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TALK] 캄보디아 여성 자유롭게 할 한국 예비과학자의 대박 아이디어..미래부 장관상 수상
“캄보디아에서 18세 이상 여성 인구 비율은 60%입니다. 이들의 생리 기간은 고통과 인내의 시간입니다. 일회용 생리대는 하루 평균 수입 5달러의 이들이 감당하기에는 너무 비쌉니다. 우리는 캄보디아 여성들을 위한 대안 생리대를 개발했습니다.”
5월 26일 서울대 글로벌컨벤션플라자에서 열린 ‘소외된 90%를 위한 창의설계 경진대회’ 결선에 나선 건양대 ‘꽃다비팀(민지희·이지원·홍나영 학생)’은 긴장된 목소리로 자신들의 연구 결과를 심사위원과 참가자들 앞에서 발표했다.
올해 9번째를 맞은 이번 행사는 과학기술로부터 소외된 국내외 이웃들의 삶의 질 제고를 위한 적정기술 아이템을 발굴·시상해 대학(원)생들의 과학기술 ODA(공적원조) 참여 활성화를 위해 기획됐다. 미래창조과학부가 주최하고 한국연구재단 지구촌기술나눔센터 등 여러 단체가 주관했다. 이날 행사에는 62개팀이 참여해 열띤 경쟁을 벌였다.
◆ 낙후 지역 여성들을 위한 대안 생리대 ‘블라섬(Blossom)’
이 날 대회에서 대상인 미래창조과학부장관상을 수상한 건양대 꽃다비팀은 낙후 지역 여성들의 자유를 위한 대안 생리대 ‘블라섬’을 개발, 소개했다. 꽃다비팀은 일회용 생리대가 비싸 사용할 엄두를 못내는 여성들이 나뭇잎이나 신문지, 모기장, 천 조각 등을 생리대로 사용한다는 사실을 알고 블라섬을 기획하기 시작했다.
꽃다비팀은 반영구적인 제품으로 한번 구입하면 오래 쓸 수 있지만 사용하기에 부담스럽고 거부감이 있는 ‘생리 컵’에 주목해 단점을 보완할 수 있는 블라섬의 디자인을 설계했다. 블라섬은 ‘어플리케이터’와 ‘생리 컵’으로 구성된다. 어플리케이터는 위생적으로 착용할 수 있으며 원통형으로 설계돼 착용 부담감을 줄였다.
생리 컵에 피스톤을 적용해 피스톤을 빼면 생리 컵의 통로로 생리 혈이 빠져 나오도록 설계된 것이 특징이다. 피스톤만 제거하면 생리 혈이 빠져나오기 때문에 생리 혈을 비울 때마다 생리 컵을 제거하고 세척한 뒤 재착용하는 기존의 번거로움을 없앴다.
꽃다비팀의 팀장인 민지희 학생은 “경제활동 인구는 많지만 여성으로서의 인권을 제대로 보장받지 못했던 여성들이 활용할 수 있도록 비정부기구(NGO)인 캄보디아 앙찬마을 홀트센터와 개발을 위해 협력을 진행중”이라며 “6월부터 3D 프린터로 블라섬을 제작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 유해한 일산화탄소, 미세먼지 줄인 화덕
군산대의 ‘적재적소팀’은 유해한 일산화탄소와 미세먼지 등을 줄일 수 있는 화덕을 고안해 최우수상을 받았다. 적재적소팀은 인도에서 전체 인구의 67%가 현재까지 화덕을 사용하고 있지만 화덕의 연소 과정에서 발생하는 유해 물질에는 취약하다는 점을 주목하고 유해물질을 줄인 새로운 개념의 화덕 ‘S. F. 스토브(Stove)’를 개발했다.
화덕에서 나오는 일산화탄소와 초미세먼지에 지속적으로 노출되면 폐렴이나 폐암 등 질환은 물론 여성의 경우 미숙아 출산의 원인이 된다. 1시간 동안 노출되면 담배 2갑을 피우는 것과 같으며 인도에서 폐질환으로 목숨을 잃는 50만 명 중 대부분이 여성 또는 어린이다. 여성과 어린이는 화덕을 주로 사용한다.
이들이 주목한 방식은 고체나 액체 연료에 공기나 산소, 수증기, 이산화탄소 등을 주입해 고온에서 화학반응을 일으켜 수소나 일산화탄소, 메탄을 주성분으로 하는 기체연료를 얻는 ‘가스화’ 방식이다. 이 기체연료가 다시 연소반응을 일으키기 때문에 일산화탄소 등 유해물질을 줄일 수 있는 게 특징이다.
흙으로 빚은 화덕에 1차 공기 주입구와 2차 공기 주입구를 만들어 화덕 내부에서 가스화가 일어나도록 만들고 400도 이상이 고온을 유지하며 일산화탄소와 카본 등 미세먼지와 같은 오염물질을 90% 가량 줄일 수 있었다.
적재적소팀의 조장인 송혜성 학생은 “인도 현지에서 테스트한 결과 인도 주민들이 S.F. 스토브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며 “향후 공장화까지 진행해 S.F.스토브를 대량으로 만들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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