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단독)"공익법인 언론인 해외연수 지원은 김영란법 위반"

최기철 입력 2017.05.29. 03:05 수정 2017.05.29.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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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최기철 기자]언론중재 및 피해구제 등에 관한 법률(언론중재법)에 따라 언론사를 지원하기 위해 설립된 공익법인이 언론인 해외연수를 위해 금품을 지원하는 행위는 ‘부정청탁 및 금품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청탁금지법·김영란법)’ 위반이라는 법제처의 해석이 나왔다. 이번 해석은 김영란 법에 대한 법제처의 공식적인 첫 해석으로 향후 유사 사례 해석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법제처는 최근 “공익법인의 언론인 해외연수 지원이 사회상규 등에 따라 수수가 허용되는 금품 등에 해당하는지 등을 묻는 권익위 해석 의뢰에 대해 ‘법률 위반’으로 해석했다”고 29일 밝혔다. 법제처 해석에 따르면, 법으로 규정한 한국언론진흥재단 외의 법인은 언론인 해외연수 지원을 하지 못한다. 이에 따라 삼성언론재단이나 LG상남언론재단 등 대기업 등이 세운 언론재단이 언론인 해외연수를 지원할 경우 김영란법 위반이다. 

법제처는 해석에서 “공익법인법 2조는 공익법인을 ‘재단법인이나 사단법인으로서 사회 일반의 이익에 이바지하기 위하여 학자금·장학금 또는 연구비의 보조나 지급, 학술, 자선에 관한 사업을 목적으로 하는 법인’으로 규정하고 있지만, 이는 민법 32조, 비영리법인의 설립근거 규정을 보완하는데 목적이 있다”며 “민법 32조나 공익법인법 규정은 공직자 등 금품 등 수수에 관한 사항을 규율하거나, 공직자 등 금품 등 수수와 관련해 청탁금지법과 달리 정하고 있는 규정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청탁금지법 8조 1항에서는 원칙적으로 ‘직무 관련 여부 및 기부·후원·증여 등 그 명목에 관계없이’ 금품 등을 수수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고, 같은 조 3항에서 그 예외를 규정하고 있지만 금품수수 관행을 근절해 공적 업무에 종사하는 공무원, 공직유관단체 등의 임직원, 사립학교 관계자 및 언론인의 공정한 직무수행을 보장함으로써 국민의 신뢰를 확보하려는 청탁금지법의 입법 목적에 비추어 볼 때 예외 조항인 같은 조 3항8호의 ‘다른 법령에 따라 허용되는 금품 등’의 의미를 확대해 공익법인법을 공직자 등의 금품 등의 수수와 관련해 청탁금지법과 달리 정하고 있는 ‘다른 법령’으로 볼 수는 없다”며 “공익법인의 언론인 해외연수 지원은 청탁금지법 8조 3항 8호에 따른 ‘다른 법령에 따라 허용되는 금품 등'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해석했다.

공익법인이 언론인 해외연수를 위해 언론인에게 지원하는 금품 등이 청탁금지법 8조 3항 8호에 따른 ‘사회상규에 따라 허용되는 금품 등’에 해당하는지에 대해서도 법제처는 부정했다.

법제처는 해석에서 “청탁금지법에서는 ‘사회상규’ 개념에 대해서 명확히 규정하고 있지 않다"며 "형법상 처벌되지 않는 정당행위 기준인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않는 행위’를 기준으로 보면 공익법인이 언론인 해외연수를 위해 언론인에게 금품 등을 지원하는 것이 청탁금지법이 허용한 사회상규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행위의 동기나 목적의 정당성, 행위의 수단이나 방법의 상당성, 보호이익과 침해이익과의 법익균형성, 긴급성 그리고 보충성 등을 종합적으로 따져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법제처는 “이런 기준에서 보면, 공익법인이 연수에서 언론인에게 항공료, 체재비, 학비 등 고액의 금품 등을 지원하는 것은 해당 공익법인에 대한 언론보도에 미칠 영향력을 배제할 수 없고, 언론인의 직무수행에 대한 공정성과 청렴성에 대한 신뢰를 해할 우려도 있다”고 지적했다. 또 “공익법인과 언론인의 특수한 관계에서 현재에는 직무관련성이 없더라도 종전에 직무관련성이 있었거나 장래의 직무수행에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기대가 전제될 수 있기 때문에 공익법인의 언론인 해외연수 지원은 공직자 등의 국민 신뢰를 회복이라는 청탁금지법의 입법 목적에 부합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법제처는 이어 “공익법인의 언론인 해외연수 지원이 '사회상규에 따라 수수가 허용되는 금품 등'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는 것은 사회상규 범위를 지나치게 제한하는 것이라는 의견이 있을 수 있지만 청탁금지법이 규정한 ‘사회상규에 따라 허용되는 금품 등’이란 공직자 등의 금품 등 수수가 그 대가에 대한 기대 추정이 배제되는 등 사회윤리나 사회통념에 비추어 정당화되는 예외적인 경우만을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하는 것이 입법목적에 비춰 볼 때 타당하다“고 덧붙였다.

법제처 국민법제관 출신의 한 변호사는 이번 해석에 대해 “언론인의 해외 연수 지원은 법이 직접적이고 명시적으로 근거를 둔 경우에만 허용되고, 설령 사회상규에 의한 지원이더라도 형법상 정당행위 판단기준이 되는 정도의 엄격한 해석이 필요하다는 법제처의 첫 해석으로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 변호사는 또 “언론인과 함께 공직자 등의 범주에 포함되는 교수들에 대한 해외 연수 지원 역시 같은 제한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법제처가 28일 한국언론진흥재단 외 공익법인의 언론인 해외연수 지원은 청탁금지법 위반이라고 해석했다. 사진은 2015년 삼성언론재단 창립 20주년 행사 모습. 사진/뉴시스

최기철 기자 lawc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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