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니文 한국경제]①文 취임 후..2030의 '일자리 기대감' 역대 최고

김정남 2017. 5. 27.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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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가계의 경제심리 지표, '드라마틱한' 반등
2030 젊은층 중심으로 취업 기회 기대감 커져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지난 9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로공원에서 열린 시민들과 함께하는 개표방송에서 지지자들을 향해 손을 흔들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김정남 기자] “생각보다 너무 좋은데….”

주요 경제연구기관에서 거시경제를 담당하는 고위인사 A씨는 지난 26일 아침 언론보도를 보고 깜짝 놀랐다. ‘5월 소비자심리지수, 세월호 이전 수준 반등.’ 그러니까 한국은행이 발표한 이번달 소비자심리지수(CCSI)가 108.0으로 3년1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한 것이다. 한 달 새 상승 폭도 6.8포인트로 지난 2009년 8월(7.5포인트) 이후 가장 컸다.

CCSI는 소비자동향지수(CSI) 중 주요 지수를 이용해 산출한 심리 지표다. 2003년 이후 장기 평균치를 기준값 100으로 하고, 그보다 크면 장기 평균보다 낙관적임을 의미한다. 100보다 작으면 그 반대다. A씨는 “문재인 대통령 취임 이후 억눌려있던 경제심리가 분출한 것으로 해석된다”고 했다. 특히 고용과 관련한 심리 지표의 반등은 드라마틱할 정도다. ‘일자리’를 내세우는 정책 기조 때문으로 보인다.

다만 A씨의 우려가 없는 건 아니다. 기대감만 커지고 실제 경제는 따라가지 못했을 경우다. 실망감도 예상보다 더 커질 수 있는 탓이다. 그는 “최근 소비 쪽 실물 지표는 크게 개선되지 않았다”면서 “일단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했다.

◇한국 경제 ‘문재인 효과’

한국 경제에 ‘문재인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문 대통령 취임 직후부터 성별, 연령, 지역, 소득수준 등을 망라해 가계의 경제심리가 반등하고 있다.

한은의 CSI가 중요한 것은 경기를 ‘실시간’으로 체크할 수 있어서다. 이번달 통계도 문 대통령 당선 직후인 지난 12~19일 설문조사를 통해 나왔다. 통계청의 산업활동동향 혹은 한은의 국민계정 같은 주요 실물 지표는 길게는 두달 가량 시차를 두고 나온다. 정책당국 인사들은 “CSI와 실물 지표는 2~3개월가량 시차를 두고 어느 정도 상관성이 있다”고 말한다.

27일 한은에 따르면 이번달 20~30대(40세 미만)의 취업기회전망 CSI는 121로 지난 2008년 7월 통계 편제 이후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상승 폭(35포인트)도 단연 최고치다.

취업기회전망 CSI는 현재와 비교한 6개월 후 전망을 말한다. 20~30대의 이 지표가 과거 약 9년간 기준치인 100을 넘긴 적은 겨우 세 달에 불과했다. 문재인정부를 향한 젊은층의 기대감이 얼마나 큰 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40대(86→115)와 50대(85→109)의 취업기회전망 CSI도 나란히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문 대통령에 대한 지지가 상대적으로 덜했던 60대(86→105)와 70대(85→102)도 기준치인 100을 동시에 넘겼다.

연령별 뿐만 아니다. 저소득자든 고소득자든 고용에 대한 기대감은 똑같았다. 월 100만원 미만 저소득자의 이번달 취업기회전망 CSI는 100으로 전월(81) 대비 19포인트 올랐다. 월 500만원 이상 소득자(87→120)의 상승 폭은 더 컸다. 여성과 남성, 봉급생활자와 자영업자도 가리지 않고 문재인정부의 일자리 정책에 대한 기대감이 높았다. 박상우 한은 통계조사팀장은 “이 정도로 크게 오를 줄은 미처 예상하지 못했다”고 했다.

◇“韓 경제 선순환 기대감”

향후경기전망 CSI도 큰 폭 상승했다. 이 역시 2030세대가 주도했다. 40대 미만의 이번달 향후경기전망 CSI는 118로 전월 대비 26포인트나 올랐다. 역대 최고치다. 젊은층이 추후 경기를 보는 눈이 한층 밝아졌다는 의미다. 40대(92→118), 50대(89→110), 60대(86→104), 70대(81→96) 등도 약간씩 차이는 있지만 경기에 더 긍정적인 시각을 갖게 된 것으로 파악됐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이코노미스트는 “경기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했다.

직업별로 봐도 마찬가지다. 특히 점차 그 기반이 취약해지고 있는 자영업자의 시각이 밝아졌다. 이번달 자영업자의 향후경기전망 CSI는 107로 한 달 새 19포인트 급등했다. 2010년 11월(108) 이후 가장 높은 수치이기도 하다. 각 소득구간별로도 가리지 않고 모두 이 지표가 급등했다.

금융권 한 고위인사는 “코스피가 연일 고공행진을 하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은 흐름”이라면서 “이런 분위기가 실물경제까지 파급되면 경기 선순환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가계는 아직 소비지출 측면에서는 다소 머뭇거리는 것으로 보인다. 이번달 지표에서도 소비지출전망 CSI는 보합권을 나타냈다. 가계수입전망 CSI 역시 전월보다 약간 오른 수준에 그쳤다. 문 대통령의 취임을 크게 반기면서도, 한편으로는 주머니가 얇은 냉정한 현실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김정남 (jungkim@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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