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 날다 건물에 '쾅'..도심 서식 천연기념물들 '수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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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층 아파트에 둥지를 틀거나 도심 주변 숲에서 인간과 '동거'를 택하는 야생 맹금류가 늘면서 건물이나 인공시설물에 부딪혀 목숨을 잃거나 부상하는 사고가 끊이지 않는다.
먹이나 번식활동이 활발해지는 이맘때면 야생동물 응급실이라 불리는 야생동물치료기관에는 각종 충돌 사고로 구조돼 치료받는 황조롱이나 올빼미, 수리부엉이 같은 천연기념물들이 넘쳐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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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충북서 구조된 야생동물 65% 활동 왕성한 5∼7월 집중
(청주=연합뉴스) 김형우 기자 = 고층 아파트에 둥지를 틀거나 도심 주변 숲에서 인간과 '동거'를 택하는 야생 맹금류가 늘면서 건물이나 인공시설물에 부딪혀 목숨을 잃거나 부상하는 사고가 끊이지 않는다.
먹이나 번식활동이 활발해지는 이맘때면 야생동물 응급실이라 불리는 야생동물치료기관에는 각종 충돌 사고로 구조돼 치료받는 황조롱이나 올빼미, 수리부엉이 같은 천연기념물들이 넘쳐난다.
지난 28일 오후 청주시 오창읍에 있는 야생동물 치료와 보호 전문기관인 충북 야생동물센터.
센터 직원들은 천연기념물(324-3호)인 솔부엉이에게 먹이를 먹이느라 정성을 쏟고 있었다.
솔부엉이는 5월 초순 우리나라를 찾아와 9월에 남쪽으로 떠나는 여름 철새다.
눈을 말똥말똥하게 뜬 솔부엉이는 경계심을 풀지 않으면서도 직원들이 먹여주는 먹이를 조심스럽게 받아먹었다.
지난 23일 이곳에 온 솔부엉이는 구조 당시에는 서 있기도 힘든 상태였다. 비행하던 도중 콘크리트 건물을 확인하지 못해 그대로 들이받으면서 머리와 척추신경을 심하게 다쳤다.
집중치료실에서 정성스럽게 돌본 덕분에 지금은 기력을 거의 되찾았다. 센터 외부에 설치된 치료시설에도 솔부엉이와 비슷한 처지의 '환자'들이 넘쳐난다.
천연기념물 324호로 지정된 환경부 멸종위기종 2급 조류인 수리부엉이 2마리 역시 도심에서 생활하다가 뜻밖의 사고를 당했다.
전주영 재활관리사는 "한 마리는 충주의 건물 공사현장 주변에 만든 둥지가 갑작스럽게 파괴되면서 다쳤고 다른 한 마리는 건물에 부딪힌 뒤 떨어져 구조됐다"고 설명했다.
산지 절벽에 주로 번식하는 황조롱이(천연기념물 제323-8호) 새끼들도 최근 부상해 치료받는 일이 잦아졌다.
황조롱이의 경우 대부분은 둥지를 떠나는 이소 과정에서 다치는 경우가 많다.
신정석 한국 멸종위기야생동식물보호협회 증평군지회장은 "아파트 주변에 둥지를 트는 경우가 많은 황조롱이는 한번 추락하면 제자리를 찾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며 "신고 대부분이 아파트 주변에서 들어온다"고 말했다.
현재 야생동물센터에서 치료 중인 황조롱이 새끼만 해도 5마리에 달한다.
봄부터 초여름까지는 천연기념물 뿐만 아니라 야생동물 전체가 수난을 겪는 시기다.
충북야생동물센터에 따르면 지난해 충북에서 구조된 야생동물 712마리 중 65.4%(466마리)가 5∼7월에 집중됐다.
구조 야생동물 중 절반이 넘는 52.9%(377마리)가 주택가나 도로처럼 인공적인 시설물이 많은 곳에서 발견됐다.
김하나 수의사는 "동물의 먹이활동이나 번식활동이 왕성한 5월부터 3∼4개월동안 도로나 건물에서 다친 야생동물이 구조돼 야생동물센터에서 지낸다"며 "멸종위기 종인 어린 삵도 구조돼 치료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주인이 챙겨주는 반려동물과 달리 다치거나 몸이 아파도 발견되지 못하면 제대로 된 치료를 받지 못하고 목숨을 잃는 경우가 많은 것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vodcast@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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