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추적] 중국산 깐마늘 포대갈이 기승..농민 시름

강나루 입력 2017. 5. 29. 2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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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본격적인 마늘 수확철인데요.

중국산 깐 마늘을 국내산으로 둔갑시키는, 이른바 포대갈이 수법이 기승을 부리고 있습니다.

KBS 취재진이 단속반원과 함께, 농산물 도매시장을 긴급 점검했습니다.

강나루 기자가 현장추적으로 고발합니다.

<리포트>

국내 농수산물의 30% 이상이 거래되는 도매시장입니다.

단속반원들과 함께 마늘 판매장을 찾았습니다.

<녹취> "여기 많다!"

깐마늘 봉지가 어지럽게 널려있고 기계에선 다진 마늘을 뽑아냅니다.

국내산이라고 적혀있지만 어찌 된 일인지 곳곳에서 중국산 마늘 포대가 나옵니다.

국내산이 맞느냐는 질문에 주인은 말을 잇지 못합니다.

<녹취> "(사장님 이거 국산이라고 적혀 있는데 국산이라고 왜 얘기를 못하세요?) 아 그거 뭐..."

계속되는 추궁에 주인은 중국산을 섞었다고 실토합니다.

<녹취> "(이거 어디 거예요?) 섞였어요. (섞였어요? 몇 대 몇?) 뭐 한 3:7이나 4:6."

인근의 또 다른 마늘 매장, 이번엔 창고 안으로 들어가 봤습니다.

<녹취> "여기 안에 좀 있어요? 다 중국산밖에 없어요. 국산이 하나도 없거든요. (여기 쌓여있는 거 다 중국이에요?) 다 중국입니다."

하지만 매장에 비치된 소형포장지는 국내산뿐, 중국산 포대를 조금씩 소분포장하는 이른바 포대갈이 수법입니다.

<녹취> "(중국이잖아, 사장님.) 이거 어머니가 담아놓으셔가지고...(이거 중국이잖아. 뭘 엄마가 해요. 자꾸 엄마 얘기하셔.)"

단속결과 한 달 전 원산지 표시 위반으로 적발된 마늘 매장 네 곳 중 세 곳이 또다시 포대갈이를 해온 걸로 드러났습니다.

깐마늘은 육안으론 국내산과 중국산의 구별이 어렵고 중국산의 가격이 더 저렴해 이런 원산지 표시 위반이 기승을 부리는 겁니다.

<인터뷰> 김철호(수사관/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 서울사무소) : "더 낮은 가격으로 외국산을 구입해서 국내산 가격으로 판매하시니까 소비자 입장에서도 손해시고 같이 정직하게 유통하시는 분한테도 손해시고요."

이런 불법행위에 국내 농가는 직격탄을 맞았습니다.

한해 농사를 마무리 짓는 마늘 수확기를 맞았지만 농민들의 표정은 밝지 않습니다.

중국산 마늘 때문에 올해 가격 폭락 조짐을 보이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맘때 마무리됐어야 할 밭떼기 거래도 잘 이뤄지지 않고 가격도 지난해보다 30% 넘게 떨어졌습니다.

<인터뷰> 노무석(마늘 재배 농민) : "내년 농사도 또 지어야 되고 (한데) 너무 안 남는 거래가 되다 보니까 농민들이 실제 어렵습니다."

해마다 적발되는 원산지표시 위반은 4천 여건, 정부는 재범 시 최소 1년 징역이나 500만 원 이상 벌금형에 처하는 재범자 형량 하한제까지 도입하기로 했습니다.

현장추적, 강나루입니다.

강나루기자 (naru@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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