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약 사이트보다 싸게 .. 반격 나선 글로벌 특급 호텔들
공생균형 깨져 직접판매 강화 나서
단골 회원 가입 유도해 파격 할인
포인트는 현금처럼 활용 서비스도
예약 시점이나 여행지에 따라 다를 수 있겠지만 대개 온라인 예약 사이트의 가격이 싸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최근 들어 이런 트렌드가 서서히 바뀌고 있다. 특급 호텔들의 반격이 시작됐기 때문이다.
메리어트 인터내셔널, 힐튼 월드와이드, IHG 같은 대형 호텔업체들이 익스피디아·프라이스라인 같은 온라인 호텔 예약 사이트에 빼앗긴 고객을 되찾기 위해 마케팅 전략을 전면 수정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 호텔들의 ‘단골 프로그램(로열티 프로그램)’에 회원 가입을 하고, 호텔 홈페이지·앱·전화로 예약하면 온라인 예약 사이트보다 방값을 더 싸게 이용할 수 있게 했다. 기존에 제공하던 와이파이 서비스나 식사 제공 같은 무료 혜택의 폭도 객실 선택과 같은 옵션을 추가해 넓혔다.
메리어트 인터내셔널은 회원에게 주중에 객실 요금의 2%, 주말에 5% 할인해준다. 메리어트 그룹에는 JW메리어트·리츠칼튼·쉐라톤·웨스틴·W 호텔이 속해 있다. 아침 식사를 무료로 제공하거나 방을 선택할 수 있는 옵션 등 소소하지만 매력적인 혜택을 제공하기도 한다.
대형 호텔 체인의 회원 가격을 따로 검색할 수 있는 웹사이트(www.RoomKey.com)도 생겼다. 이곳에서는 60여 개 브랜드 대형 호텔 체인의 로열티 프로그램 가입 회원이 누릴 수 있는 객실 할인 요금을 검색할 수 있다.
그러나 호텔을 자주 이용하지 않는다면 굳이 회원으로 가입하려 하지 않는 게 고객의 심리다. 이런 고객을 잡기 위한 장치도 마련했다. 호텔 투숙으로 쌓은 포인트를 호텔이 아닌 곳에서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도록 제휴하는 방식이다. 힐튼은 올해 초부터 호텔에서 쌓은 포인트로 아마존닷컴에서 물건을 살 수 있도록 했다. 중저가 체인형 호텔인 컴포트인·퀄리티인을 운영하는 초이스 호텔 그룹은 호텔 이용으로 쌓은 포인트를 스타벅스 기프트 카드 구매와 주유 금액 할인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WSJ는 “지금까지 호텔들은 온라인 예약 사이트를 투숙객을 유치해주는 파트너로 인식했으나, 이젠 투숙객과 호텔 사이를 방해하는 장애물로 여기게 됐다”고 전했다. 호텔들은 온라인 예약 사이트에 최고 30%의 수수료를 지불한다.
하지만 호텔들의 이같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상황을 되돌리는 것은 어려워 보인다. WSJ는 “온라인 호텔 예약 사이트가 여행 준비의 필수 불가결한 도구로 자리잡았기 때문에 호텔의 반격은 오르막길을 오르듯이 힘겨운 전투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여행 조사업체 포커스라이트에 따르면 지난해 온라인 호텔 예약 사이트를 통한 전 세계 호텔 예약 금액은 990억 달러(약 111조원)규모였다.
박현영 기자 hypark@joona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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