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인사난항'에 빠진 靑, '레드팀' 조기 구성 검토

강태화 2017. 5. 29. 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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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 인사난항 대응책으로 '레드팀' 도입 검토
'자의적 인선 기준' 설정에 대한 반성 차원
박근혜정부도 '거위털' 논란 이후 레드팀 구성

집권 초기 빚어진 ‘인사 난항’ 논란에 대한 대응 방안으로 청와대가 ‘레드팀’의 조기 구성을 검토하고 있다고 청와대 고위 관계자가 29일 밝혔다.

이 관계자는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인선 과정의 허점을 보완하는 차원에서 레드팀을 구성해야 한다는 안을 충분히 참고하고 있다”며 “구성 시점과 방법을 논의중”이라고 말했다.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이 26일 인사원칙에 관해 입장 발표를 하고 있다.김성룡 기자
레드팀(Red Team)은 원래 군사용어다.

군대 훈련 과정에서 아군인 블루팀(Blue Team)의 약점을 파악하기 위해 편성된 가상의 적군(敵軍)이 레드팀을 일컫는다. 공공기관이나 기업도 의사결정 결과를 제3자 또는 비판자의 시각에서 평가하는 역할을 레드팀에 맡기곤 한다.

새정부 출범 직후부터 레드팀 조기 도입이 검토되는 이유는 "문제가 된 인선 과정에서 청와대만의 판단과 기준만 작동했다"는 반성 때문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번 인사 논란의 핵심은 청와대가 자의적으로 ‘이 정도는 괜찮을 것’이라고 판단한 오류 때문”이라며 “특히 일부 위장전입에 대해 스스로 낮은 잣대를 들이댔다가 논란을 자초했다”고 말했다.

24일 인사청문특별위원회에서 이낙연 후보자가 질의를 듣고 있다. 오종택 기자
실제로 이낙연 국무총리 후보자와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등의 위장전입 사실이 드러난 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이 후보자에 대해선 “후보자와 청와대가 모두 인지하지 못했다”며 부실검증을 인정했다.

그러나 김 후보자에 대해선 “비난받을 성격의 문제가 아니라고 봤다”며 인사 과정에서 자의적 판단이 있었음을 시인했다.

특히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이 했던 “빵 한 조각, 닭 한 마리 얽힌 사연이 다 다르다"는 발언도 ‘고무줄 잣대’라는 비판 여론에 시달리며 논란을 더 키웠다.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청와대사진기자단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청와대의 판단에 대한 문제점이 제기된데다 인선 발표과정에서 위장전입 등의 사실을 선제적으로 공개했던 강경화 외교부 장관 후보자마저 거짓말 의혹이 추가로 불거지며 상당히 엄중한 상황이 됐다”며 레드팀 도입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또 “인사 관련 현안에 신속히 대응하려면 레드팀을 장기과제 마련을 위한 국정기획자문위원회에 맡기는 방식으론 시간이 걸린다”며 “레드팀은 청와대가 직접 운영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레드팀 발족의 필요성은 더불어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산하 ‘국민의나라위원회’(위원장 박병석)와 당 싱크탱크인 민주연구원이 작성한 보고서 '신정부의 국정 환경과 국정 운영 방향'에서도 제기됐다.

보고서는 “위기상황을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레드팀을 활용해 상시적으로 외부의 시각과 비판을 전달하는 전담부서를 신설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특히 초기 인사와 관련해 “집권 초기 인사실패는 국정동력을 무너뜨리는 최대의 실책”이라며 “박근혜 정부도 초기 인사 실패로 상처를 입고 임기 대부분을 야당 및 국민과의 갈등으로 시종하다 탄핵으로 붕괴됐다”고 지적했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 후보자가 29일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고 있다. 김경록 기자
레드팀 시스템의 도입은 사실 박근혜 정부때도 있었다.

당시 조원동 청와대 경제수석은 정부의 조세개편안에 대한 반발이 이어지자 “세법 개정의 정신은 거위가 고통을 느끼지 않도록 깃털을 쌀짝 빼내는 식으로 세금을 더 거두는 것”이라고 말했다가 이른바 ‘거위털 논란’에 휘말렸다.

비난 여론이 지속되자 기획재정부 세제실은 결국 2015년 10월 ‘세제실이 집단사고의 함정에 빠졌다’는 자성론을 펴며 레드팀 시스템을 도입했다. 강태화 기자 thk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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