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부에서 보는 한화 감독자리 '정치력'이 관건?

장강훈 입력 2017. 5. 29. 0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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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담스러워서 지휘봉 잡을 수 있을까?"

감독대행 체제로 접어든 한화 차기 사령탑을 바라보는 외부인들의 냉정한 시각이다.

하지만 김성근 전 감독이 퇴진하는 과정에 불거진 구단의 '강력한 의지'를 종합하면 한화와 전혀 관련없는 인사가 지휘봉을 잡는게 부담스러울 수 있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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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이글스 선수들이 25일 대전 한화 생명 이글스 파크에서 진행된 KIA 타이거즈와의 경기에서 4-6으로 패해 7연패한 뒤 씁쓸한 표정으로 홈팬들에게 인사한 뒤 퇴장하고 있다. 김도훈기자 dica@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장강훈기자] “부담스러워서 지휘봉 잡을 수 있을까?”

감독대행 체제로 접어든 한화 차기 사령탑을 바라보는 외부인들의 냉정한 시각이다. 이미 몇몇 외부인사들의 실명이 풍문으로 떠돌아 다니기 시작했고, 5~6년 전부터 차기 대권 주자로 떠올랐던 이른바 ‘레전드 그룹’의 이름도 하마평에 오르고 있다. 하지만 김성근 전 감독이 퇴진하는 과정에 불거진 구단의 ‘강력한 의지’를 종합하면 한화와 전혀 관련없는 인사가 지휘봉을 잡는게 부담스러울 수 있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야구인들은 “구단이 감독의 역할을 1군 운용에 제한했는데 이에 대한 명확한 가이드라인이 없는 상태다. 김 감독과 박종훈 단장을 대표로 하는 구단이 부딪힌 직접적인 원인도 따지고 보면 이 부분이다. 야구계에서 가장 큰 어른 중 한 분인 김 전 감독도 어쩌지 못한 구단의 ‘뉴챌린지’에 도전장을 내밀 사람이 쉽게 나타나겠는가”라고 입을 모았다.

외부에서 감독을 영입한다면 선수단 운용에 관한 명확한 가이드라인이 먼저 수립돼야 한다는 의미다. 구단의 지향점이 육성에 있다면 과감하고 파격적인 리빌딩으로 4~5년 이상 중장기 전략을 갖고 팀을 새로 만들 인물에게 전권을 실어줘야 한다는 게 야구인들의 중론이다. 한화 사정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냉정히 말해 한화의 젊은 선수들 중에는 1군에 바로 쓸 수 있는 자원이 없다고 봐야 한다. 육성도 가능성이 있는 선수들이 있어야 할 수 있다. 당장 올해부터 정리할 선수들은 정리하고, 책임있는 스카우트로 미래 기반을 다져야 한다. 현재 선수층을 고려하면 최소 4년 이상 걸릴 대장정인데 구단의 명확한 그림과 내부사정을 모르는 인사가 이를 추진해 나가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한화 이글스 박종훈(왼쪽) 단장과 김신연(오른쪽) 사장, 박정규 사업총괄본부장 등이 24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의 클럽 하우스를 찾은 김성근 전 감독과의 만남을 준비하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김도훈기자 dica@sportsseoul.com
구단이 지난해 11월 발표한 ‘뉴챌린지’의 구체적인 시행방안도 마련되지 않은 상황이다. 구단과 함께 ‘뉴챌린지’를 시도할 사령탑이 필요하다. 1군뿐만 아니라 2군과 육성군 선수들의 면면을 꿰고 있는 인물이 지휘봉을 잡아야 지난 10년 간 반복된 시행착오를 막을 수 있다는 의미다. 문제는 내부인사 중 이른바 ‘감독감’이 있느냐의 문제다. 한 야구인은 “한화는 예전부터 파벌싸움이 심하기로 유명했다. 구단은 구단대로, 현장은 현장대로 실권을 쥐기 위한 암투가 말도 못하게 많았다. 그룹이 김응룡, 김성근 감독을 선택한 배경에 이런 점도 고려가 됐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정치권의 공천 줄서기 같은 행태가 야구인들 사이에서도 공공연하게 일어나고 있다. 특히 한화처럼 그룹의 의중이 감독 인선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는 구조에서는 ‘정치력’이 좋은 인사가 선임되는 경우도 있다. 이런 부분을 걸러내고 오직 ‘이글스의 재건’만 생각하는 순수한 사람이 있다면 믿고 맡겨도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구단의 숙제는 ‘야구에 대한 순수한 열정’으로 편향되지 않은 시각을 가진 지도자 후보를 추려내는 일이다. 벌써 몇몇 야구인들이 지휘봉을 잡기 위해 그룹과 구단 고위층에 줄을 대고 있다는 풍문이 돌고 있다. 한화는 창단 32년 동안 프랜차이즈는 고사하고 한화 출신 사령탑이 배출되지 못한 이유를 곱씹어 봐야 한다. 구단이 이런 인물을 검증할 시스템을 갖추지 않으면 한화 감독직은 늘 독이 든 성배로 머물 수밖에 없다. 야구감독은 ‘정치논리’로 얻을 수 있는 자리가 아니다.
zza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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