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쌕쌕이들의 IT 아이템 '엄지장갑'

김효경 2017. 5. 29. 1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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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가락 부상 방지 위해 손가락 붙은 형태
[포토]KIA 버나디나 , 주루장갑이 벙어리
올시즌 그라운드에서 '도루나 주루 플레이를 좀 한다'는 주자들의 손을 유심히 보면 특이한 걸 볼 수 있다. 일반적인 주루 글러브와 달리 다섯 손가락이 모이는 엄지 장갑이다. 엄지를 제외한 나머지 손가락이 붙어있는 형태도 있다. 그라운드에서 때아닌 엄지 장갑 열풍이 부는 이유는 무엇일까.

엄지 장갑을 국내에서 가장 먼저 사용한 팀은 삼성이다. 2014년 넥센과 한국시리즈에서 박해민이 왼손 약지를 다친 뒤 처음으로 썼다. 당시 사용한 건 야구경기용으로 제작된 장비가 아니라 마트에서 팔던 장갑이었다. 김평호 코치(현 NC)가 부상을 입은 박해민을 위해 사다준 것이었다.

삼성 선수단은 2016년부터는 메이저리그 선수들이 쓰는 제품을 공수해왔다. 당시 매니저였던 운영팀 김용성 대리가 직접 주문했는데 가격은 1세트 10만원대 초반이다. 손가락 부분이 두툼해 꺾이는 것을 방지한다. 미국에선 브렛 가드너(뉴욕 양키스)를 시작으로 엄지 장갑을 쓰는 선수들이 늘어났다. 롯데에서 뛰었던 아두치(디트로이트)도 롯데 시절 사용했고, KIA 외국인타자 버나디나도 빨간색 제품을 쓰고 있다.

삼성은 손바닥 위아래에 있는 플라스틱 패널이 오히려 부상을 입힐 수 있다고 판단해 제거하고 쓰고 있다. 지금도 주루플레이 때 양손에 엄지 장갑을 끼는 박해민은 "베이스를 터치할 때 부담이 덜하다. 과감한 슬라이딩을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LG 톱타자 김용의도 지난해 팀컬러에 맞춘 검은색 엄지장갑을 사용했다.

넥센 서건창이 사용하는 주루용 글러브
올 시즌에는 더 늘어났다. 최연소 통산 500도루에 도전하고 있는 kt 이대형은 "일반 주루장갑과 비교해 전혀 불편하지 않다. 한 번 써보니 나쁘지 않아 계속 쓰고 있다. 다치지 않는 게 최고 아닌가"라고 말했다. 국내 용품업체로부터 후원을 받아 쓰기 시작한 서건창은 "착용감이 전혀 나쁘지 않다. 부상을 막는 게 우선이라 자연스럽게 쓰게 됐다. 팀에서도 쓰는 선수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엄지장갑이 야구 규칙에 저촉되는 것은 아닐까. 공식 야구 규칙에선 유니폼과 배트, 글러브, 미트 등에 길이나 색상 등의 제한을 두고 있다. 그러나 주루장갑에 대해선 어떠한 규제도 하지 않는다.

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기자 주 - 박해민과 버나디나 선수가 사용하는 장갑은 과거 '벙어리장갑'이라고 부르던 것입니다. 장애인 비하적 표현인 '벙어리 장갑' 대신 '엄지 장갑'이라는 표현을 사용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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