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사설] '종교인 과세' 또 미루자는 김진표 위원장의 몰염치

2017. 5. 26. 1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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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기획자문위원장인 김진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종교인 과세를 2년 더 미루려고 법 개정을 시도하고 있다.

김 의원은 종교인 과세를 2018년에서 2020년으로 늦추는 소득세법 개정안을 만들어 기독교 신자 의원들을 중심으로 서명을 받고 있다.

김 의원이 진정 독실한 신자라면 법 개정 시도를 당장 중단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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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국정기획자문위원장인 김진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종교인 과세를 2년 더 미루려고 법 개정을 시도하고 있다. 김 의원은 종교인 과세를 2018년에서 2020년으로 늦추는 소득세법 개정안을 만들어 기독교 신자 의원들을 중심으로 서명을 받고 있다. 김 의원 역시 수원중앙침례교회 장로로 민주당 기독신우회 회장을 맡고 있다. 오랜 세월 수많은 논의와 갖은 진통 끝에 입법화한 종교인 과세를 시행 7개월을 앞두고 또다시 연기시키려 하다니 참으로 염치없는 짓이다.

국정기획자문위원장인 김진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16일 국회에서 열린 국방위원회 상임위에서 질문을 마친 뒤 회의장을 떠나고 있다. 김태형 기자 xogud555@hani.co.kr

김 의원은 “종교인의 소득을 파악하기 쉽지 않고 홍보와 교육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큰 혼란이 야기될 수 있다. 또 산적한 국정과제를 안고 있는 문재인 정부에서 남은 7개월 동안 도저히 준비를 못 한다”고 말했다고 한다. 2015년 12월 법안 통과 때 이미 2년의 유예기간을 줬는데 이제 와서 또 준비 부족을 이유로 들다니 누가 납득하겠는가. 종교인 과세를 아예 무산시키려고 억지 핑계를 대는 게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든다. 또 ‘조세 정의’를 포기해야 할 정도로 시급한 국정과제가 무엇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김 의원은 “문재인 대통령도 과세 유예에 공감하고 있다”며 대통령까지 팔았는데,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은 26일 “청와대와 조율을 통해 결정된 것은 없다고 알고 있다”고 밝혔다.

1968년 국세청이 처음으로 종교인 과세를 추진한 이후 종교인 과세의 당위성은 수없이 논의돼 왔다. 또다시 이를 거론하는 것이 민망할 지경이다. 모든 국민이 ‘납세의 의무’를 진다는 것은 헌법 조항이다. 종교인은 세금을 내지 않아도 된다는 특별법이 따로 있는 것도 아니다. ‘소득 있는 곳에 세금 있다’는 국민개세주의는 결코 협의나 합의의 대상일 수 없다.

종교인 과세 문제가 논란이 되는 것 자체가 대다수 종교인에겐 모욕일 수 있다. 외국의 사례를 들 필요도 없다. 가톨릭은 이미 1994년 주교회의 결의에 따라 소득세를 원천징수하고 있다. 불교와 개신교에서도 승려와 목회자 스스로 세금을 내거나 종단에서 세금 납부를 지원하는 사례가 많다. 목사직을 대물림하는 일부 대형교회를 제외하면 과세에 반대하는 종교인은 소수에 그친다. 이들과 일부 정치인이 종교인 전체를 욕먹이고 있는 셈이다. 김 의원이 진정 독실한 신자라면 법 개정 시도를 당장 중단해야 할 것이다.

▶ 관련 기사 :청와대 “종교인 과세 유예 추진? 청와대와 조율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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