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지 "걸크러쉬보단 미친개가 좋아요" [인터뷰]
[티브이데일리 김한길 기자] 인터뷰에 앞서 래퍼 예지에게 본명이냐고 물었다. 본명이 이예지라는 예지는 주위의 최예지, 김예지, 박예지 등을 거론하며 흔한 이름이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그러면서 "솔직히 예지라는 이름이 래퍼로서는 어울리지 않는다"고 말해 궁금증을 유발했다.
그는 "랩을 하려면 제시, 치타처럼 발음이 강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예지라는 이름은 뭔가 귀엽고, 착한 느낌이 강하다. 그래서 여러 이름을 생각해봤는데, 뭘 해도 어색해서 그냥 하기로 했다"면서 "그러나 '미친개' 이후로는 주위에서 '이름만 들어도 미친 것 같다'고 한다. 예지라는 이름을 가진 분들이 착할 것 같다는 인식을 없애준 것 같다. 친구들도 예전에는 '이름이 유치원 선생 같다'고 했는데, 이제는 '이름만 들어도 쎄다'고 말한다"고 말해 '웃픈' 상황을 털어놨다.
예지는 이러한 카리스마 덕에 팬들 사이에서 '걸크러쉬'로 통한다. 수식어가 만족스럽느냐고 묻자 예지는 "사실 어떻게 불러줘도 좋다"면서 "개인적으로는 걸크러쉬보다는 '미친개 예지'가 좋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사람들 입을 통해 자신의 이름이 거론되는 것만으로도 만족스럽다는 그다.
"'언프리티 랩스타2'가 끝나고, 제 이름이 여러군데서 불려지는 게 좋았어요. 춤을 추고 싶어서 댄서가 됐고, 노래를 부르고 싶어서 가수가 됐어요. 이렇듯 소정의 목표를 이뤄간다는 게 쉬운 게 아니잖아요. 느리게 가고 있지만, 천천히, 하고 싶은 걸 하고 있다고 생각해요. 결과적으로 가장 마지막 목표가 '사람들이 알아봐줬으면 좋겠다'였는데, 알아봐주시고, 이렇게 수식어도 붙고, 이 모든 게 마냥 감사해요."
반면 너무 쎈 캐릭터로만 이미지가 굳혀지다 보니 일각의 반감을 사기도. 이에 대해 예지는 "제가 갑자기 상큼한 걸 하면 좋아하는 사람이 적을 거다. 아직까지는 날이 서 있는 예지인 것 같다. 지금 제 나이에 나오는 감성을 표현했다고 생각한다. 물론 제가 표현해내는 감성이 싫은 분들도 있을 거다. 하지만 억지로 들으라고 하는 건 아니고, 싫어하는 건 자유다. 예전에는 모든 사람한테 다 사랑을 받아야겠다고 생각했지만, 지금은 아니다"고 피력했다.
예지는 최근 디지털 싱글 앨범 '아낙수나문(Anck Su Namum)'을 발매하며 본격 컴백했다. 앨범 소개를 해달라고 하자 영화 '미이라'를 언급했다. 그는 "극 중 아낙수나문은 세티와 결혼했지만, 이모텝과 눈이 맞아서 바람이 난다. 결국엔 발각돼 자결을 하는 나쁜 역할이다. 전 이런 아낙수나문이 너무 궁금했다. 이에 작곡가들에게 언급을 했고, 곡이 나오게 됐다"고 설명했다.
'미이라'의 아낙수나문을 앨범 콘셉트로 잡은 것은 여간 독특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리고 더 신선한 건, 예지의 접근 방식이었다. 그는 "정말 아낙수나문이 나쁜 사람이었나 찾아봤는데, 사실은 이모텝, 세티, 아낙수나문이 다 다른 시대 사람이었다. 흥미로운 캐릭터를 영화의 재미를 위해 한 시대에 몰아넣어 재미를 부각시킨 것이다. 또한 아낙수나문이 나쁜 사람이었다는 구체적인 해석도 없다"면서 "'예지'라는 캐릭터도 그와 같은 재미를 위한 악역이었다고 생각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예지는 "지금 내가 하고 싶은 얘기가 뭘까라는 고민 중, 지금의 '아낙수나문' 가사가 생각났다"면서 "대중들이 저한테 궁금해하는 것들이 있다. '언프리티 랩스타2'를 보면, 예지한테 어떤 일들이 있었으며, 어떻게 저런 성격을 가지게 됐을까라고 궁금해하는 분들이 많다. 또 '원래 성격이 세냐' '기분이 안 좋아 보인다' 등 질문을 받는다. 그래서 한번쯤은 '이렇게 살다가 이런 생각을 가지게 됐다'는 가사를 쓰고 싶었다. 물론 팬들에 대한 답변도, 분노를 가지고 쓴 단편적으로 가사도 아니다"고 말했다.
즉, 예지는 오랫동안 준비한 이번 솔로곡을 통해 '미이라'와 역사 속에서 굉장한 악역으로 인식되어 온 '아낙수나문'이란 캐릭터에 자신의 모습을 투영, 연출한 것이다. 그리고 '아낙수나문'의 랩메이킹을 직접 담당, 자신을 향한 다양한 오해와 편견을 향해 직설적 가사로 시원한 대답과 메시지들을 전달한 것이다.
예지는 "답답한 주인공과 달리 악역은 자기 맘대로 한다. 그런 것들을 봤을 때, 차라리 악역이 낫다는 생각을 했다"면서 "어쨌든 저 역시 이미지 자체가 밝은 건 아니다. 그러나 가수라는 직업 특성상 일일이 해명할 수 있는 게 아니다. 대중들이 나의 모든 섬세한 감정을 알아주기란 어렵다. 그런 부분에서 무례하지만 않다면, 내가 하고 싶은 말을 음악으로 하고 싶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 가운데 예지는 다만 이번 곡이 대중성과는 거리가 있어 팬들에게는 미안할 따름이라고. 이에 대해 예지는 "팬들은 '예지'라는 가수가 더 많이 알려질 수 있도록 대중적인 노래를 하길 원한다. 그런데 이번 곡 역시 훅을 따라 부를 노래도 아니고, 그냥 힙합 장르다"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예지가 이 같은 음악을 하는 이유는 예지가 그동안 꿈꿔온, 하고 싶은 음악이기 때문. 그는 "물론 음원 차트에서는 흥하지 못할 수 있다. 하지만 살면서 이렇게 내 얘기를 하면서 춤을 추고, 뮤직비디오를 찍고. 이렇게 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든다. 이러한 것들이 과거에는 엄청 멀게 느껴졌는데, 이렇게 가까운 날에 하게 돼 기쁘다. 이 모든 건 '네가 원하는 거 해봐' '잘 안돼도 미련이 안 남을 만한 앨범을 만들어봐'라고 응원해준 멤버, 회사 등 주위 사람들의 덕이다"고 고마워했다.
"대중적인 건 지금은 가짜처럼 느껴져요. '쎈' 분위기를 싫어하는 분들에게 어떻게 해드릴 수는 없지만, 그렇다고 강요할 마음도 없어요. 앞으로도 제 솔직한 감정을 표현하는 앨범을 만들고 싶어요."
[티브이데일리 김한길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제공=페이브 엔터테인먼트]
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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