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행정부 입방아에..英·이스라엘 "美, 더는 못 믿겠다"

김희원 기자 2017. 5. 25. 1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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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밀했던 미국과 영국, 이스라엘 등 서구권 정보기관 간의 협력관계가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 등장 이래 균열을 빚고 있다.

트럼프가 이스라엘로부터 받은 극단주의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 관련 기밀을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교장관 등 러시아 인사들과 만난 자리에서 유출한 것을 계기로 이스라엘이 미국과의 정보교환 규정을 바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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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영·이스라엘, 안보협력 잇단 파열음
이스라엘, IS기밀 러 유출에 정보교환 규정변경
메이 영 총리, 테러 정보 유출에 공식 항의 방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AFP연합뉴스

[서울경제] 긴밀했던 미국과 영국, 이스라엘 등 서구권 정보기관 간의 협력관계가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 등장 이래 균열을 빚고 있다.

트럼프가 이스라엘로부터 받은 극단주의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 관련 기밀을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교장관 등 러시아 인사들과 만난 자리에서 유출한 것을 계기로 이스라엘이 미국과의 정보교환 규정을 바꿨다.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도 멘체스터 테러 관련 기밀 정보가 미 언론에 끝없이 새어나가자 나토 정상회의에서 트럼프 대통령에 공식 항의하기로 했다.

미 의회 전문매체 더 힐은 아비그도르 리버만 이스라엘 국방장관의 라디오 회견 내용을 인용, 이스라엘이 대미 정보교환규정을 수정했다고 2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리버만 장관은 국방부가 운영하는 ‘국군 라디오’와의 회견에서 이스라엘이 “그동안 미국과 유례없은 정보협력관계를 유지해왔다”면서 그러나 이 사건 이후 “ 미국측과 명확히 해야할 사항등을 점검했다. 일부 규정을 손봤다”고 밝혔다.

그는 그러나 “모든 것을 언론에 밝힐 필요가 없으며, 일부는 밀실에서 논의해야 한다”면서, 구체적인 수정 내용에 대해서는 언급을 회피했다.

트럼프가 러시아에 유출한 기밀은 IS가 폭탄을 설치한 랩탑을 비행기에 실어 공중폭발시킬 것이라는 위협관련 정보로 이스라엘이 IS 내에 심어둔 고위급 비밀정보원으로부터 확보한 후 정보교환 규정에 따라 미국에 제공한 것이다. 이에 이스라엘 정보 당국자들은 트럼프의 이런 기밀 유출 때문에 중요한 정보원을 위험에 빠뜨릴 위험성이 크다며 미 측에 거세게 항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22명의 사망자를 불러온 영국 맨체스터 자살폭탄 테러의 여파도 영국과 미국의 안보 전선에 영향을 주고 있다.

테러에 쓰인 폭탄 사진 등 극히 민감한 수사 정보가 미 언론에 줄줄 새나가자 영국 정보·수사당국 내에서 “과연 미국을 믿고 기밀을 공유할 수 있느냐”는 회의감과 분노가 급속히 확산하고 있다.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만나 이를 공식적으로 항의할 예정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 가디언 등 영국 언론에 따르면 영국 정부는 범인의 신원을 밝힐 경우 수사에 지장을 줄 수 있다는 판단 아래 22일 테러 발생 후 민감한 수사 정보를 내놓지 않았다. 이에 공감한 영국 언론도 자신들이 취재한 테러 관련 정보를 제한적으로 보도하면서 수사에 협조했다.

하지만 테러 발생 다음 날인 23일 CBS, NBC 등 미 언론들은 앞다퉈 ‘정부 관계자’ 등을 인용해 기밀 폭로가 이어졌다. 자살폭탄 테러의 범인이 ‘22세 살람 아베디’라는 보도가 영국 정부의 공식 발표를 두 시간 이상 남겨둔 시점에서 나온 것을 비롯해 맨체스터 테러의 면면을 보여주는 상세한 보도가 미 언론에서 쏟아져 나왔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날 폭탄 파편, 범인이 맨 배낭 조각, 피 묻은 폭탄 뇌관, 폭탄 배터리 등 생생한 테러 현장 사진을 보도했다. 정보·수사당국 고위관계자가 아니면 파악할 수 없는 극비 정보였다.

앰버 루드 영국 내무장관은 B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더는 영국이 제공한 민감한 수사 정보를 언론에 유출하는 일이 일어나서는 안 된다는 점을 미국 측에 분명하게 밝혔다”고 말했다. 메이 총리는 25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리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이를 공식적으로 항의할 예정이다.

FT는 이번 정보 유출이 오랜 기간 이뤄져 온 영국과 미국의 정보 공유 기반을 무너뜨리지는 않겠지만, 앞으로 영국 정보당국이 미국에 맨체스터 테러 정보 등을 포함한 극비 정보를 제공할 때 더욱 신중한 태도를 취하게 만들 수 있다고 경고했다.

/김희원기자 heew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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