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야수→외야수 '신의 한 수'가 된 이정후 사용법

김지섭 입력 2017. 5. 29. 1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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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의 손자' 이정후(19ㆍ넥센)의 스타성은 어디까지 빛날까.

이처럼 이정후가 1군에서 빨리 주축 선수로 성장할 수 있었던 데는 넥센의 '이정후 사용법'이 적중했기 때문이다.

넥센은 서건창과 김하성 등 내야 자원이 풍부해 이정후가 내야수로 출격할 일이 없었다.

NC 외야수 나성범(28)은 연세대 시절 투수로 활약하다가 2012년 프로 입단 후 김경문 감독의 권유로 방망이를 잡고 KBO리그를 대표하는 타자로 우뚝 선 경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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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야수에서 외야수로 포지션 변경 후 성공적으로 1군에서 자리잡은 이정후. 넥센 제공

‘바람의 손자’ 이정후(19ㆍ넥센)의 스타성은 어디까지 빛날까. 고졸 신인 타자가 프로 첫해 1군 엔트리에 이름을 올리고 있고, 그것도 주전으로 뛰며 규정 타석을 채운 것은 이례적이다. 김경문 NC 감독은 “아직도 3할 타율을 유지하고 있느냐”라며 “타격 센스가 고졸 선수 그 이상”이라고 칭찬했다.

2017 1차 지명으로 넥센 유니폼을 입은 이정후는 29일 현재 49경기에서 타율 0.343(172타수 59안타) 2홈런 19타점 38득점 3도루를 기록 중이다. 공격 지표에서 타율 8위, 득점 3위로 상위권에 자리잡고 있다. 4월말 상대 투수들의 변화구 공략에 애를 먹으면서 타율이 2할8푼대까지 떨어졌지만 5월 한 달간 타율 0.392(74타수 29안타)로 극복했다.

지금 페이스를 유지한다면 신인왕을 넘어 역대 첫 고졸 신인 규정타석 3할 타율을 달성하는 이정표를 세운다. 신인 3할은 대졸 선수를 포함해도 12명만 달성한 기록이다. 1998년 강동우(삼성)가 0.300으로 달성한 뒤 19년째 맥이 끊겼다. 아버지 이종범 MBC SPORTS+ 해설위원도 이루지 못했다. 이종범은 데뷔 시즌이었던 1993년 해태에서 타율 0.280을 기록했다.

이처럼 이정후가 1군에서 빨리 주축 선수로 성장할 수 있었던 데는 넥센의 ‘이정후 사용법’이 적중했기 때문이다. 이정후는 휘문고 시절 주전 유격수로 뛰었고, 올해 KBO 선수 명단에도 내야수로 등록했다. 하지만 장정석 감독은 시즌 전부터 이정후를 내야수가 아닌 외야수로 못 박았다. 타격 재능만큼은 인정받았으나 수비에 대한 트라우마를 갖고 있는 것을 알고 변화를 줬다. 이정후는 지난해 봉황대기 군산상고와 결승에서 여러 차례 실책을 하는 등 불안한 유격수 수비를 했다. 또 송구에도 부담을 안고 있었다.

넥센은 서건창과 김하성 등 내야 자원이 풍부해 이정후가 내야수로 출격할 일이 없었다. 이정후는 187타석 중 좌익수로 31타석, 중견수 107타석, 우익수 44타석, 대타 5타석을 소화했다. 이정후는 “고교 시절과 청소년 대표팀에서 외야수로 뛴 경험이 있어 어렵지는 않다”고 말했다.

유격수에서 2루수로 이동한 김성현. SK 제공

이밖에 SK 김성현(30)도 포지션 변경의 성공 사례다. 2014년 주전 유격수로 도약한 김성현은 이듬해 실책 23개로 ‘실책왕’ 불명예를 썼다. 이에 당시 김용희 SK 감독은 2016년 김성현을 수비 부담이 덜한 2루수로 돌렸고, 그 해 실책은 16개로 줄었다. 타격도 2006년 데뷔 후 처음으로 3할 타율을 찍는 등 야구 인생의 전환점을 마련했다. 메이저리그 밀워키에서 활약 중인 에릭 테임즈(31)는 2014년 NC에 입단할 때 기존 외야수로 뛰다가 붙박이 1루수로 뛰며 KBO리그를 장악했고, 올해 메이저리그 재입성에 성공했다.

NC 외야수 나성범(28)은 연세대 시절 투수로 활약하다가 2012년 프로 입단 후 김경문 감독의 권유로 방망이를 잡고 KBO리그를 대표하는 타자로 우뚝 선 경우다. 나성범은 올해 4년 연속 3할 타율-20홈런-100타점을 향해 순항하고 있다.

반대로 야수에서 투수로 ‘대박’을 친 대표적인 선수는 kt 마무리 김재윤(27)이다. 휘문고 졸업 후 2009년 포수로 미국 애리조나와 계약했던 김재윤은 마이너리그에서 전전긍긍하다가 2015년 kt에 입단했고, 포수에서 투수로 전향했다. 묵직한 직구를 앞세운 김재윤은 이번 시즌 17경기에서 1승 11세이브 평균자책점 ‘제로(0)’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김지섭기자 oni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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