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EKLY BIZ] 5초 만에 내가 원하는 기사만 '쏙'..6억명 열광한 뉴스앱

오광진 조선비즈 베이징 특파원 입력 2017. 5. 27.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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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1위 뉴스앱 진르터우탸오(今日頭條) 3가지 성장 비결

출시한 지 5년 만에 7억명에 이르는 소비자가 내려받은 뉴스 앱이 있다. 지난해 매출은 목표치(60억위안)를 65% 정도 초과 달성한 100억위안(약 1조6300억원)에 달했다. 매일 7800만명이 하루 평균 76분간 머물며 콘텐츠를 소비한다. 전통 미디어를 비롯해 중앙 부처와 지방정부, 기업, 개인 블로거 등 60여 만 곳에서 올리는 콘텐츠만 하루 21만개, 일일 평균 조회(트래픽 건수)는 27억회다.

바이두·텐센트·신랑 같은 대형 인터넷 기업의 뉴스앱을 모두 제친 진르터우탸오(今日頭條·이하 터우탸오) 얘기다. 이 회사는 2012년 8월 장이밍(張一鳴·34) 등 3명의 20대가 베이징 시내 중관춘(中關村)에서 만들었다. 현재 중국에서 매월 자주 찾는 방문자 수(월 활성 사용자 수·MAU)가 1억명이 넘는 뉴스앱은 터우탸오와 텐센트신문 2곳뿐이다.

창업 이후 4차례 투자를 유치한 터우탸오의 기업 가치는 지난해 120억달러(약 13조4400억원)로 추정됐다. 두 번째 유치를 했던 2013년 당시 6000만달러(약 672억원)로 평가받은 기업 가치가 3년 새 200배 성장한 것이다. 작년 7월에는 텐센트가 80억달러(약 8조9600억원)를 주고 인수 제의를 했으나, 터우탸오 측이 거절했다. 터우탸오는 음식배달앱 메이퇀(美團), 택시앱 디디추싱(滴滴出行)과 함께 중국 모바일 인터넷의 '빅3 앱'으로 불린다.

1. 인공지능(AI)이 편집 기능 대체

터우탸오는 기자·편집자·사설(社說)이 없는, 3무(三無) 뉴스앱이다. "사람이 하던 편집을 AI에 의한 로봇 프로그램(알고리즘)으로 대체한 파괴적 혁신을 현실화했다"(셰보펑·謝波峰·인민대 금융 전자화연구소장)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이는 "독자를 가르치기보다는 독자가 원하는 뉴스를 분배해야 한다"는 장이밍 최고경영자(CEO)의 신념에 따른 것이다. 미국에서 2010년 시작된 뉴스 큐레이션앱인 플립보드의 중국판(版)으로 볼 수 있지만 인위적인 편집을 완벽하게 배제한 것은 터우탸오가 세계 최초라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후정룽(胡正榮) 중국 촨메이(傳媒·미디어)대학 교수는 "인터넷 업태는 PC 기반의 1세대와 SNS 및 모바일·인터넷 중심의 2세대에 이어 AI를 활용한 3세대에 이미 진입했다"며 "터우탸오는 3세대를 대표하는 미디어"라고 밝혔다.

터우탸오의 가장 큰 특징은 독자가 자주 조회한 콘텐츠를 기초로 취향을 분석해 관심이 있을 만한 콘텐츠를 우선적으로 보여준다는 것이다. 독자가 앱을 많이 사용할수록 독자 취향에 더욱 정확히 접근하는 빅데이터 방식을 활용하는 것이다.

터우탸오는 특히 SNS에서 친구가 추천한 글 위주로 정보를 얻는 추세를 읽고 SNS 사용 내력을 기초로 뉴스를 제공한다. 위챗이나 웨이보 같은 계정으로 등록할 경우 5초 내에 독자의 취향을 추정해낸다. 독자가 사는 지역·연령·성별·직업 등도 감안한다. 제목에 끌려 또는 관심 있어 기사를 읽었는지 등을 조회 시간, 공유 또는 추천 여부 등을 통해 로봇이 구분해낸다. 이런 맥락에서 장이밍 CEO는 "터우탸오는 미디어 기업이 아니라 기술 회사다"고 강조한다. 실제로 이 회사 직원 3000여 명 가운데 3분의 1이 엔지니어다.

