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뷰] 포르투갈전, 신태용식 돌려치기 위한 전략 변화는?

한준 기자 2017. 5. 30. 0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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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풋볼리스트=천안] 한준 기자= "한 경기 지면 끝이니 후회 없이 하자."

주장 이상민이 U-20 대표 선수들에게 한 말이다. 대한민국 U-20 대표팀은 30일 저녁 천안종합운동장에서 `FIFA U-20 월드컵 코리아 2017` 16강전 경기를 치른다. A조 2위로 올라와 C조 2위 포르투갈을 상대한다.

한국의 본래 목표는 조 1위로 올라 조별리그 1,2차전을 치른 전주월드컵경기장으로 돌아가는 것이었다. 천안도 낯선 곳은 아니다. 지난 3월 아디다스컵 4개국 축구대회에서 잠비아와 경기했던 장소다.

온두라스, 잠비아, 에콰도르를 상대한 아디다스컵과 5월 사우디아라비아, 우루과이, 세네갈과 평가전에서 U-20 대표팀은 신명나는 공격 축구를 선보이며 승승장구했다. 로테이션을 가동한 에콰도르전과 세네갈전만 승리하지 못했다.

신태용호의 스타일을 설명하는 단어는 `돌려치기`다. 빠른 패스 플레이와 배후 침투를 통해 역동적인 공격을 펼치는 것이다. 신 감독은 공격적인 스리백을 통해 후방 빌드업과 중원 볼 소유, 기민한 문전 마무리로 이어지는 세련된 축구를 추구한다.

#조별리그의 신태용 축구는 생각보다 수비적이었다

뚜껑을 열어보니 실전에서는 최대 5명의 수비수가 위험 지역을 지킨 뒤 백승호 이승우 조영욱을 통한 역습 전략으로 성과를 냈다. 신 감독은 "이번 대회 전까지 미디어와 팬들이 신태용호는 수비가 약하다고 했는데, 상당히 수비가 끈끈하다, 수비가 결코 약하지 않다는 것을 느꼈을 것"이라고 했다. 신 감독은 토너먼트에서 승리하기 위한 기반이 단단한 수비라는 것을 올림픽 대표 감독 시절 경험했다.

"조별리그를 거치면서 큰 실점이 없었다. 힘든 경기를 하면서 투혼으로 막았다. 선수들의 정신력도 살아났다. 특별히 수비는 문제될 것이 없다."

평가전을 하면서도 수비 숙제가 꾸준히 지적됐다. 신 감독은 본선에서 이 숙제를 해결했다. 남은 것은 본래 준비한 공격 작업이다. 주장 이상민은 "우리가 하고자 한 플레이의 50% 밖에 나오지 않았다. 공격적인 돌려치기가 많이 안 나왔다. 조별리그에서 무조건 이겨야 하는 부담감으로 나오지 않았다"고 했다.

포르투갈전은 미끄러지면 끝이다. 준비한 것을 채 보여주지 못하고 떠난다면 큰 후회가 남는다. 이상민은 "이제는 자신있게 하자고 얘기하고 있다. 내일은 더 좋은 경기력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신 감독 역시 포르투갈전 전략에 대해 "조별리그 3경기에서 조금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했다.

U-20 대표팀은 조별리그 3경기에서 서로 다른 유형의 스리백 수비를 세웠다. 기니와 1차전은 이승모를 포백 앞에, 아르헨티나와 2차전에는 김승우를 그 자리에 뒀다. 잉글랜드와 3차전에는 이정문을 새로 투입해 전통적이 스리백으로 가장 수비적인 경기를 했다. 기니전만 전문 미드필더인 이승모를 둬서 중원 지배력을 유지했다. 포르투갈과 경기에는 스리백 보다 포백에 가까운 전형 구사가 예상된다. 스리백은 배후 안정감을 가져오지만, 중원 숫자에 영향을 미친다.

