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없이 포옹해주던 내 딸, 이제서야 만날 수 있게 돼.."

세종=유성열 기자, 목포=김영균 기자 2017. 5. 25. 1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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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4층 선미에서 수습된 유골의 신원이 단원고 학생 조은화양으로 25일 확인됐다.

세월호 참사 미수습자 중에선 앞서 진도 침몰해역에서 수습된 단원고 교사 고창석씨, 선체 3층에서 수습된 단원고 학생 허다윤양 신원이 확인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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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조은화양 신원 확인
세월호 희생자인 단원고생 조은화양의 어머니 이금희씨가 지난달 4일 전남 목포신항에서 열린 기자회견 때 조양 사진 앞에 서 있다. 뉴시스

세월호 4층 선미에서 수습된 유골의 신원이 단원고 학생 조은화양으로 25일 확인됐다. 세월호 침몰 발생 1135일 만이자 선체 수색 37일 만이다. 미수습자 유골의 신원이 공식적으로 밝혀지기는 세 번째다.

단원고 2학년 1반에 다니던 조양은 전교 1등을 도맡아 했다. 수학을 좋아하고 계산이 빨라 회계 분야를 담당하는 공무원을 꿈꿨다고 한다. 수학여행을 떠나던 날에도 공부하겠다며 가방에 책과 필기구를 챙겨갔다. 지난 11일 학생증과 독서실 카드를 포함해 조양의 소지품이 담긴 가방이 먼저 발견됐었다.

조양은 착하고 싹싹하면서 친구 같은 딸이었다. 등교할 때면 ‘버스에 탔다’ ‘어디를 지났다’ ‘학교에 도착했다’고 수시로 어머니 이금희(49)씨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귀가 후에는 학교에서 있었던 일을 조목조목 얘기하기도 했다. 이씨가 혼자 밥을 먹으면 앞에 앉아서 숟가락에 반찬을 얹어 주고, 등교할 때 이씨의 기분이 안 좋아 보이면 하굣길에 간식거리를 사오기도 했다.

딸을 잃은 이씨는 혈압과 혈당이 치솟은 상태로 3년 이상을 버텼다. 딸을 다시 만날 때까진 쓰러질 수 없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조양의 신원이 확인됐다는 소식을 전해들은 이씨는 “지금껏 딸을 기다리면서 ‘저 배 안에 내 딸 은화가 없으면 어떡하지’라는 무서운 생각이 간혹 들기도 했었다”면서도 “(생전에) 항상 말없이 포옹해주었던 내 딸을 이제야 만날 수 있게 됐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이씨는 “‘딸을 찾고 집으로 돌아가면 꼭 행복하게 살 것’이라고 아이들을 잃은 엄마들과 부둥켜안고 운 적이 많았다”면서 “다시는 우리처럼 아픔을 겪는 사람들이 없도록 (국가가) 제도 정비를 잘 해주기 바란다”고 했다.

세월호 현장수습본부는 지난 10∼13일 세월호 4층 선미 좌현 객실구역에서 비교적 흩어지지 않은 상태의 뼈 다수를 수습했었다. 이 가운데 유전자(DNA) 분석에 필요한 시료 채취가 가능한 대표부위 3점(아래팔·넙다리뼈·위팔뼈)을 분석 의뢰했다. 함께 수습된 치아와 치열에 대한 법치의학 감정도 실시했다. 정확성을 높이기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과 대검찰청이 함께 DNA 분석을 진행했다. 뼈 상태가 비교적 양호해 예상보다 이른 약 2주 만에 분석 결과가 나왔다.

세월호 참사 미수습자 중에선 앞서 진도 침몰해역에서 수습된 단원고 교사 고창석씨, 선체 3층에서 수습된 단원고 학생 허다윤양 신원이 확인됐었다. 지난 23일 3층에서 신분증과 함께 온전한 형태로 수습된 유골은 일반인 승객 이영숙씨로 추정된다. 현재 DNA를 분석하고 있다.

세종=유성열 기자, 목포=김영균 기자 nukuva@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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