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국정농단’ 청문회에서 경찰에게 진압당하는 이화여자대학교 학생들의 모습을 보고 눈물을 보였던 김혜숙 교수가 이화여자대학교 제16대 신임 총장 후보로 선출됐다.

26일 이화여대 선거관리위원회는 제16대 총장 결선투표에서 김혜숙 철학과 교수가 57.3%, 김은미 국제학과 교수가 42.7%의 득표율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대 선거관리위원회는 결선투표 순위를 표기한 채 두 교수를 학교법인 이화학당 이사회에 총장 후보자로 복수 추천해야 한다. 하지만 결선투표에서 김혜숙 교수가 1위를 차지한 만큼 이사회에서는 김혜숙 교수를 총장으로 선임할 것으로 추정된다. 이사회 선임 결과는 같은날 오후께 발표된다.

결선투표는 지난 22일 치른 사전투표와 24일 1차 투표 결과를 합산해 1, 2위를 차지한 김혜숙 교수와 김은미 교수를 대상으로 실시했다. 사전·1차 투표 결과 김혜숙 교수가 총 득표율 33.9%를, 김은미 교수가 17.5%의 표를 얻었으나 과반수 득표자가 없어 2차 투표가 진행됐다.

이번 총장 선거는 1886년 개교 이래 사상 최초로 직선제로 치러졌다. 총 선거권자는 교원, 직원, 학생, 동창 등을 포함한 2만4859명으로 구성됐다.

투표 반영 비율 등에 따르면 선거권자 1명의 표 가치가 교수 1표·직원 0.567표·학생 0.00481표·동창 0.025표로 환산된다. 이 점을 감안하면 김혜숙 교수는 학생 뿐 아니라 동료 교수들로부터도 상당한 지지를 얻은 것으로 보여진다.

한편, 김혜숙 교수는 지난해 10월 최경희 전 총장 퇴진의 계기가 된 미래라이프대학(평생교육 단과대학) 사태에서 학생들의 편에 서서 교수 시위를 주도했다.

특히 작년 12월 진행된 최순실 국정농단 진상규명 국조특위 4차 청문회에 출석해 학생들이 학교 건물에 난입한 경찰에게 속수무책으로 끌려가는 동영상을 보고 눈물을 흘려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화여자대학교 신임 총장 취임식은 오는 31일 이화여자대학교 창립 131주년 기념식에서 열릴 예정이다. 임기는 2021년 2월까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