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의역 사고 1주기.."거기선 빨리 수리하라고 하지 않겠지"

2017. 5. 27. 1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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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군! 하늘에서 우리 아들 한빛이랑 만나서 행복하게 잘 지내기 바라. 남은 일은 우리가 열심히 노력해서 이루어줄테니 부디 편안하게 지내기 바라오. 젊은이가 희망과 꿈을 가지고 살아가는 사회를 우리가 만들어줄게. 고 이한빛 피디 아버지가.'

구의역 사고 진상조사단의 윤지영 변호사는 "진상조사 결과 공공의 영역에서 경영효율이라는 미명 하에 안전업무직 부수적으로 여겨 철저히 외주화하고 적은 인원에 적은 임금을 주고 이제 막 시작한 청년들이 모든 책임을 떠안았다"며 "일하는 사람이 안전해야 시민들 목숨이 안전하다. 여러분들이 계속해서 관심 가져주면 그 큰 힘이 결국 우리 사회를 안전 사회로 일하는 사람들의 권리가 보장되는 사회로 만들 수 있을거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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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의역 사고 1주기..숨진 김군 추모제 열려
'장시간 노동 제한', '중대재해 기업처벌' 요구

[한겨레]

27일 서울지하철 구의역 9-4 승강장 스크린도어에 붙은 김군을 추모하는 포스트잇. 고 이한빛 피디의 아버지가 썼다.

‘김군! 하늘에서 우리 아들 한빛이랑 만나서 행복하게 잘 지내기 바라. 남은 일은 우리가 열심히 노력해서 이루어줄테니 부디 편안하게 지내기 바라오. 젊은이가 희망과 꿈을 가지고 살아가는 사회를 우리가 만들어줄게. 고 이한빛 피디 아버지가.’

지난해 5월28일 서울지하철 구의역 승강장 스크린도어를 수리하다 열차에 치여 19살 김군이 숨진 지 1년. 27일 구의역 9-4 승강장 스크린도어엔 김군을 추모하는 포스트잇이 붙였다. 지난해 10월 고된 노동환경 속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은 씨제이 이앤엠 소속 이한빛 피디의 아버지도 그중 한 명이었다.

이날 오후 ‘지하철비정규노동자사망사고시민대책위원회’는 구의역 1번 출구 앞에서 ‘너를 기억해’라는 제목으로 김군 추모제를 열었다. 구의역 앞에 모인 이들은 ‘모든 노동자에게 산업안전보건법 적용’, ‘장시간 노동 제한! 중대재해 기업처벌’, ‘외주화 금지! 비정규직 정규직화!’ 등의 손팻말을 들고 ‘제2의 구의역 사고’ 방지 대책을 요구했다.

숨진 김군의 동료였던 박창수씨는 추모제에서 편지를 읽었다. “거기에선 빨리 빨리 수리하고 이동하라 재촉하고, 다음달 계약 만료라고 나가라고 하지 않겠지. 거기에선 위험에 내몰리지 말고 배 굶지말고 부당한 대우 받지 않는 영원한 행복을 누리길 간절히 기원하고 기도할게. 너의 숭고한 희생으로 모든 국민들이 우리 노동자들을 알게 되었고, 많은 변화를 겪고 있는 중인데 처음에 약속한 기대가 실망과 좌절로 바뀌어가는 현실이 받아들이기 어렵다. 모든 국민들이 너를 기억하고 있는 만큼 서울메트로 206명의 PSD 노동자들은 너의 희생을 절대 잊지 않고 너의 못다한 꿈을 이룰 수 있도록 노력할게.”

27일 오후 구의역 스크린도어 사고 1주기를 맞아 시민들이 서울지하철 구의역 9-4 승강장에 헌화를 하고 있다.

김군과 같은 업무를 하던 직원들은 현장이 여전히 열악하다고 호소했다. 서울메트로 안전업무직 이재신씨는 “구의역 사고 이후 서울메트로의 정규직화 대책으로 ‘중규직’(정규직과 비정규직 사이의 고용을 가리키는 말)인 무기계약직이 됐다. 회사는 지난 7개월동안 조금만 더 견뎌라 같은 말만 반복한다”며 “임금, 안전, 작업환경, 노동강도 어느 것 하나 바뀐 게 없다. 박원순 시장님은 시장 임기때 노동특별시를 만들겠다 약속했고 더 나아가 업무직 정규직 전환을 해주겠다 말했다. 꼭 약속을 지켰으면 한다”고 말했다.

구의역 사고 진상조사단의 윤지영 변호사는 “진상조사 결과 공공의 영역에서 경영효율이라는 미명 하에 안전업무직 부수적으로 여겨 철저히 외주화하고 적은 인원에 적은 임금을 주고 이제 막 시작한 청년들이 모든 책임을 떠안았다”며 “일하는 사람이 안전해야 시민들 목숨이 안전하다. 여러분들이 계속해서 관심 가져주면 그 큰 힘이 결국 우리 사회를 안전 사회로 일하는 사람들의 권리가 보장되는 사회로 만들 수 있을거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27일 오후 구의역 스크린도어 사고 1주기를 맞아 시민들이 서울지하철 구의역 9-4 승강장 앞에 놓은 국화.

1시간30분가량 추모 행사를 마친 뒤 참석자들은 국화를 들고 구의역 9-4 승강장으로 가 헌화했다. 추모제 참석한 정하영(20)씨는 “일하는 사람은 적고 하루에 수리해야 될 곳은 많고 수칙에 따라 2인 1조로 일해야 하는데 그걸 어겨서 일어난 안전 사고라고 생각한다”며 “구의역 사고도, 세월호 사건도 내 또래에게 일어난 일이다. 나한테 일어난 일은 아니지만 나에게도 일어날 수 있겠다 생각이 든다. 그래서 더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글·사진 박수지 기자, 임세연 교육연수생 suj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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