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강경화 후보, '셀프 공개'도 거짓이었다니

2017. 5. 30. 0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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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경화 외교부 장관 후보자의 장녀가 2000년 7월 위장전입했던 곳이 이화여고 교장이 전세권자로 설정돼 있던 집으로 밝혀졌다.

위장전입을 둘러싼 논란이 계속되자 청와대가 어제 "국회 인사청문제도가 국무위원으로 확대된 2005년 7월 이후 위장전입 관련자는 국무위원 후보자에서 배제하겠다"는 새 인선기준을 내놨지만 어물쩍 넘길 일이 아니다.

강 후보자의 경우 위장전입 등 위법 내용이 고약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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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장전입 주택이 교장 전셋집
청와대는 철저히 검증하고
부적격자 지명 철회 검토해야

강경화 외교부 장관 후보자의 장녀가 2000년 7월 위장전입했던 곳이 이화여고 교장이 전세권자로 설정돼 있던 집으로 밝혀졌다. 앞서 조현옥 청와대 인사수석은 지난 21일 “1년간 친척집에 주소지를 뒀다”며 양해를 구했다. ‘셀프 공개’한 사실이 거짓으로 탄로난 것이다.

위장전입을 둘러싼 논란이 계속되자 청와대가 어제 “국회 인사청문제도가 국무위원으로 확대된 2005년 7월 이후 위장전입 관련자는 국무위원 후보자에서 배제하겠다”는 새 인선기준을 내놨지만 어물쩍 넘길 일이 아니다. 청문회 도입 전이라도 사안의 경중은 분명히 가려야 한다. 강 후보자의 경우 위장전입 등 위법 내용이 고약하다. 우선 거짓말로 공직자의 품위를 잃었다. 강 후보자와 전세권자인 이 학교 교장 간 모종의 편의 제공이 있었을 것이라는 의심을 받을 수 있다. 당시 강 후보자가 외교통상부 장관 보좌관이었다는 전입 시점도 묘하다. 강 후보자는 “아는 은사께서 주소지를 소개해주셨고, 그때 주소지에 누가 사는지, 소유주가 누구인지 알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강 후보자는 이외에도 두 딸의 증여세를 2년 동안 내지 않고 있다가 뒤늦게 납부했다. 2014년 두 딸에게 1억6000만원 상당의 경남 거제 주택을 사주었는데, 장관 후보로 지명된 뒤 급하게 증여세 460여만원을 냈다고 한다. 장관 지명이 되지 않았더라면 탈세했을 것이란 의심을 사기에 충분하다. 장녀는 성인이 되면서 한국 국적을 포기하고 미국 국적만 갖고 있었으나 장관 지명 후 한국 국적 회복절차를 밟고 있다. 일국을 대표하는 외교장관을 맡기에 충분한 도덕성을 갖췄는지 고개를 갸웃할 수밖에 없다.

다른 후보자에게도 양파껍질 벗겨지듯 각종 의혹이 불거지고 있다. 서훈 국정원장 후보자의 경우 어제 인사청문회에서 부인 오모씨가 카페를 운영하면서 아르바이트생들의 4대 보험을 들어주지 않았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서 후보자는 국정원 퇴직 후 삼성경제연구소와 KT스카이라이프에서 매달 500만∼1000만원씩 고문료를 받았다. 비상근으로 근무하면서 구두 자문 대가로 받은 것치고는 과도하다는 지적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어제 “국정자문위와 인사·민정수석실의 협의를 통해 국민의 눈높이에 맞게 원칙을 지킬 수 있는 구체적인 인사기준을 빠른 시일 내에 마련해 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고무줄 검증기준 논란을 최소화하기 위한 조치이긴 하지만 청와대부터 엄격히 이행하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 후보자는 지금이라도 지명을 철회해야 마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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