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20 월드컵]"구보 때문에 기다리는 거죠" 실감할 수 있었던 일본의 '구보 신드롬'

윤은용 기자 plaimstone@kyunghyang.com 2017. 5. 25. 1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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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U-20 대표팀의 구보 다케후사가 지난 24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7 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 조별리그 D조 2차전 우루과이와 경기에 앞서 국가를 부르고 있다. 수원 | 연합뉴스

“다들 구보 때문에 기다리는 거죠.”

지난 24일 2017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 조별리그 D조 2차전 일본-우루과이전이 끝난 뒤 믹스트존에서 선수들을 기다리던 한 일본 기자가 말했다. 일본 기자들은 이날 ‘일본의 메시’라며 기대를 마지 않는 구보 다케후사(16)를 만나기 위해 몰려 있었다.

이날 구보는 전반 20분 공격수 오가와 고키가 부상으로 그라운드를 나가면서 생각보다 일찍 투입이 됐다. 전반에는 별다른 활약이 없었지만, 후반전이 시작하자마자 여러 차례 좋은 기회를 만들며 깊은 인상을 남겼다.

경기 후 일본 선수들이 하나둘씩 빠져 나오며 믹스트존에서 기자들과 인터뷰를 하는 가운데 구보의 모습은 좀처럼 보이지 않았다. 이유가 있었다. 구보가 도핑 테스트 대상자로 선정됐기 때문이다. 구보는 다른 선수들이 다 빠져나가고도 한참을 더 있다가 오후 11시40분쯤이 되서야 어두운 표정으로 믹스트존에 들어섰다.

구보는 “전반전에 전혀 좋은 스타트를 끊지 못했다. 이대로 끝낼 수는 없다고 생각했다”며 “결과적으로 몇 번이나 있었던 찬스에서 (골을) 넣지 못했고 역으로 상대는 한 번의 찬스를 살렸기에 졌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내 “솔직히 아쉬운 일이지만 이미 끝난 일이기 때문에 뒤를 돌아보지 않고 이탈리아전을 위해 몸과 마음을 모두 전환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일본 취재진이 지난 24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7 국제축구연맹 U-20 월드컵 일본-우루과이전이 끝난 뒤 믹스트존에서 구보 다케후사를 기다리고 있다. 수원 | 윤은용 기자

구보에 대한 일본의 열기는 뜨거운 정도를 넘어섰다. 익명을 요구한 한 일본 기자는 “사실 이번 대회에 대한 일본 내 관심은 그리 높지 않다. 이들 중 그 누구도 J리그에서 꾸준히 기회를 잡는 선수가 없다. 만약 관심이 있다면 그건 순전히 구보 때문”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번 주만 보면 일본에서 가장 뜨거웠던 화제가 바르셀로나와의 리그 최종전에서 2골을 넣은 이누이 다카시(에이바르)와 세리에A 시즌 최종전에서 프리킥 골을 넣은 혼다 게이스케(AC밀란)였는데, 구보는 이 둘을 능가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대회에 대한 전반적인 관심이 일본에서는 그리 높지 않음에도 많은 일본 기자들이 한국을 찾은 이유를 단순히 구보 때문이라고 단정짓기에는 무리가 있다. 또 다른 답은 2020년 도쿄 올림픽에서 찾을 수 있다. 이 기자는 “이번 대회에 나서는 선수들이 도쿄 올림픽에서 주축이 되는 선수들이다. 거기에 대한 기대감도 분명히 있다”고 답했다.

<윤은용 기자 plaimston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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