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드만삭스, 마두로 독재 돕다니"..베네수엘라 채권 투자 구설수

김신회 기자 2017. 5. 29. 1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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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투자은행 골드만삭스가 베네수엘라 국영 석유회사 PDVSA가 발행한 채권 28억달러(약 3조1354억원)어치를 이 나라 중앙은행으로부터 사들였다.

골드만삭스의 이번 투자는 경제난과 반정부 시위 속에 돈줄이 마른 니콜라스 마두로 정권에 생명줄을 던져준 셈으로 마두로 반대파의 빈축을 샀다.

베네수엘라 야권은 자금난에 시달리는 마두로 정권에 도움이 되는 서방 금융회사들의 투자를 막기 위해 강력한 로비를 펼쳐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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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영 석유회사 PDVSA 채권 중앙은행에서 매입..야권 "골드만 명성에 오점"

[머니투데이 김신회 기자] [국영 석유회사 PDVSA 채권 중앙은행에서 매입…야권 "골드만 명성에 오점"]

베네수엘라 반정부 시위대가 27일(현지시간) 수도 카라카스의 '프란시스코 파하르도' 도로에서 시위를 벌이고 있다./AFPBBNews=뉴스1

미국 투자은행 골드만삭스가 베네수엘라 국영 석유회사 PDVSA가 발행한 채권 28억달러(약 3조1354억원)어치를 이 나라 중앙은행으로부터 사들였다.

골드만삭스의 이번 투자는 경제난과 반정부 시위 속에 돈줄이 마른 니콜라스 마두로 정권에 생명줄을 던져준 셈으로 마두로 반대파의 빈축을 샀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8일(현지시간)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골드만삭스가 지난주 PDVSA가 2014년에 발행한 채권(만기 2022년) 28억달러어치를 액면가 1달러당 31센트, 총 8억6500만달러에 매입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시장에서 거래되고 있는 만기가 같은 베네수엘라 국채보다 31% 저렴한 가격이다.

그럼에도 이번 투자는 마두로 대통령에겐 가뭄에 단비 같은 것이다. 베네수엘라 야권은 자금난에 시달리는 마두로 정권에 도움이 되는 서방 금융회사들의 투자를 막기 위해 강력한 로비를 펼쳐왔다.

식량 및 의약품 부족이 한창인 가운데 지속되고 있는 마두로 정권의 독재로 베네수엘라에서는 최근 2개월간 반정부 시위가 이어졌다. 이 과정에서 최소 60명이 숨진 것으로 알려졌다.

베네수엘라 경제는 2013년 이후 27% 위축됐고 올해 물가상승률은 720%에 달할 전망이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마두로 정권을 지지한다고 밝힌 베네수엘라인은 5명 가운데 1명에 불과하다.

소식통들에 따르면 골드만삭스는 최근 베네수엘라 자산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있다. 정권 교체가 이뤄지면 이 나라 국채 가격이 2배 이상 뛸 것이라는 전망에서다. 베네수엘라 국채는 매우 큰 폭의 할인을 거쳐 거래되는데 만성적인 디폴트(채무불이행) 공포로 5년 만기 국채 수익률(금리)이 30%에 이른다.

야권 인사로 베네수엘라 의회 재무위원회 소속 변호사인 앙헬 알바라도는 "골드만삭스가 이번 거래로 역사에서 잘못된 편에 섰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번 거래는 윤리는 물론 사업적인 차원에서도 잘못된 결정이라며 골드만삭스가 명성에 심각한 오점을 남겼다고 덧붙였다.

알바라도는 야권이 집권하면 골드만삭스와는 일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런 분위기에도 불구하고 베네수엘라 국채는 주요 채권펀드에서 상당한 비중을 차지한다. 위험이 큰 만큼 기대할 수 있는 수익률이 높고 마두로 정부가 식료품 수입에는 애를 먹으면서도 부채는 성실하게 상환하고 있기 때문이다.

베네수엘라 정부는 연내에 46억달러를 갚아야 하는데 이를 위해 여러 임시조치를 취했다. 지난해 말 러시아 국영 석유회사 로즈네프트에서 돈을 빌리면서 PDVSA의 소유인 미국 석유회사 시트고(Citgo)의 지분 49.9%를 담보로 잡은 게 대표적이다.

김신회 기자 raskol@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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