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수장' 노리는 홍준표, 넘어야 할 산

김재은 2017. 5. 26. 1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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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완종 리스트 관련 대법원 판결 '촉각'
당원권 재정지는 없을 듯
친박보다는 우위..외부인사 경쟁시 '위기'
홍준표 전 경상남도지사가 12일 오후 인천공항을 통해 미국으로 출국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김재은 기자] 홍준표 전 경남도지사가 내달 4일 귀국키로 하면서 자유한국당의 당권 경쟁이 본격화할 전망이다. 한국당은 오는 7월 3일 전당대회를 통해 당대표를 선출한다.

현재 자유한국당 당대표 후보에 친박인 홍문종, 원유철, 유기준 의원을 비롯해 정진석, 나경원 의원 등이 이름을 올리고 있지만 홍 전 지사가 가장 유력하다. 정우택 대표권한대행은 불출마를 선언했다.

외부에서는 황교안, 김황식 전 국무총리, 김병준 교수, 김태호 전 최고위원 등이 거론된다.

◇ 대법원 판결 ‘촉각’…당원권 재정지 없을 듯

홍 전 지사가 당권을 잡는데 있어 성완종 리스트와 연루된 대법원 판결이 가장 큰 아킬레스다.

홍준표 전 지사는 2011년 6월 중하순 당대표 경선을 앞두고 자신의 국회 의원회관 집무실에서 성 전 회장의 지시를 받은 윤승모 전 경남기업 부사장을 만나 쇼핑백에 든 불법 정치자금 1억원을 받은 혐의(정치자금법 위반)로 2015년 7월 불구속 기소됐다. 불구속 기소와 함께 당원권도 정지됐다.

2016년 8월 서울중앙지법(1심)은 홍 지사에게 당선무효형인 징역 1년6월 및 추징금 1억원을 선고했다. 다만 현직 자치단체장인 점 등을 감안해 법정구속을 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지난 2월 16일 서울고법 형사2부(항소심)는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홍 지사에게 실형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무죄를 선고했다.

대법원에서 무죄로 확정될 경우 논란은 일단락된다. 만약 대법원이 유죄 취지로 파기환송한다면 홍준표 전 지사는 또다시 재판대에 서야 한다. 홍 전 지사가 여기서도 불복하면 대법원 항소까지 아직도 3번의 재판이 남아있는 셈이다.

한국당 대선 후보로 일시적으로 풀어준 당원권은 원칙적으로 대법원의 확정 판결 전까지 정지되는 게 맞다. 하지만 홍 전 지사의 발언대로 친박의원들의 당원권 정지도 풀어준 마당에 홍 전 지사의 당원권을 재정지시키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 친박보다는 洪에 ‘우위’…외부 인사 경쟁시 위기될 수도

홍문종, 원유철 의원 등 친박의원들과의 당권경쟁에 있어 정두언 전 의원은 홍 전 지사의 우위를 점쳤다.

정두언 전 의원은 26일 라디오에서 “모양이 참 우습지만, 홍준표 전 대통령 후보가 (당대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친박이 또 무슨 당권에 도전한다는 얘기는 언어도단이다. 벌써 이당에 미래가 없다는 얘기”라며 “친박은 보수라기보다 수구고, 이미 박근혜 탄핵과 구속으로 폐족이 됐다”고 평가했다.

이어 “자유한국당이 이러다 영남 자민련으로 축소될 것”이라며 “이합집산하는 과정에서 자유한국당도 장기적으로 없어지지 않겠느냐”고 예상했다. 이날 한국갤럽에 따르면 자유한국당 지지율은 8%로 지난주와 동일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51%로 처음으로 과반을 넘어섰다.

홍준표 전 지사가 페이스북에 올린 미국 애리조나 세도나 등산 사진.
홍 전 지사는 지난 24일 가족들과 미국 애리조나 세도나 등산 사진과 함께 “다시 광야에 서야 하는 내 입장을 정리하는 기회를 가졌다. 자유대한민국의 기치를 다시 세운다는 일념으로 다시 시작하겠다”고 글을 남기며 활동재개를 암시했다.

홍 전 지사는 미국에서도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으로 거침없는 정치적 발언을 이어왔다. 당 내에서 당권을 두고 대립하고 있는 친박 세력을 ‘박근혜가 탄핵되니 바퀴벌레처럼 숨어있던’ 세력이라며 원색적으로 비난했다. 또 ‘대선을 계기로 국민이 준 마지막 기회를 신보수주의 기치로 다시 시작해야 한다’며 당권 도전 의지를 꾸준히 시사했다.

이철우 사무총장은 외부 명망있는 인사를 당대표로 추천해 홍 전 지사와 경쟁해야 한다고 밝혔다. 만약 유력 외부인사가 당권에 도전한다면 자유한국당의 이미지 쇄신과 혁신에 큰 도움이 되는 만큼 홍 전 지사에는 위기가 될 수 있다. 물망에 오르는 인사중 김황식 전 총리는 한국당 당권 도전 질문에 “난 정치에 관심이 없는 사람”이라며 거부 의사를 표명했다.

어찌됐든 홍 전 지사의 귀국을 계기로 친박의원들과 당권을 둘러싼 다툼은 본격적으로 전개될 전망이다. ‘바퀴벌레’, ‘낮술 드셨냐’, ‘육모방망이’ 등 막말 대잔치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김재은 (aladin@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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