#포르투갈 대응법, 스리백 보다 포백이 적합

포르투갈은 스리톱과 두 명의 중앙 미드필더의 배후 공간 침투 플레이가 강점이다. 스리백 보다는 포백으로 대응이 유력하다. 그 동안 신태용 감독은 역삼각형 미드필더를 구성해 스리백과 포백을 혼용했으나, 포르투갈과 경기에는 포백과 두 명의 중앙 미드필더를 배치하는 포메이션을 구성할 가능성이 있다. 신 감독이 언급한 `조금의 변화`는 이 지점이 될 수 있다.

포백을 배치하면 풀백의 라인이 낮아진다. 두 명의 중앙 미드필더를 두기 때문에 중원 지역의 지배력은 높아질 수 있다. 이승우와 백승호가 중앙으로 좁혀들어오면 다섯 명의 미드필더를 두 경기할 수 있는 상황이 된다. 앞서 중원이 실종됐던 아르헨티나, 잉글랜드전에 김승우와 이정문은 빌드업 과정의 기여가 낮았다. 이승모나 이상헌, 임민혁, 이진현 등 중원 자원 중 세 명이 선발로 선택된다면 중앙 지역의 볼 소유력과 전개력이 향상될 수 있다.

불안할 수 있는 수비는 이승모와 다른 한 명의 미드필더를 포백 앞에 배치해 상대 중앙 미드필더의 침투나 패스 전개를 직접 압박하는 것으로 제어할 수 있다. 이승우와 백승호가 측면 미드필더 라인으로 더 내려오면 공격형 미드필더에 가깝게 배치될 임민혁이나 이진현이 전진한 4-4-1-1 혹은 4-4-2 형태로 두 줄 수비를 구축할 수도 있다. 스리백을 포백으로 바꾼다고 해서 수비력이 떨어지는 것은 아니다.

#포백 전환이 가져올 중원 공격력 회복

이상민은 포르투갈의 7번 지오구 곤살베스 방어법에 대해 "안쪽으로 들어오지 못하게 수비 위치를 잡고, 측면으로 밀어내야 한다. 슈팅을 때릴 때 최대한 볼쪽으로 압박하면 우리의 몸에 맞고 나갈 수 있다"고 했다. 두 측면 공격수의 커트인을 막기 위한 포지셔닝과 커버 플레이를 예상할 수 있다. 커트 상황에서 패스에 능한 선수가 많아야 역습 과정이 더 매끄러울 수 있다. 두 명의 중앙 미드필더가 커버하면 역습 상황에서 풀백은 더 과감하게 치고 올라갈 수도 있다.

그동안 신태용호의 가장 큰 고민은 풀백의 공격 가담 미진이었다. 지난 두 경기에서 상대의 강한 측면 공격에 밀려 풀백의 공격 영향력이 떨어졌다. 이 배경에는 후방 빌드업이 매끄럽지 않고, 공격 전환 상황의 패스 미스가 잦았던 것도 이유다. 조별리그에서 한국은 롱볼로 곧바로 조영욱에 공을 전달하거나, 역습 상황에서 이승우의 속도를 이용한 공격 외에 시원한 장면을 만들지 못했다. 포르투갈전에는 맞춤형 수비와 더불어 평가전 과정에서 준비한 공격 패턴을 선보일 수 있는 중원 구성이 예상된다.

어떤 전략을 짜느냐 보다 준비한 전력을 얼마나 잘 실행하느냐가 중요하다. 막상 준비한 전략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으면 이른 시간 자세를 바꾸거나, 선수 교체를 통해 수정할 수 있다. 후회 없는 한 판을 위한 전술 준비, 그리고 1%의 가능성까지 잡기 위한 승부차기 준비까지. 조별리그 3경기보다 훨씬 많은 시간을 상대 분석과 전략 구성에 쏟은 신 감독이 어떤 축구를 선보일지 관심이 모아진다. 경기는 저녁 8시 천안종합운동장에서 킥오프한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그래픽=한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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