, 자신보다 팀을 먼저 생각하며 하나가 되었기 때문이다. 또한 훈련장에서 정말 열심히 훈련을 한 결과라고 생각한다.”

선수들의 열정과 훈련 그리고 하나가 된 팀 마인드가 힘든 상황에서도 기적같은 잔류를 만들어 낸 이유라고 합니다. 개인적으로 ‘그의 목표의식과 자신감 그리고 지금까지의 노력이 그 이유이지는 않을까?’ 싶네요. 또한 그는 이번 시즌 잔류와 더불어 감독으로 인정을 받는 시즌이었습니다. 첼시의 콘테, 토트넘의 포체티노, 번리의 디쉬, 웨스트브롬위치의 풀리스 그리고 본머스의 에디하우와 함께 프리미어리그 올해의 감독후보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기분은 좋다. 내가 노미네이션 된 것은 선수들과 팬들 모두의 덕분이다. 난 단지 5개월있었을 뿐이다. 개인적으로는 콘테와 포체티노가 올해 가장 뛰어난 감독이라고 생각한다. 이들과 함께 후보에 오른 것 자체가 영광스러운 일이다.”


현재 대한민국 캡틴과 과거 잉글랜드 캡틴에 대해…

“기성용은 잘하는 선수다. 내 생각에는 스완지에 잘 맞는 스타일의 선수다. 그는 영국에서의 경험도 많고 기술적인 부분이나 피지컬적인 부분도 좋다. 특히 포지션과 전술이해 능력이 뛰어나다. 그리고 공을 잘 안 뺏긴다. 다만 아쉬운 점은 그가 골을 많이 넣는 모습을 볼 수 없었던 점이다. 그는 득점만 조금 더 하면 최고의 선수가 될 것이다.”

개인적으로 기성용이 스완지에 남기를 바란다. 난 그의 실력이나 스타일이 좋다. 

“나는 기성용과 대화를 자주하는 편이다. 선덜랜드와 셀틱에서는 어떤 경험을 했는지, 국가대표팀의 생활은 어땠는지, 가족들과 여가시간은 잘 보내고 있는지 등 다양한 이야기를 많이 나눈다. 개인적으로 기성용이 스완지에 남기를 바란다. 난 그의 실력이나 스타일이 좋다. 그는 부상에서 회복되어 마지막 중요한 4경기에 출전했다. 난 그만큼 그를 신뢰한다. 만약 그가 동의한다면 이 곳에서 나와 함께 더 오래 있기를 원한다.”

클레멘트 감독과 팬들이 팀에 남기를 원하는 기성용 선수가 팬들과 기념사진 찍는 모습

기성용 선수와 대화를 자주 하기 때문인지 그의 상황을 잘 이해하고 있는듯 합니다. 좋은 선수이지만 득점력이 아쉽다고 말하는 클레멘트 감독.. 중요한 것은 클레멘트 감독은 기성용 선수와 다음 시즌을 비롯해 오래토록 함께 하고 싶다는 점입니다.


존 테리가 프리미어리그에서 계속 축구를 하고 싶다면 난 테리에게 함께 하자고 이야기를 할 것이다.

“테리의 이적루머에 스완지시티가 연결되고 있다는 사실을 안다. 먼저 테리가 오는 것이 가능할지 모르겠다. 나는 이야기를 한 적도 없고, 테리의 생각도 모른다. 그가 중국을 갈 지 미국을 갈 지 다른 나라로 갈 지 알 수가 없다. 하지만 존 테리가 프리미어리그에서 계속 축구를 하고 싶다면 난 테리에게 함께 하자고 이야기를 할 것이다.”

첼시 수석코치 시절 팀의 캡틴이었던 존 테리와 클레멘트 감독은 깊은 인연이 있습니다. 그렇기에 그는 테리가 잉글랜드에서 선수 생활을 이어간다면 다시금 인연을 이어가고 싶다고 합니다. 가능성이 높지는 않지만 현재 대한민국 캡틴과 과거 잉글랜드 캡틴이 한 팀에서 뛰는 것을 볼 수도 있다는 기대감도 생겼습니다. ‘과연 이번 여름에 어떤 일이 생길지...?’ 

10부리그에서 성인축구 선수생활을 시작해서 8부리그에서 마무리를 했습니다. 지단, 과르디올라, 시메오네 감독처럼 훌륭한 선수생활을 하지는 못했습니다. 아니 스스로 삼류 선수 생활을 했다고 했던 맨유의 무리뉴 감독보다도 보잘것 없는 선수경력이었습니다. 하지만 그는 무모하게 선수로서의 성공을 욕심내며 달려가지 않았습니다. 새로운 방향을 찾았고 그 길을 열심히 달려갔습니다.

결국 무명의 선수에서 이제는 프리미어리그에서 가장 유능한 감독의 반열에 들어서게 되었습니다. 자신의 부족한 재능을 인정하고 새로운 길을 찾아 열심히 달려 온 한 청년의 꿈과 노력이 만들어 낸 결실이었습니다. 그의 모습을 통해 축구선수로서, 지도자로서 그리고 축구관련 직업에 대해 고민하는 사람들에게 도전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우리나라에도 열정과 준비와 노력을 통해 꿈을 이루어내는 사람들이 많아질 수 있는 그런 환경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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