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인터뷰]차붐, "U-20 대표팀 걱정마라, 우리에겐 골 넣는 스타가 있잖아"
"U-20 대표팀 선수들이 의기소침할 필요 없다. 걱정할 필요도 없다."
한국 축구 전설 '차붐' 차범근(64·U-20 월드컵 조직위원회 부위원장)의 확신에 찬 목소리다.
신태용(47) 감독이 이끄는 U-20 대표팀이 첫 번째 시련을 겪었다. 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 코리아 2017 A조 1차전 기니를 3-0으로 완파, 2차전에서 아르헨티나를 2-1로 잡았다.
최고의 상승세와 분위기를 탄 한국은 3차전에서 발목이 잡혔다. 지난 26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펼쳐진 잉글랜드와 3차전에서 0-1로 패배했다. 조 1위 16강 진출을 노렸던 한국은 승점 6점으로 승점 7점의 잉글랜드에 밀려 조 2위로 떨어졌다.
2차전까지 신태용팀에 열광하던 축구 팬들의 한결같던 분위기도 살짝 가라앉았다. 여전히 지지하는 팬들이 있는 반면 일부 팬들은 거침없이 비난을 퍼부었다. 16강에 올라갔지만 더 높이 비상할 수 있는 경쟁력이 없다고 '평가절하'하는 이들까지 등장했다.
그러나 차붐의 생각은 이미 확고하다. 잉글랜드전이 끝난 뒤 일간스포츠는 차붐과 단독으로 인터뷰를 했다.
그는 "잉글랜드에 져서 아쉽기는 하다. 하지만 우리 선수들은 이미 16강 진출을 확정지었다"며 "몇몇 선수들을 쉬게 해 주면서 베스트 전력을 가동하지도 않았다. 다음 경기 준비를 위해 잘 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국의 16강 상대는 C조 2위로 올라온 포르투갈이다. 30일 천안종합운동장에서 8강을 놓고 한 판 대결을 치른다.
차붐은 상대가 누구인지는 중요하지 않다고 했다.
"우리에겐 골을 넣을 수 있는 스타가 있다. 한국의 강점만 보여주면 어떤 상대에게도 승리할 수 있다."
차붐이 힘주어 말했다.
차붐이 언급한 '골을 넣을 수 있는 스타'는 짐작한 대로다. '바르셀로나 듀오' 백승호(20)와 이승우(19)다.
"그라운드에서 미쳐라!"
이번 대회를 앞두고 차붐은 두 선수에게 이렇게 주문했다.
대 전설의 요청에 백승호와 이승우는 경기력으로 화답했다. 두 선수 모두 선발로 나섰던 1차전 기니, 2차전 아르헨티나전에 연속 골을 넣었다. 이승우는 폭발적인 드리블 돌파와 절정의 골 감각으로 상대를 침몰시켰다. 백승호는 카리스마와 안정감을 뽐내며 팀 중심을 잡았다. 선발에서 제외된 3차전 잉글랜드전은 잠시 쉬어가는 타임이었다.
차붐은 "잉글랜드전에서 중요한 선수를 쉬게 해줬다. 16강전에서 대표팀에 더 큰 힘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대표팀에는 바르셀로나 듀오만 있는 것이 아니다. 차붐은 다른 선수들에 대한 기대감도 숨기지 않았다. 그는 "대표팀에는 유기적인 플레이를 잘 할 수 있는 많은 선수들이 포진해 있다. 이것이 한국 대표팀의 가장 큰 강점이다"고 강조했다.
잉글랜드전에서 비주전 선수들에게 기회를 준 것 역시 16강전을 위해 좋은 과정이라고 했다. 토너먼트는 지면 끝이다. 또 어떤 일이 벌어질지도 모른다. 변수에 대처하기 위해 비주전 선수들을 활용해야 할 때가 올 수 있다.
많은 이들이 비판을 한 잉글랜드전에서 차붐은 오히려 희망을 봤다.
베스트 전력이 나서지 않은 상황에서도 '우승후보' 잉글랜드를 상대로 경쟁력을 보였다는 것이다.
그는 "몇몇 선수가 빠졌지만 강호 잉글랜드를 상대로 우리 선수들이 열심히 잘 했다. 잉글랜드와 비교한다면 16강에서 어떤 상대가 나와도 충분히 해볼 만하다"며 "포르투갈도 그렇게 어려운 상대라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차붐은 마지막으로 홈 팬들의 기운을 마음껏 누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2만5814명을 수용할 수 있는 천안종합운동장은 이미 매진됐다. 축구 팬들도 준비를 마쳤다.
그는 "지금까지 한 대로 준비를 잘 하면 승리할 수 있다. 게다가 장소는 한국의 홈이다. 천안에서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다"고 후배들을 응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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