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정부 장관들, 文대통령 만나 국정 건의

장윤희 2017. 5. 26. 1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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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장윤희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은 26일 박근혜 정부에서 임명된 국무위원들과 상견례를 하며 국정 현안 대화를 나눴다. 새 정부 장차관 인선을 진행하는 문 대통령이 국무위원들을 한 자리에 불러모은 것은 취임 후 이번이 처음이다.

【서울=뉴시스】전진환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26일 오후 국무위원들과 오찬 간담회가 열린 청와대 인왕실에서 유일호(왼쪽) 부총리 겸 기획개정부장관의 인사말을 듣고 있다. 2017.05.26. amin2@newsis.com

문재인 정부는 조기 대선이란 특수한 상황에서 당선되자마자 출범했다. 이 때문에 개각이 완성되지 않은 채 이전 정부에서 임명된 국무위원과 한두 달가량 일을 해야 하는 상황이다. 국무위원들은 문 대통령과의 회동에서 "정권은 바뀌었지만 나라 현안과 사회 문제 해결을 위해 협조하며 최선을 다하겠다"고 목소리를 모았다.

이날 각 국무위원들은 돌아가면서 문 대통령에게 직언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들은 각 부처의 이슈와 해결 과제에 대해 알렸다.

유일호 총리대행은 "지난 정부의 마지막 내각이자 새 정부의 첫 내각이란 자세로 최선을 다하겠다"며 "우리 경제가 수출을 중심으로 회복의 불씨가 살아나고 있지만 내수와 소비부진의 과제는 여전하다. 이 불씨를 잘 살리는 것이 당면과제이고 이를 위해 당연히 협조하겠다"고 강조했다.

강은희 여성부장관은 "정부는 국민만 보고 지속적으로 잘 운영되어야 한다"며 "어제(25일) 대통령이 새만금 잼보리 대회 유치와 관련한 말씀을 준 것에 대해 깊이 감사하다. 청소년들에게 희망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주영환 산업통산부장관은 "최근 수출 상승세 경향을 보이고 있는데 이것을 견고하게 유지해 나가는 게 중요하다. 이를 위해 산업경쟁력의 제고와 에너지신산업분야를 중시하는 방향을 설정하고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통상현안이 당면과제인데 지난해부터 미국과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의 출범이후 변화가능성을 면밀히 분석하면서 대응하는 것이 중요하다. 대기업과 중견기업 등 기업의 목소리도 많이 들어줬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홍용표 통일부장관은 "북한과의 민간교류 관리가 중요한데, 내가 학자일 때는 분리가 필요하다고 생각했지만 현직에 와보니 쉽지 않은 부분이 있다"며 "민간교류 기준을 잘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통일준비위원회와 관련해 비판도 많았지만 시스템의 구축이란 성과도 있었으니, 연속성 차원에서 이를 주목해주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이기권 고용노동부장관은 "일자리 정책을 국정의 최우선으로 삼고 취임 첫 일정으로 인천공항을 방문해 좋은 일자리에 대한 메시지를 준 것에 깊이 감사하다"며 "최근 전반적인 경제 지표들이 좋아지고는 있지만 계속 나빠지는 지표가 바로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격차문제"라며 두 가지를 건의했다.

그는 "장관 임명 때까지는 시간이 걸리므로 우선 차관으로 하여금 민간일자리위원회와의 이야기를 들어가면서 추진하면 갈등을 줄여가며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노동3법의 개선으로 불확실성을 확실성으로 바꿔주는 것이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제안했다.

윤병세 외교부장관은 "최근 국제간의 문제는 정상외교를 통해 풀어가는 경향이 확대되고 있으므로 우리의 국력신장에 걸맞게 외교대통령이 되어주길 바란다"며 "최근 특사파견과 관련해 초기 반응이 좋은 것 같다. UN 등 국제 공조관계를 잘 활용하고, 주변 4국에 더해 EU와 ASEAN과의 관계를 잘 구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양희 미래창조과학부 장관은 "최근의 수출 호조는 반도체 등 IT산업의 몇 가지 경쟁력에 힘입은 바 크지만 다양성과 역동성의 부족이 문제다. 이 다양성은 국민 개개인의 창의성에 기반한 좋은 기업의 창업으로 극복할 수 있고, 경제의 선순환을 가져오는 기반이 될 것"이라며 "좋은 기업을 만들기 위해서는 기반이 되는 과학기술 투자를 확대하고, 기존의 산업도 4차 산업혁명화하고, 관련법과 제도의 정비가 중요하다"고 밝혔다.