2. 자체 콘텐츠 全無… 외부 콘텐츠에 보조금

터우탸오가 취급해 올리는 콘텐츠는 기사와 음악·동영상·쇼핑·게임은 물론 정부의 정책자료와 보도자료 등도 포함한다. 이 가운데 터우탸오가 자체 생산하는 콘텐츠는 없다. 60여 만 곳에 이르는 미디어·기관·기업·개인이 창작한 콘텐츠를 싣는 식으로 협업 체제를 구축하고 있다. 중앙부처와 지방정부 및 산하기관들은 터우탸오를 정책 발표 채널로 이용한다. 이를 위해 등록한 계정은 작년 초 4000개에서 올해 3만5000여 개로 늘었다.

우수 콘텐츠 확보를 위한 자금 지원도 늘리고 있다. 이달 16일 10억위안(약 1630억원)의 '쇼트클립(4~5분 길이의 짧은 동영상)' 제작 보조금 지원 계획을 발표한 게 대표적이다. 향후 1년간 우수 쇼트클립을 만드는 기업이나 개인에게 지원된다. 작년 9월 10억위안 지원에 이어 두 번째다. 2015년 쇼트클립 서비스에 나선 터우탸오에서 지난해 동영상 시청 횟수는 하루 평균 12억6900만회에 달했다. 전년 대비 605% 급증한 수치다.

터우탸오는 우수 쇼트클립 확보를 위해 세계 레슬링연맹, 중국 축구협회 등과 제휴 관계를 맺었다. 올 2월엔 미국의 쇼트클립 플랫폼업체인 플리파그램을 인수했다. 중국신문망은 플리파그램 인수 가격을 5000만달러 안팎으로 추정했다.

외부와의 협업 전략은 작년 3월 '터우탸오 창작공간'이란 창업보육센터 오픈에서도 확인된다. 당시 2억위안(약 326억원) 규모의 콘텐츠 창업투자 기금을 만든 터우탸오는 창업 프로젝트마다 30만~100만위안(약 4900만~1억6300만원)을 투자하고 있다. 자금과 사무 공간 제공은 기본이고 업종 교류회 참가와 창업 멤버 교육 같은 혜택도 부여한다.

2015년부터는 '첸런완위안(千人萬元) 계획'을 통해 우수 콘텐츠 창작자 1000명에게 매달 1만위안(약 163만원)씩을 보조하기 시작했다. 지금은 매달 콘텐츠 창작자들에 흘러가는 보조금이 4000만위안(약 65억원)에 이른다.

3. 1인 미디어도 수용… 不法 복제 해결해야

터우탸오는 전통 매체 기사와 블로거 같은 1인 미디어가 발신하는 기사를 차별 없이 배치한다. 전통 매체 기사를 주로 헤드라인으로 올리던 종전의 뉴스앱과 다른 것이다. 언론 통제가 심한 중국에서 검열에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1인 미디어를 적극 수용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빅데이터와 AI를 활용해 농민부터 도시 화이트칼라까지 각 사회계층의 다른 정보 수요를 모두 만족시키는 첫 번째 본격 뉴스앱이다."(위자닝·於佳寧·중국 공업정보화부 산하 공업경제연구소장)

하지만 몇 가지 한계점도 있다. 우량과 불량한 콘텐츠의 옥석(玉石) 가려내기와 불법 복제 문제 해결이 발등에 떨어진 불이다. 터우탸오는 올 4월 베이징 시 정부로부터 저속하고 음란한 내용의 황색(黃色) 콘텐츠 제공을 중단하라는 시정명령을 받았다. 터우탸오는 AI를 이용해 황색 콘텐츠 차단 관련 단어 데이터베이스(DB)를 구축하고 있지만 숨바꼭질하듯 이를 피하는 기술이 더 빨리 업그레이드돼 어려움을 겪고 있다.

텐센트와 소후(搜狐)가 올 4월 터우탸오를 상대로 지식재산권 침해 소송을 제기한 것도 가벼운 사태가 아니다. 터우탸오는 바로 다음 날 "텐센트와 소후가 오히려 우리의 지재권을 침해했다"며 맞소송을 냈다. 하지만 1인 미디어 등 외부 콘텐츠로 회사를 키운 데 대한 부메랑 효과로 터우탸오가 곤욕을 치루고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여러 우려에도 터우탸오에 대해 "중국이 저임금 저급(低級) 기술에 의존한 제조기지에서 기술적으로 정교한 시장으로 변모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MIT테크놀로지리뷰 최신호)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창업자인 장이밍 CEO는 터우탸오 모델의 해외 이식(移植)에도 나섰다. 북미판 영어 뉴스앱 톱버즈(Topbuzz)를 만든 데 이어 작년 10월 인도 최대 뉴스 영상 포털 데일리헌트를 2500만달러에 인수한 것이다. 장 CEO는 "모바일 인터넷 시대에 제지술이나 인쇄술처럼 터우탸오가 21세기 정보의 전파 방식을 바꿀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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