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부터 팽목까지, 세월호 뱃길 따라 809km 걷는 사람들

신영근 2017. 5. 26. 2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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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산 진입한 '416 희망 순례단'.. "안전 사회 위한 지표 되길"

[오마이뉴스신영근 기자]

 '416 희망 순례단'이 26일 오전 충남 서산 삼길포항을 출발해서 가로림만을 걷고 있다.
ⓒ 416 희망 순례단 제공
지난 2014년 4월 16일을 우리 국민은 잊지 못할 것이다. 세월호 참사는 3주기를 넘어 어느덧 1137일째를 지나고 있다. 그런데도 아직 진상은 제대로 규명되지 못하고 미수습자 또한 우리 곁으로 모두 돌아오지 않고 있다. 세월호가 인양된 목포신항에는 지금도 미수습자 가족들과 유가족들이 세월호 수색을 지켜보고 있다.

이런 가운데 세월호 참사 삼년상을 치르고 304인의 억울한 죽음이 헛되지 않아야 한다는 염원으로 4.16 도보 순례를 진행중인 사람들이 있다. 종교·문화계 인사들과 일반 시민들로 구성된 '세월호 희망의 길을 걷는 사람'은 지난 15일 인천 연안부두에서 '416 순례길 출발식'을 갖고 7월 6일까지 53일간 세월호가 출항했던 인천항에서부터 참사가 일어났던 진도 팽목항까지 서해안 뱃길을 따라 809km를 걷는다.

 '416 희망 순례단'이 세월호 뱃길을 따라 진도 팽목항까지 순례길에 나서고 있다.
ⓒ 416희망 순례단 제공
'416 희망 순례단'은 인천-시흥-안산-화성-평택 등을 거쳐 지난 21일 충남에 들어섰다. 이후 아산-당진 등을 거쳐 25일 충남 서산 삼길포항에 도착했다. 삼길포항에서 하루를 마무리한 '416 희망순례단'은 26일 오전 민주노총 당진플랜트건설노동조합과 인사를 나눈 후  서산지역 18km 순례 일정 시작했다. 이 길에는 지난 15일 인천항에서 출발한 10여 명과 참교육학부모회 서산, 태안 지회 등 지역 시민단체 및 서산 시민 등 20여 명이 합류했다.

이번 '416 희망순례길'에서 단장을 맡고 있으며 인천항에서부터 순례를 하고 있는 박소정 씨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세월호가 곧 대한민국호이다. 세월호 참사가 일어난 것은 대한민국이 침몰하고 있다는 거와 똑같다. 지난 정부의 안전 불감증으로, 총체적인 부실 속에서 세월호 참사가 일어났다고 생각한다. 세월호 참사가 일어났을 때 모든 국민이 슬퍼했고 추모했다.

그러나 참사의 진실이 규명되지 않고 시간이 지나감에 따라 세월호 참사를 둘러싸고 국민이 둘로 갈라졌다.  더 이상 세월호 참사를 진보, 보수의 문제로 바라봐서는 안 된다. 희생된 분들을 추모하고 미수습자가 하루 빨리 가족들 품으로 돌아가기를 바라며, 유가족들을 국민이 위로해야 한다. 조계종 화쟁위원장인 도법스님의 제안으로 이루어진 이번 '416 희망 순례길'은 안전한 사회를 위한 새로운 몸짓을 만들어야 함과 동시에 다시는 세월호와 같은 참사가 일어나지 않아야 한다는 바람이 담겼다."

 8년의 투쟁끝에 지켜낸 가로림만을 '416 희망 순례단'이 걷고 있다.
ⓒ 416희망 순례단 제공
특히 '416 희망 순례단'에 따르면 지난 25일 지리산 실상사에서도 2014년 8월 30일에 시작한 '세월호 지리산 천일기도'를 끝내는 회향식이 열렸다고 한다. 이 자리에서는 416 가족합창단과 416 희망 순례단을 이끄는 조계종 화쟁위원장 도법스님, 그리고 시민들이 참석한 가운데 세월호 플래시몹과 합창 등이 진행됐다. 또한 미수습자가 가족의 품으로 돌아오고, 안전하고 평화로운 사회가 이루어지기를 염원하는 천 개의 노란 연꽃 등이 밝혀졌다.

서산에서 416 희망 순례를 함께 하고 있는 참교육학부모회 서산, 태안지회 회장 박선의씨는 "그동안 세월호 참사 3주기가 지나고 마치 세월호가 잊히는 것만 같아 안타까웠다. 수학여행을 가기 위해 떠났던 아이들과 일반인들의 희생이 잊히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걷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3년 동안 서산에서 촛불을 함께 들었던 사람들과 걷는 이 길이 안전사회건설을 위한 지표가 되었으면 좋겠다"며 발걸음을 재촉했다.

 '416희망 순례단'이 8년의 투쟁끝에 지켜낸 가로림만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며 포즈를 취하고 있다.
ⓒ 416희망 순례단 제공
한편 '416 희망 순례단'과 서산시민단체 회원 20여 명은 26일 서산서의 첫 일정으로 18km 순례길을 마치고 오후 5시30분쯤 이날 목적지인 환성3리 마을회관에 도착했다. '416 희망 순례단'은 오는 27일에도 서산에서 태안까지 18km 일정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번 '416 순례길'은 산티아고 순례길처럼 이 길 위에서 사람과 사람, 마을과 마을을 이으며 희망을 몸짓을 함께 하기 위해 기획됐다. 지난해 9월 5일부터 45일간 세월호가 출발했던 인천항을 시작으로 서해안을 따라 인천-시흥-안산-화성-평택-당진-서산-홍성-보령-서천-군산-김제-부안-고창-영광-함평-무안-목포-해남-팽목항을 잇는 총 809㎞ 순례길로 이루어져 있다. 또한 일반 시민들도 사전에 '세월호 희망의 길을 걷는 사람' 누리집(http://hopeway.kr)에 신청하면 함께 순례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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