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뉴스]말많은 트럼프의'악수 외교'..마크롱과 기싸움, 메르켈에게 악수 거절
[경향신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70)의 손은 정직하다. 악수하는 상대에 대한 마음을 숨기지 못한다. 이 때문에 만나는 외국 정상과 ‘악수 외교’을 할 때마다 뒷얘기를 낳는다. 악수는 제대로 했는지, 몇 초 동안 손을 잡고 있었는지, 분위기는 어땠는지.
■트럼프, 마크롱과 ‘기싸움’ 악수
트럼프가 이번에는 팔씨름에 가까운 악수를 했다. 상대는 아들 뻘인 프랑스의 최연소 대통령 에마뉘엘 마크롱(39)이었다. 두 사람은 25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정상회담을 앞두고 브뤼셀 주재 미국 대사관저에서 따로 만남을 가졌다. 트럼프와 마크롱은 점심을 함께 하기 전 나란히 놓인 의자에 앉아 악수했다. 그런데 두 사람 모두 기싸움을 하듯 9초 가량 서로의 손을 꽉 쥐었다. 현장에 풀 기자로 들어간 필립 러커 워싱턴포스트 기자는 두 정상이 악수한 장면을 “손가락 관절이 하얗게 변했고 이는 악물었으며 얼굴은 딱딱하게 굳어졌다”고 묘사했다.마지막 순간 트럼프가 힘을 풀어 손가락이 느슨해졌지만 마크롱은 여전히 트럼프의 손을 세게 잡고 있었다.
트럼프와 마크롱은 이날 오후 정상회담에서도 악수를 놓고 신경전을 벌이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로이터통신은 “마크롱은 나른 나라 정상 중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에게 가장 먼저 다가가 악수를 나누고 트럼프를 기다리게 했다. 트럼프가 마침내 마크롱과 마주했을 때 그는 마크롱의 손을 세게 잡아당겼다”며 “카메라에 잡힌 두번째 어색한 순간은 화제가 됐다”고 전했다. 마크롱과 메르켈은 유럽 통합과 개방, 자유주의와 시장경제 등 노선을 함께 한다. 지난 14일 취임한 마크롱은 바로 다음날 외국 정상 중 처음으로 메르켈을 만나러 독일 베를린으로 달려갔다.
■메르켈 악수 제안 거절한 트럼프
지난 3월 17일 트럼프는 워싱턴 백악관에서 유럽의 ‘대통령’이라 여겨지는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만났다. 두 사람은 회담을 하기 전 백악관 집무실인 오벌오피스에 나란히 앉아 사진 촬영을 했다. 이런 때 화기애애한 악수는 통상적인 외교적 제스처다. 기자들이 악수를 요청하고 메르켈이 “악수를 하실래요”라고 물었지만 트럼프는 대꾸도 없이 얼굴을 찌푸리기만 했다. 두 사람 사이에는 어색한 침묵이 흘렀다.
외교적 무례라는 지적이 나오자 션 스파이서 백악관 대변인은 “대통령이 메르켈 총리의 (악수하자는) 말을 듣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트럼프는 지난 4월23일 취임 100일을 맞아 AP통신과 인터뷰에서 이에 대한 질문을 받자 “누군가 ‘메르켈과 악수하라’고 소리를 친 것 같다. 하지만 난 듣지 못했다. 그리고 나는 메르켈과 그 전에 네 번이나 악수했다”고 답변했다. 그러면서 “최상의 케미 중 하나(One of the best chemistries)가 메르켈과 만났을 때였다”고 말했다.
■트럼프, 아베 손은 19초 동안 놓지 않아
트럼프는 지난 2월 10일 워싱턴 백악관에서 만난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손을 19초 동안 잡고 놓지 않았다. 그는 악수하면서 왼손을 아베의 손등에 얹어 쓰다듬으며 호의를 가감 없이 드러냈다. 악수가 너무 오랫동안 이어지면서 CNN은 이날 악수를 ‘세계 정상 간의 가장 어색한 악수’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당시 아베는 미국 인프라 투자 등 온갖 경제협력 선물을 트럼프에게 안겨 국내에서 ‘조공외교’라는 비판도 들었다. 트럼프는 이런 아베를 전용기 에어포스원에 태워 자신 소유의 플로리다주 마라라고 리조트로 데려갔다. 두 사람은 트럼프의 전용차를 함께 타고 리조트 근처 골프장 두 곳을 옮겨 다니며 27홀을 돌았고 부부동반 만찬 등 네 끼를 같이 먹었다.
<이인숙 기자 sook97@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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