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곧 인사나는데 2주동안 어떻게 완벽한 정책보고를.."

정진우 기자 2017. 5. 29.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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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당선된 지난 10일.

각 부처는 나름의 전략을 세워 업무보고 자료를 만들었지만 국정기획위 위원들의 마음을 사진 못했다.

6개 분과 총 34명의 위원들은 하루 2시간정도 진행된 각 부처 업무보고가 끝날때마다 "부처들이 맥을 잘 못 짚은 것 같다"고 지적했다.

국정위는 지난 26일 국민안전처 보고 내용이 유출되자 업무보고를 무기한 연기했는데 안전처 보고안엔 조직 늘리기 등 부처에 유리한 내용만 들어있었다는 후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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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각 부처 어수선한 상황에서 업무보고..김진표 국정기획위원장 "공약 이해도 떨어져"

[머니투데이 정진우 기자] [[the300]각 부처 어수선한 상황에서 업무보고...김진표 국정기획위원장 "공약 이해도 떨어져"]

김진표 국정기획자문위원회 위원장이 29일 오전 서울 통의동 금융감독연수원 국정기획자문위원회에서 열린 2차 전체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17.5.29/뉴스1 <저작권자 &copy;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문재인 대통령이 당선된 지난 10일. 기획재정부 등 각 부처는 바쁘게 움직였다. 새 정부 출범 후 곧바로 보고할 내용을 개략적으로 정리하고 있었는데, 실전 보고용으로 마무리해야했기 때문이다. 그동안 준비는 쉬웠다. 문 대통령이 여론조사에서 항상 1위를 달린 덕분이다. '나라를 나라답게- 더불어민주당 정책공약집'이란 참고서가 큰 도움이 됐다. 각 부처 기획조정실장 등은 387페이지 짜리 이 책을 옆에 끼고 201개 공약을 분석하고 또 공부했다.

하지만 막상 문 대통령이 당선되자 고민이 생겼다. 어떤 공약에 방점을 찍어야할지 확실치 않아서다. 곧 새로운 장관이 오고 국정과제가 다시 짜여질 텐데 섣부른 판단은 부담이었다. 한 부처는 A안, B안 등 버전을 여러 개 만들어 대비했다. 또 다른 부처는 정부조직개편에 대응한 논리를 담기에 충실했다. 그렇게 부처마다 갈팡질팡 하면서 2주일을 보냈다.

24일 시작된 국정기획자문위원회(국정기획위) 업무보고에서 사달이 났다. 각 부처는 나름의 전략을 세워 업무보고 자료를 만들었지만 국정기획위 위원들의 마음을 사진 못했다. 6개 분과 총 34명의 위원들은 하루 2시간정도 진행된 각 부처 업무보고가 끝날때마다 "부처들이 맥을 잘 못 짚은 것 같다"고 지적했다. 업무보고 내용이 형식적이고, 새 정부의 방향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김연명 사회분과위원장은 환경부 업무보고에서 "가습기 살균제, 미세먼지 문제 등에서 환경부가 제대로 책임을 다하지 못했다"고 지적했고, 이수훈 외교안보분과위원장은 "한때 존폐의 문제가 들 정도로 통일부가 어려운 상황"이라고 쓴소리를 했다.

위원들의 이런 불만은 계속 쌓였다. 결국 김진표 국정기획위원장이 29일 전체회의에서 폭발했다. 김 위원장은 "부처들이 공약을 베껴서 가져오는 등 표지갈이만 했고, 진정성이 없다"고 작심 발언을 했다. 그는 특히 "(관료들은) 새 정부 국정 운영 기조인 좋은 일자리 창출을 통한 성장·고용·분배의 골든 트라이앵글(황금 삼각형) 추진 방침도 이해도가 자문위원들보다 낮은 것 같다"고 비판했다.

국정기획위 고위관계자는 "부처들이 내놓은 업무보고를 보면 모두 자기네 부처들에게 이득이 되는 내용만 들어있다"며 "새 정부 출범에 맞춰 새롭게 추진해야할 사업이나 아이템은 보이지 않고 부처 몸집키우기나 부처의 힘을 존속하는 방안이 많았다"고 강조했다. 국정위는 지난 26일 국민안전처 보고 내용이 유출되자 업무보고를 무기한 연기했는데 안전처 보고안엔 조직 늘리기 등 부처에 유리한 내용만 들어있었다는 후문이다.

부처 공무원들도 할 말은 있다. 공약집을 토대로 수준 높은 정책을 그렇게 빨리 만들 수 있었다면 왜 일을 안 했겠냐는 항변이다. 정책엔 이해관계자들이 많고, 법개정 사항의 경우 국회를 설득해야하기 때문에 디테일하게 접근하는 것 자체가 물리적으로 힘들다는 얘기다.

또 새로운 장차관 이후를 준비한다는 포석도 있다. 일단 국정기획위 분위기를 보고 나중에 제대로 된 업무보고서를 만드는 게 효율적이란 입장도 있다. 실제 작업을 진행한 1급들도 계속 자리에 있을지 불안한 것도 한 요인이다.

경제부처 고위관계자는 "의사결정을 해줄 장차관이 곧 바뀔 상황인데, 2주일동안 모두를 만족시키는 정책을 만들거나 방안을 내놓는 건 불가능하다"면서도 "공약집을 토대로 고민을 많이 하고 있으니 부처 합동 토론회때에는 보다 피부에 와닿는 얘기들이 많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정진우 기자 econpho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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