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데이터·AI 활용한 미래형 서점 '아마존 북스'는

하선영 2017. 5. 27. 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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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3년간 온라인 영업으로만 세계 최대 온라인 유통 기업 자리에 우뚝선 아마존은 왜 굳이 오프라인 서점 사업을 욕심낼까.
세계 최대 온라인 유통 기업 아마존이 운영하는 오프라인 서점 '아마존 북스'의 모습. [사진 아마존]
25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맨하탄에 문 연 '아마존 북스'는 아마존이 문 연 일곱번째 서점이다. 맨하탄 시내 컬럼버스 서클 몰 안에 위치한 이 곳은 370㎡(약 112평) 규모로 약 3000권의 책을 판매하고 있다. 이번에 새로 선보인 매장은 지리적으로도 의미가 크다. 2011년 미국 2위 서점 체인인 '보더스'가 같은 장소에서 매출 부진으로 문닫은 바 있다. 미국 최대 서점 '반스앤노블' 역시 한 블록 떨어진 곳에서 매장을 냈다가 철수한 전력이 있다.

오프라인 서점의 쇠락이 계속 이어지는 가운데 아마존은 창립 20여년만에 오프라인 서점 시장에 되려 열심히 뛰어들고 있다. '골목 상권 침해'라는 비판도 잇따른다. 세계 최대 도시 뉴욕 한복판에서 영업을 시작한 '아마존 북스'에 대한 관심과 궁금증이 그 어느 때보다도 큰 이유다. '아마존 북스' 곳곳에 숨어있는 아마존만의 철학과 영업 노하우를 살펴봤다.

━ ①온라인과 오프라인 매장의 경계를 넘나들다 '아마존 북스'에는 계산원이 없으며 가격표도 없다. 현금은 받지 않고 오직 신용카드만 받는다. 너무 많은 책을 사서 들고가기 무겁다면? 아마존에서 배송해준다.
아마존 서점에는 아마존닷컴에 고객들이 남긴 서평과 별점이 그대로 함께 나와있다. 고객들은 기존 서점에서 책을 고를 때는 책만 펼쳐봤다면, 아마존 서점에서는 서평과 별점까지도 함께 고려한다. [사진 아마존]
대형 출판사의 힘으로 목좋은 곳에 책을 비치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대신 아마존닷컴에서 좋은 평가를 받은 책들이 눈에 띄는 곳에 자리한다. 대형 서점에서 으레 열리는 '저자와의 만남'과 같은 이벤트도 없을 예정이다.

서점을 운영하는 사람들이라면 싫어할 수밖에 없는 단어가 있다. '쇼루밍'이란 오프라인 매장에서 제품을 살펴본 다음 실제 구매는 온라인에서 하는 행위를 말한다. 손님의 매장 방문이 실제 매출로 이어지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마존 북스'에서는 손님들의 '쇼루밍'을 장려한다. 매장에서 실컷 둘러본 다음 아마존 앱을 통해서 주문해도 되고 킨들을 통해 전자책으로 읽어도 된다.

아마존의 인공지능(AI) 스피커 '에코'와 전자책 단말기 '킨들'도 이곳에서 구매할 수 있다.

━ ②오프라인에서도 우대받는 '아마존 프라임(유료) 회원' 아마존은 '아마존 프라임' 회원과 일반 고객을 대놓고 차별한다. 다른 가격 정책을 취하고 있기 때문이다. 책 가격은 고객이 아마존 프라임 회원인지 여부에 따라서 달라진다. 회원이라면 아마존의 할인된 가격을, 일반 고객이면 정가 그대로 지불해야 한다. 아마존 프라임 회원의 연회비는 99달러다.
아마존 서점에서는 고객들이 바코드를 스마트폰으로 직접 스캔해 가격을 알 수 있다. '아마존 프라임' 회원들은 할인된 가격으로 책을 구매할 수 있다. [CNN 캡처]
책의 가격이 궁금하다면 매장 곳곳에 위치한 스캐너를 이용하면 된다. 아마존 애플리케이션(앱)을 사용하고 있다면 진열된 책을 찍으면 된다.

