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님 사랑합니다' 외침에 12시간 무표정 朴 미소(종합)
朴, 지지자에 인사..崔 "정유라는 협박하지 마"
(서울=뉴스1) 문창석 기자,윤수희 기자,최은지 기자 = 검찰이 삼성물산-제일모직의 합병과 관련해 절박했던 삼성 측을 박근혜 전 대통령(65)이 도왔다고 법정에서 강조했다. 박 전 대통령은 이날 재판을 마치고 지지자들의 격려에 미소를 짓기도 했다.
29일 오전 10시 서초동 서울중앙지법 417호 대법정에서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김세윤) 심리로 열린 박 전 대통령과 최순실씨(61)에 대한 공판은 시작 후 12시간13여분만인 오후 10시13분 종료됐다.
이날 재판에선 주진형 전 한화투자증권 사장 등에 대한 증인신문이 진행됐다. 주 전 사장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 찬성을 위해 국민연금공단 전문위원회가 아닌 투자위원회에서 결정된 이유가 "청와대 뜻"이라고 주장했다.
주 전 사장은 '삼성 합병에 대한 반대급부가 최씨에 대한 지원이라고 생각한 근거가 무엇이냐'는 질문에 "박 전 대통령과 가까운 최씨에게 삼성이 거액을 지급하는 건 유례없는 독특한 일"이라며 "액수가 워낙 커 거래가 있었다고 생각했다"고 증언했다.
주 전 사장에 이어 증언에 나선 김성민 전 국민연금 의결권행사 전문위원회 위원장도 '삼성 합병은 이재용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가 주된 목적이라 생각한다'는 특검 조사 진술에 대해 "이 부회장 일가가 합병을 통해 삼성전자 지분을 확보하려는 건 이미 언론을 통해 다 알고 있는 사실"이라고 말했다.
검찰 측은 "삼성물산의 실제 합병 목적은 이 부회장이 추가로 자산을 투입하지 않고도 7조원 상당이 넘는 삼성전자 지분을 보유해 지배력을 높이려 한 것"이라며 "이것과 신규 순환출자, 금융지주 등이 이 부회장의 현안이었다"고 강조했다.
검찰은 이날 이수형 삼성 미래전략실 기획팀장(부사장)이 2015년 7월 김 전 위원장을 합병에 찬성하도록 설득하기 위해 그의 대학 동창인 원종욱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구위원에게 "저희 그룹으로서는 다른 어떤 사안보다 중요하다"고 보낸 문자메시지도 공개했다.
검찰 측은 "당시 삼성 측에서 목숨을 걸 정도로 합병을 얼마나 중요하게 봤는지 절박함이 느껴진다"며 "박 전 대통령은 이런 삼성의 현안에 대한 인식이 있었고, 최씨는 이 과정에서 딸인 정유라씨의 지원을 위해 발빠르게 움직였다"고 설명했다.
반면 박 전 대통령 측은 "검찰이 공소사실이 사실이라는 프레임을 씌우고 있다"며 "유도신문을 통해 증인들의 추측을 사실인 것처럼 하려고 한다"고 맞섰다.
이어 "주 전 사장의 진술은 개인의 추측에 기반한 것이고 김 전 위원장의 진술도 반대 의견"이라며 "원 연구위원의 주장은 앞뒤가 맞지않는 등 믿을 바가 못 된다"고 강조했다.
이날 재판 말미에 최씨는 자신의 의견을 진술하기도 했다. 그가 박 전 대통령을 직접 언급하며 의견을 나타낸 건 박 전 대통령과 같이 재판을 받기 시작한 후 이번이 처음이다.
최씨는 "대통령께서 여기 죄 없이 계신다"며 "삼성 합병 문제로 여기 나와있지만 저의 혐의와는 상관없다"며 박 전 대통령의 결백을 호소했다.
그는 자신의 딸인 정유라씨의 강제 송환과 관련해 "삼성에서 말을 한 번 빌려탔다가 완전히 병신이 돼서 지금은 승마협회에서 쫒겨났다"며 "딸이 입국한다고 해서 좀 흥분했는데, 검찰은 (나를 조사할 때와는 달리) 딸한테는 협박하는 식으로 하지 마라"고 말했다.
이날 재판을 마친 후 박 전 대통령이 퇴장하는 과정에서 그를 지지하는 중년 여성 2명이 박 전 대통령을 향해 '대통령님 사랑합니다, 힘내세요, 정의는 승리합니다'라며 크게 외치는 소란도 벌어졌다.
소란은 방호원의 즉각적인 제지로 잦아들었지만 3미터 남짓 떨어진 박 전 대통령에게 충분히 들릴 수 있는 소리였다. 이날 12시간이 넘는 재판 내내 무표정한 얼굴이었던 박 전 대통령은 순간 환하게 웃으며 고개를 돌려 묵례를 한 후 법정을 빠져나갔다.
themoo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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