김재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농식품 분야는 다른 분야에 비해 중요하다고 생각하지 않는 판단들이 정권 자체를 흔들만한 사고로 이어진 전례들이 많다"며 "이 분야는 약자의 산업이며 정서적으로 예민한 분야이므로 중요하게 생각해주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가축질병분야에서 많은 제도개선을 해왔는데 일선 현장에서의 많은 목소리도 있을 수 있지만 강력히 추진해 나가야 한다. 쌀 문제에 대해서는 근본적 개선 대책이 필요하다"며 "농식품부 부처 차원에서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매년 30만t의 과잉 생산되고 있지만, 소비는 줄고 있는 것이 문제다. 이를 국제원조협약을 통해 해외로 빼내는 방법과 대북 지원 등의 근본적 개선 대책이 필요하다. 가뭄이 극심한데 전국적 현상은 아니더라도 국지적, 정서적으로 매우 예민하므로 대통령의 관심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서울=뉴시스】전진환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26일 오후 국무위원들과 오찬 간담회가 열린 청와대 인왕실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17.05.26. amin2@newsis.com

임종룡 금융위원회 위원장은 "시장은 불확실성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므로 새 정부가 잘 선별하되 정책의 일관성 있는 메시지가 중요하다. 가계부채가 심각한데 새 정부의 과제를 넘겨드려 죄송하다"면서 "빚을 일부러 내는 사람은 없으니 빚내는 이유를 해소하는 대책이 필요하다. 금융정책만으로는 안 되고, 성장 복지를 포함한 종합 대책이 필요하다. 기업구조조정의 문제는 확고한 원칙을 세우는 것이 중요하고, 그 원칙은 이해관계자의 손실·분담이 되어야 한다"고 건의했다.

박인용 국민안전처 장관은 "국민안전처 출범 2년 반을 살펴보니 동맥과 정맥은 있는데 실핏줄이 없다는 느낌"이라며 "그동안 법과 시행령을 만들어 실핏줄이 생성되고 있으나 전문가의 부족이 문제다. 대한민국 재난안전 시스템은 시스템에 대한 정책은 없고 대책만 있는 것이 문제이니 이 점을 주목해 주시라"고 제안했다.

한민구 국방부 장관은 "군은 통수권자에게 절대 복종하는 신뢰의 조직이다. 군은 사기를 먹고사는 조직이니 기회가 있을 때마다 격려해 주시면 좋겠다"면서 "국방 예산은 내년도에 GDP의 2.5% 정도는 되어야 된다는 생각이다. 방위산업에 대해서는 기술발달의 속도가 매우 빠르고, 전력화에 장시간이 소요되므로 패스트트랙(국회선진화법 안건 신속처리)을 어떻게 적용할까가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준식 교육부장관은 "새 정부에서도 자유학기제, 돌봄교실 확대, 직업교육 증진으로 능력중심 사회로 만드는 것이 지속되고 있어 다행스럽다"면서 "교원양성 교육이 핵심인데 중요 순위에서 지금까지 밀려 있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4차 산업혁명시대에 맞는 인재를 양성하려면 교원에 대해 교원대학시절부터 커리큘럼을 잘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건의했다.

김영석 해양수산부 장관은 "해운산업 특성을 이해에 기반한 정책 마련이 중요하다"며 "해운·조선·플랜트·금융이 연계해 발전하지 않으면 위기는 언제든지 올 수 있다. 심해저·남북극은 잠재적 가능성이 많은 분야이니 비전을 가져 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국무위원들의 발언을 들은 뒤 "이 모든 말씀들을 국정기획자문위원회 인수인계 과정에서 충분히 논의해 달라"며 "우리가 박근혜 정부 전체를 어떻게 평가하든 각 부처의 노력들을 연속성 차원에서 살려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간담회에는 18명의 국무위원 중 유 부총리를 비롯해 이준식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최양희 미래창조과학부·윤병세 외교부·홍윤식 행정자치부·김재수 농림축산식품부·이기권 고용노동부·한민구 국방부·정진엽 보건복지부·강호인 국토교통부·홍용표 통일부·주형환 산업통상자원부·조경규 환경부·박인용 국민안전처·김영석 해양수산부·강은희 여성가족부 장관 등 16명이 참석했다. 나머지 법무부와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현재 공석인 상태다.

국무위원은 아니지만 임종룡 금융위원장과 정재찬 공정거래위원장도 국무회의에 참석하는 장관급 인사 자격으로 자리를 함께 했다.

ego@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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