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본은 없어요, 제 가슴에 새긴 노래 들려드릴게요”

안광호 기자

배우 겸 재즈 보컬리스트 이동우

내달 LA서 혈액암 환자 돕기 공연

“대본은 없어요, 제 가슴에 새긴 노래 들려드릴게요”

“우리가 생각하는 만큼 세상은 각박하지 않다는 걸 얘기해주고 싶어요. 또 절대 포기해선 안된다는 것도요.”

배우 겸 재즈 보컬리스트 이동우씨(47·사진)가 혈액암 환자를 돕기 위해 무대에 선다. 오는 6월9일 미국 로스앤젤레스(LA) 아라타니 재팬 아메리카 시어터에서 열리는 백혈병·희귀유전병 등 혈액암 환자 돕기 후원 공연 ‘기적콘서트 6’이다. 이씨도 시력을 잃고 한때 좌절하고 분노했지만, 고통을 이겨내고 다시 일어선 만큼 지금 힘들어하는 이들에게 용기를 전해주고 싶어서다.

라디오 DJ와 영화 출연, 라이브 공연 등으로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는 이씨는 28일 경향신문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혈액암 투병 환자들은 조혈모세포(주로 골수에 존재하면서 혈액세포를 만들어내는 세포)를 이식받아야 건강을 회복할 수 있는데, 문제는 기증자를 찾기 쉽지 않다는 것”이라며 “이번 공연이 이들의 고통을 조금이나마 치유하고, 기증자가 보다 많아지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씨는 공연에서 지난해 12월 발표한 자신의 두 번째 앨범 <워킹(Walking)>에 수록된 곡들과 대중적으로 친숙한 노래 등 15곡가량을 부를 예정이다.

“뮤지션들이 관객들에게 재미를 주기 위해 사전에 연출을 하기 마련인데, 제 공연에서는 연출을 따로 하지 않아요. 정해진 대본 없이, 제 삶을 통해 가슴에 새겨진 말과 노래로 무대를 만들 계획입니다.”

KBS 공채 개그맨 출신이면서 탁월한 노래 실력으로 주목받던 이씨도 힘겨운 나날을 보냈다. 이씨는 1990년대 홍록기·표인봉씨 등 개그맨들로 구성된 그룹 ‘틴틴파이브’에서 메인보컬을 맡으면서 가창력과 특유의 유머로 많은 사랑을 받았다. 그러나 2004년 4000명 중 1명꼴로 걸린다는 망막색소변성증 진단을 받은 후 2010년 완전히 시력을 잃었다. 좌절하고 방황도 했지만, 이씨는 그대로 주저앉지 않았다. 2013년 11월 재즈 보컬리스트로 첫 번째 음반을 낸 후 3년 만에 2집 앨범을 냈다.

이씨는 “앨범에 담긴 총 10곡의 노랫말을 제가 직접 썼고, 작곡은 해외 뮤지션들과 공동으로 작업했다”면서 “편하게 들을 수 있는 멜로디와 가사를 담으려 노력했다”고 말했다.

이씨는 매일 오후 2시부터 가톨릭평화방송 라디오 가요 프로그램 <한낮의 가요선물 이동우·김다혜입니다>의 DJ로 활동 중이다. 지난해 ‘앞을 못 보는 남자와 앞만 보는 남자의 여행’이라는 콘셉트로 제작된 다큐멘터리 영화 <시소>의 주인공으로 출연해 잔잔한 감동을 전해준 바 있다. 이씨는 오는 7월20일부터 사흘간 부산, 경남 창원, 김해 등을 순회하는 ‘부경포 콘서트’를 계획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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