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 1만원" 최초 주장한 '알바연대' 대변인 권문석을 아시나요?
[경향신문]
‘최저임금 1만원’을 처음으로 외쳤던 알바연대(알바노조의 모태) 대변인 고 권문석씨의 기일이 닷새 앞으로 다가왔다.
권씨는 알바연대 대변인으로 활동하던 2013년 6월2일 자택에서 심장마비로 돌연 사망했다. 35세의 나이로 아내와 딸을 남겨두고 세상을 떠난 것이다.
권씨는 성균관대 총학생회 집행국 활동을 시작으로 전국학생회협의회 정책국장. 기본소득(한국)네트워크 운영위원, 사회당 기획위원장, 진보신당 전국위원, 알바연대 대변인에 이르기까지 열정적인 사회운동가로 살았다. 대학 졸업 후 입당한 사회당과 진보신당에서는 주로 정책 만들기와 기획관련 활동을 했다. 2010년 1월 서강대에서 열린‘기본소득 국제학술대회’에서는 기획단장을 맡아 행사 주최와 기획에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
무엇보다 지난 대선 후보들의 공약으로 떠오른 ‘최저임금 1만원’을 처음으로 주장한 인물로 알려지며 다시금 주목 받고 있다. ‘최저임금 1만원’은 2012년 청소노동자 김순자 후보 선거운동본부의 공약으로 처음 나왔다. 해당 정책을 만드는데 주도적인 역할을 한 것이 바로 권씨다.
2013년 권씨를 비롯해 사회운동가, 알바노동자 등 10여명 남짓이 모여 알바연대를 만들면서 권씨는 본격적으로 ‘최저임금 1만원’을 주장했다. 그러나 알바연대의 창립 기자회견에서 ‘최저임금 1만원’이라는 권씨의 주장에 대해 당시 여론은 물론 노동계에서도 현실에 맞지 않다며 무관심했다.
최기원 알바노조 대변인은 “당시 권 대변인은 최저임금 1만원이 비현실적이고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이게(최저임금 1만원) 왜 필요한지 설득하기 위한 논리를 만들기 위해 많은 고민을 했다”며 “돌아가시기 전날에도 ‘최저임금 1만원 간담회’를 열어 최저임금 1만원에 대한 교육과 토론을 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권씨는 생전에 ‘알바노동자’라는 신조어도 만들어 냈다. 아르바이트 학생의 준말로 ‘알바생’이라 불리던 단기 계약직 비정규 노동자들에게 노동자라는 뒷말을 붙여 부른 것이다. 알바 노동이 더 이상 학생만의 일이 아닌 전 연령대에 닥친 세태에 대한 지적이 담겨 있었다.
고인이 세상을 떠난지 4년. 권씨가 태동부터 함께 했던 ‘알바연대’와 알바연대를 모태로 탄생한 알바노동자들로 결성된 ‘알바노조’는 현재 1200여명의 조합원들이 활동하고 있다. 이들은 지금도 거리에서 ‘최저임금 1만원’을 외치고 있다.
앞서 문재인 대통령은 후보시절 ‘2020년까지 최저임금을 1만원으로 인상하겠다’는 공약을 펼친 바 있어 ‘최저임금 1만원’ 현실화에 대한 기대도 높다.
28일 오후 서울 종로구 영풍빌딩 앞에서는 권씨의 4주기 추모제가 열렸다. 이날 추모제에는 권씨의 아내 강서희씨가 딸 도연양과 함께 무대에 올라 참석자들에게 인사를 올렸다.
알바상담소 소장으로 일하고 있는 강씨는 경향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그의 추모제에는 좌파운동권의 사람들이 모두 참석할 정도로 운동진영 안에서도 적이 없는 사람이었다”며 “권문석은 최저임금 1만원 뿐 아니라 노동인권 문제를 극복하려면 중고등학교부터 노동인권 교육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또 하나의 과제가 있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권씨의 가족과 지인들의 추모발언도 이어졌다. 권씨의 누나 권은혜씨는 무대에 올라 “매년 새로운 얼굴을 볼 수 있어 기쁘다”며 “저도 비정규 노동직인 대학 시간강사입니다. 문석이를 기억해주시는 젊고 아름다운 분들이 문석이가 하던 일을 계속해 줘서 고맙다”고 울먹이며 말을 마쳤다.
이갑용 노동당 대표는 “권문석 동지가 주장했던 최저임금 1만원이 대통령 후보들을 통해 올해 가장 많이 나왔지만 4년 전까지만 해도 아무도 관심 없었다”며 “문재인 대통령은 2020년까지 최저임금을 1만원으로 올리겠다고 공약했다. 최저임금 1만원은 노동당의 목표이기도 하다. 어렵고 힘든 사람들이 살기 좋은 세상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알바노조 조합원 김진서, 현은진씨가 직접 작사작곡한 추모공연이 이어졌다. 생전 권씨와 뜻을 함께했던 안효상 기본소득한국네트워크 이사와 학생운동을 같이 했던 신희철 희망연대노조 조직국장의 추모 발언도 이어졌다. 추모제는 헌화가 끝난 뒤 단체촬영을 한 뒤 마무리 됐다.
<이진주 기자 jinju@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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