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좌장' 미국은 없다..메르켈 "美에 의존말자"

윤지원 기자 2017. 5. 29. 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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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연합(EU)의 맏형인 독일의 앙겔라 메르켈 총리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의 두번째 회동 후 "미국에 더 이상 의지할 수 없다"는 평가를 내렸다.

평소 신중한 성격으로 알려진 메르켈 총리의 매우 노골적인 평가와 진단에 유럽과 미국은 물론 전 세계가 놀란 기색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자신의 발언에 대한 후폭풍을 의식한 듯 메르켈 총리는 자주권 강화를 위한 유럽연합(EU)의 행동은 미국·영국 그리고 그 외 주변국과의 우정을 유지하면서 진행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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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무역 등 제반 사안 불협화음 재확인
9월 총선 의식한 발언일 수도
G7 정상회의에서 만난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왼쪽)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FP=뉴스1

(서울=뉴스1) 윤지원 기자 = 유럽연합(EU)의 맏형인 독일의 앙겔라 메르켈 총리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의 두번째 회동 후 "미국에 더 이상 의지할 수 없다"는 평가를 내렸다. 평소 신중한 성격으로 알려진 메르켈 총리의 매우 노골적인 평가와 진단에 유럽과 미국은 물론 전 세계가 놀란 기색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메르켈 총리는 29일(현지시간) 뮌헨 비어홀(beer hall) 총선 유세 현장에서 지난 26~27일 이탈리아 시칠리아에서 진행된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 대한 소감을 밝혔다. 그는 "유럽은 다른 국가에 의지하는 것이 아닌 우리 운명을 우리 손으로 결정해야만 한다"면서 "이것은 지난 며칠간 내가 경험한 것이다"라고 했다.

직접적으로 트럼프 대통령이나 미국 정부를 언급한 것은 아니지만 워싱턴포스트(WP)·뉴욕타임스(NYT) 등은 일제히 "다른 국가란 미국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자신의 발언에 대한 후폭풍을 의식한 듯 메르켈 총리는 자주권 강화를 위한 유럽연합(EU)의 행동은 미국·영국 그리고 그 외 주변국과의 우정을 유지하면서 진행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메르켈 총리의 이 같은 평가는 G7 정상회의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EU간 불협화음을 그대로 반영한 것이다. G7이 채택한 공동성명서에는 트럼프 대통령의 반대로 기후변화협정 이행 관련 내용이 담기지 못했다. EU·캐나다·프랑스·독일·이탈리아·일본·영국은 파리 협정 이행을 재확인했으나, 트럼프 대통령은 다음주에 최종 결정을 내리겠다고 물러섰다.

뿐만 아니라 트럼프 대통령은 G7 정상회의 전 벨기에서 열린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NATO) 정상회의에선 방위비 분담금 문제를 공개 비판했고 이때 메르켈 총리는 연설에서 "우리 나라를 재통합하기 위해 나토가 기여한 부분을 결코 잊지 않겠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비판에 간접적인 역공을 가했다.

미국의 대(對)독일 무역 적자와 관련해서도 잡음이 불거졌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벨기에 브뤼셀에서 가진 장 클로드 융커 EU 집행위원장과 회동에서 "독일 자동차 수백만대가 미국에서 팔리고 있는 걸 봐라. 끔찍하다. 독일은 나쁘다, 매우 나쁘다"며 노골적으로 독일에 대한 불만을 드러냈다.

이날 메르켈 총리가 "미국에 의존하지 않겠다"는 강경한 입장을 내놓은 건 9월 총선을 앞두고 표를 의식한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뮌헨 비어홀의 지지자들은 메르켈의 이번 발언에 1분 가량 박수 갈채를 보냈다고 전해진다.

비어홀 미팅에서 뮌헨 지지자들을 만난 앙겔라 메르켈 총리 © AFP=뉴스1

yj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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