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의 낙원, 두바이 사막 사파리

트래비 2017. 5. 29. 0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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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가 구름에 가렸다.

두바이에서는 꼭 한 번 사막을 만나야 한다.

사막 위에서 펼쳐지는 열기구 투어다.

반수면 상태로 일어나 한 시간을 달려 사막에 도달했는데 그대로 돌아가야 할 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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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막 사파리 투어 중 낙타를 타고 이동하는 유목민을 만났다

●Desert Safari 사막 사파리
누군가의 낙원, 사막

해가 구름에 가렸다. 동그랗게 떠오르는 해를 보고 싶었건만 아쉽다. 구름은 바람까지 데려오는 만행을 저질렀다. 

사막에 무리를 지어 살고 있는 오릭스. 힘겨루기에서 진 가장 약한 것은 무리에 속할 수 없다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것이 인생이라더니 그 말이 딱 들어맞았다. 두바이에서는 꼭 한 번 사막을 만나야 한다. 그래야 지금 세워진 눈부신 도시가 감동으로 밀려온다. 그날은 태양과 함께 가볍게 둥실 떠오르고 싶었다. 미풍이 만든 모래 능선 위로 이제 막 떠오르는 태양과 마주할 수 있는 건 오직 우리뿐인 시간. 사막 위에서 펼쳐지는 열기구 투어다.

열기구를 하늘에 띄우기 위해서는 바람의 허락이 필요하다. 바람이 강하게 불면 추락의 위험이 있기 때문에 그날그날 풍량에 투어의 성공 여부가 달렸다. 결국 열기구 투어는 실패로 돌아갔다. 30분을 멍하니 서 있었지만 바람은 사그라들 기미를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새벽 3시30분. 반수면 상태로 일어나 한 시간을 달려 사막에 도달했는데 그대로 돌아가야 할 판이었다. 자연은 아무리 떼를 쓰고 졸라도 단호하기만 했다. 

그래도 일득일실이라고 했던가. 투어 가이드는 열기구를 탈 수는 없지만 원한다면 사막 사파리는 가능하다고 했다. 고대 유목민들의 야영지를 그대로 재현한 캠프에서 아침 식사를 차려 먹고 클래식한 오픈카를 타고 모래 언덕을 달리는 일. 이 또한 놓칠 수 없는 낭만이다. 투어 가이드는 이정표도 없는 사막에서 능숙하게 차를 돌린다. 

웰컴 커피의 향이 남다르다. 현지인 집에 초대받으면 아라빅 전통 커피와 대추야자를 대접받기 마련이란다. 그러니 정성껏 준비한 커피 한 잔은 아주 소량이니 커피를 싫어하더라도 남기지 않고 마시는 것이 미덕. 커피향은 매우 독특하고 씁쓸한데 쫀득하고 달콤한 대추야자와 함께 100점짜리 궁합을 자랑한다. 

기별 없이 찾았는데도 아침 식사가 한 상 거하게 차려졌다. 황량한 사막 한가운데에서 각종 빵부터 달걀 요리며 치즈, 과일과 신선한 주스까지 배불리 먹고 나니 사막의 인심 한 번 후하다 싶다. 

이제는 힘껏 달릴 차례다. 빨간색 오픈카는 모래가 만든 물결을 따라 출렁거렸다. 곱디 고운 모래 때문에 자꾸만 눈을 감게 된다. 그렇게 몇십분을 내달렸을까. 차가 멈춰 선 곳은 그래, 어느 사막 한가운데쯤인 듯했다. 모래 바다는 하염없이 펼쳐졌다.

그 메마른 땅에 생명력이라고는 몇 마리의 마운틴 가젤과 아라빅 오릭스, 낙타가 가끔 눈에 띄는 정도다. 통통하게 물을 저장해 놓은 다육식물도 이따금 보인다. 저 멀리 무리에서 떨어져 나온 오릭스 한 마리가 처량하게 서 있다. 힘겨루기에서 밀려나 무리에 속하지 못했다고 했다. 암컷 주위를 춤추며 맴도는 수컷 오릭스도 있다.

사막에서는 유난히 눈을 부릅뜨고 동식물을 찾게 된다. 경이롭기 때문이다. 이토록 척박한 땅에서도 저마다의 생존법으로 살아가고 있는 생명 아닌가. 물 한 방울이 아쉬운 곳이지만 그들에게는 낙원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니 더 이상 모든 것이 궁하지 않게 느껴졌다. 

사막 사파리 투어를 하게 되면 캠프에서의 식사를 경험할 수 있다. 주로 저녁에 공연과 함께 식사를 하는 나이트 사파리 투어가 인기지만 이번 취재는 아침에 진행됐다  
고대 유목민들의 야영지를 그대로 재현한 캠프. 사막에는 여러 캠프장이 있는데 운영하는 업체마다 인테리어 등의 수준이 조금씩 다르다
사파리 투어를 위해 탑승했던 올드 카
아랍에서는 손님이 오면 대추야자와 함께 아라비안 커피를 대접한다 

글 손고은 기자  사진 Travie photographer 문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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