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당 최대 법정근로시간 단축해야" 66%

영세 자영업자 52%는 반대..저임금 근로자 저항감 높아

새 정부가 추진하는 주당 최대 법정근로시간 단축(68시간→52시간)에 대해 국민 중 66%가 찬성했지만 자영업자들은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임금에서 작업수당이 차지하는 비율이 높은 저임금 노동자들은 시간 단축 때문에 손해를 보는 일이 많아 다른 계층에 비해 찬성 비율이 떨어졌다.

매일경제와 국회의장실이 한국갤럽에 의뢰한 조사에 따르면 '현행 법정근로시간인 일주일 최대 68시간을 52시간으로 단축하는 것에 찬성하는가'라는 질문에 65.5%가 찬성했고, 30.3%는 반대했다. 현재의 과도한 업무시간을 줄여야 한다는 데 많은 근로자가 공감하는 것이다.

현행 근로기준법은 주당 근로시간을 이미 52시간으로 규정하지만 주말 연장근로는 52시간에 포함되지 않는다는 고용노동부의 행정지침으로 인해 실질적으로는 주당 68시간까지 근로가 가능하다. 새 정부는 일단 6월 임시국회에서 근로시간 단축을 논의하되, 만일 이것이 실현되지 못하면 행정지침을 폐기한다는 방침이다.

새 정부의 근로시간 단축에 많은 국민이 공감을 표하지만, 세부적으로 들어가 보면 자영업자 등 반발하는 집단도 있어 추진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자영업자는 45.6%만 찬성하고 52.5%가 반대해 찬성보다 반대가 높았다. 반면 연봉생활자들은 정규직·비정규직에 관계없이 근로시간 단축에 찬성했다. 정규직은 79.0%가 찬성했고, 비정규직은 73.8%가 찬성했다. 이 같은 결과는 근로시간이 단축되면 부동산·임대업, 숙박업 등 영세 자영업자는 바로 타격을 입기 때문이다. 한국경제연구원이 발표한 '근로시간 단축의 산업별 영향' 보고서에 따르면 근로시간이 단축될 경우 부동산·임대업은 월평균 29.7시간의 초과 근로가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숙박·음식과 광업 분야의 예상 초과 근로시간이 각각 월 20.9시간으로 많았고, 도·소매 분야도 15.6시간이나 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가구소득별로 근로시간 단축을 반기는 정도가 차이가 났다. 월 가구소득이 200만원 미만이라고 답한 응답자들은 52.9%가 찬성하고 38.1%가 반대했다. 찬성이 반대보다 많기는 하지만 월소득 200만원대가 72.0% 찬성하고, 300만원대가 64.2% 찬성한 것에 비해서는 강도가 약하다. 이는 저임금 노동자들의 경우 임금 중 수당 비율이 높아 근로시간 단축으로 오히려 손해를 볼 수도 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따라서 노동계에선 기본급 중심의 임금체계 개편이 동반돼야 한다고 보고 있다. 이들이 최저임금 1만원의 조속한 실현을 주장하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으로 이해할 수 있다.

[김태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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