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성덕의 사방팔방] 51. 의정부경전철 파산의 교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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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의정부경전철이 결국 파산 선고를 받았다.
지방자치단체의 무분별한 개발 사업이 시민 부담을 가중시키는 사례가 아닐 수 없다.
2012년 7월 수도권의 첫 경전철로 개통한 의정부경전철은 처음부터 '재정 참사'를 예고한 사업이었다.
수요 예측이 터무니없이 부풀려진 상태로 개발 사업을 강행하면 만성적자를 볼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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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 사업 실패…시민이 부담 떠안아
공약 남발하는 지자체장 후보 솎아내야
사업성과 부풀린 기관·업체 책임 물어야
시민들이 무리한 개발 사업 제동 걸어야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의정부경전철이 결국 파산 선고를 받았다. 지방자치단체의 무분별한 개발 사업이 시민 부담을 가중시키는 사례가 아닐 수 없다.
서울회생법원은 26일 의정부경전철 사업자인 의정부경전철㈜에 대해 파선 선고를 내렸다. 서울회생법원은 “의정부경전철㈜의 부채가 자산 규모에 비해 지나치게 많고 앞으로도 지속적인 손실이 예상된다”고 파산 선고 이유를 밝혔다.
의정부경전철㈜의 누적적자는 3676억원에 달한다. 운행하면 할수록 적자가 불어날 수밖에 없다는 것이 법원의 판단인 셈이다.
2012년 7월 수도권의 첫 경전철로 개통한 의정부경전철은 처음부터 ‘재정 참사’를 예고한 사업이었다. 우선 개발 사업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인 사업성 예측이 크게 빗나갔다. 개통 첫해 하루 평균 이용객을 7만9000여명으로 예측했으나 실제 이용객은 15% 수준인 1만2000여명이었다.
지난해 경전철 이용객은 3만5000여명으로 늘어나긴 했지만 예측 이용객 11만8000여명의 30%에 불과했다. 이용객을 실수로 잘못 예측했다기보다는 의도적으로 부풀린 것이 아니냐는 의심을 사기에 충분하다.
수요 예측이 터무니없이 부풀려진 상태로 개발 사업을 강행하면 만성적자를 볼 수밖에 없다. 승객 요금을 받아 사업비를 회수하고 수익을 내야 하는 경전철 사업 구조에서 수요 예측이 과장됐는데 무슨 수로 흑자를 낼 수 있겠는가.
폭염·한파·폭설이 몰아치면 경전철이 멈춰 서는 바람에 ‘사고철’이라는 오명도 뒤집어썼다. 노선도 잘못됐다는 지적을 받았다.
온갖 악재들이 겹치면서 개통된 지 4년 10개월 만에 의정부경전철이 파국을 맞게 된 것이다. 앞으로 의정부시는 2000억원이 넘는 계약해지 지급금을 의정부경전철㈜에 물어줄 위기에 처하게 됐다.
안병용 의정부시장은 26일 계약해지 지급금과 관련해 “시가 입은 피해도 보상받아야 한다”고 말해 사업자와 법정 다툼을 예고했다. 만약 의정부시가 소송에서 지게 된다면 시민들이 막대한 피해를 떠안아야 한다.
용인경전철과 부산·김해경전철도 예측 이용객과 실제 이용객 사이에 큰 괴리가 생기면서 지자체가 해마다 수백억원을 물어주고 있는 상태다. 고철더미로 전락한 인천 월미은하레일은 대표적인 개발 사업의 실패작이다.
이런 실패를 되풀이하지 않으려면 무엇보다 지자체장 후보와 지자체장의 자세 변화가 필요하다. 사업 시행에 따른 ‘떡고물’을 노리거나 당선을 목표로 무분별한 사업을 공약으로 내세우면 안 된다.
사업 타당성을 조사하는 기관·업체들도 용역비에만 눈독을 들이지 말고 오로지 경제성과 효율성에 입각해 철저한 수요 예측을 해야 마땅하다. 터무니없이 수요를 부풀리는 기관·업체에 대해서는 책임을 묻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중앙정부는 지방정부의 자치권을 존중하되 지방정부의 졸속사업에 대해서는 재정적 제동을 걸어야 한다. 지방정부도 자치권 확대만을 요구할 것이 아니라 책임정치를 구현하는 데 최선을 다해야 한다.
지자체의 개발 사업이 잘못되면 시민들이 피해를 고스란히 떠안아야 한다. 시민들은 장밋빛 공약을 남발하는 후보를 정치판에서 솎아내고 지자체 개발 사업을 철저히 감시해야 한다.
염성덕 논설위원 겸 선임기자 sdyu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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