책을 결제하는 방법도 다양하다. '아마존 프라임' 회원이라면 스마트폰으로 간편하게 결제할 수 있다. 회원이 아니라면 신용카드나 체크카드로 결제하면 된다.

━ ③'고객이 얼만큼 읽었는지' 데이터도 반영되는 '아마존 차트' 아마존은 '미국에서 팔리는 책 두 권 중 한 권은 아마존을 통해서 팔린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로 압도적인 판매량을 자랑한다. 하지만 아마존이 그간 20년간 모아온 고객에 관한 데이터 역시 어마어마하게 많다.

아마존은 최근 '아마존 차트'를 새로 선보였다. 일주일에 한 번씩 업데이트되는 이 순위는 단순히 종이책과 전자책 판매량을 합산한 결과가 아니다. 아마존은 전자책 단말기 '킨들'과 오디오북 '오더블' 등을 사용하는 고객들의 책 이용 행태도 파악해왔다. 이를 통해 고객이 얼만큼 해당 서적을 오래 읽었는지도 '아마존 차트'에 합산한다.

뉴욕타임스나 월스트리트저널이 공개하는 인기 도서 순위와는 다소 다를수밖에 없다. 데이비드 내거 아마존 부사장은 "오늘날 대부분의 도서 판매 차트는 일정 부분 '손보고 편집하는' 과정을 거치기 마련"이라며 "아마존 차트는 가감없이 공개한다"는 원칙을 강조했다.

━ ④빅데이터는 서점 영업에 최대한 활용한다 위에서 말한 아마존 차트처럼 아마존은 그간 축적해온 고객 관련 빅데이터를 앞으로 다양한 방식으로 공개,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아마존 북스'에서는 온라인 고객이 남긴 서평을 참고할 수 있다. [CNN 캡처]
아마존 서점에 들어서면 큰 액정에 다양한 책 소개가 나와있다. 온라인에서 고객들의 높은 평가를 책들 위주다. 모두 고객 평가에서 4.8점 이상(5점 만점)을 받은 책들이다. 남아프리카공화국 출신 코미디언 트레보 노아가 쓴 자전 에세이 『본 어 크라임』, 나이키 창업자 필 나이트의 자서전 『슈 도그』 등이 눈에 띈다.

아마존 서점에는 고객 리뷰가 1만 건 이상 쌓인 책들만 모아서 소개하는 코너도 따로 있다. 책 바로 밑에는 고객들의 후기를 그대로 옮겨놨다. 생생한 짧은 서평을 보고 직접 구매 여부를 결정하라는 뜻이다. 아마존은 '아마존 북스' 고객들이 이곳에서 '발견하고 발굴하는 재미'를 느낄 수 있기를 바란다.

참신한 도서 분류도 눈에 띈다. '킨들 사용자라면 3일 내에 읽을 수 있는 책들', '뉴욕에서 잘 팔리는 소설'이란 코너도 있다.

아마존이 처음 오프라인 서점 매장을 낸다고 했을 때 많은 비난이 쏟아졌다. 골목상권을 침해한다는 이유 때문이었다. 2015년 아마존 본사가 위치한 시애틀 본사에 처음 문연 '아마존 북스'는 이같은 비난을 의식해서인지 점포 확장을 최대한 천천히 하고 있다.

지금도 '골목 상권 침해' 비난은 유효하지만 아마존은 아마존만의 방식으로 오프라인 서점도 점차 늘려간다는 계획이다. 아마존은 이번 컬럼버스 서클 지점에 이어 여름에는 맨하탄 34번가에도 서점 한 곳을 더 문 열 계획이다. 뉴저지, 캘리포니아, 워싱턴 등 6곳에 서점을 오픈할 예정이다. 무인마트 '아마존고'와 더불어 아마존의 오프라인 매장 실험의 성공 여부에 전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하선영 기자 dynamic@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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