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대통령 "내게 반대하라" 파격적 수석회의 시동(상보)

김성휘 ,최경민 기자 2017. 5. 25. 1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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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이견제시는 의무, 주무비서관 배석, 칸막이 없애라"..매주 월·목 정례화 추진

[머니투데이 김성휘 ,최경민 기자] [[the300]"이견제시는 의무, 주무비서관 배석, 칸막이 없애라"…매주 월·목 정례화 추진]

【서울=뉴시스】전진환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25일 오전 첫 수석보좌관회의가 열린 청와대 여민관 소회의실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17.05.25. amin2@newsis.com


문재인 대통령이 25일 취임 후 처음으로 주재한 수석비서관급회의(수석·보좌관회의)에서 앞으로 실무자를 배석시키고 대통령에 대한 이견과 소수의견도 자유롭게 제시하라고 권장하는 등 파격적인 회의 운영을 약속했다. 문 대통령은 논의의 칸막이를 없애고, 반대 의견이 있었다는 사실을 공개해도 좋다고 말했다. 과거 대수비 운영 관행은 잊으라며 형식보다는 내실을 중시해 회의 방식을 만들겠다는 취지를 드러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10시30분 청와대 여민관 회의실에서 임종석 비서실장 등과 함께 첫 수석·보좌관회의를 열어 "청와대가 정책, 안보, 정무 이렇게 크게 구분되는데 정부 부처가 칸막이들이 있듯이 청와대 내부도 칸막이들이 생겨난다"며 "정책적인 사안이나 안보에 관한 사안이더라도, 정무적 판단도 필요하다 싶은 사안들은 여기에 올려서 공유하고 논의해야 함께 일을 맞들면서 추진해 나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참여정부 시절 이라크 파병,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논의를 거론하며 "과거 이라크 파병은 한편으로 대단히 정무적 사안인데 상당 기간동안 안보실에서만 논의돼 여론의 비판을 받으니까 비로소 정무에서도 논의에 참여하게 됐다"고 회고했다.

이어 "보다 일찍 (함께) 참여하면 똑같은 결정을 하더라도 설득도 해가면서 할 수 있는 부분들이 안보라인에서만 이야기 된 것"이라고 말했다.

또 "수석이 다 파악 못하는 게 있을 수 있다"며 "회의 안건들에 올라온 (내용을 다루는) 주무비서관은 함께 참여시켜서 혹시 논의가 깊이 들어가면 직접 설명할 수 있도록 하는 게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특히 대통령 의견에 이견이나 반대, 소수의견도 자유롭게 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임 실장이 "대통령님 지시사항 이견을 말씀드릴 수 있습니까"라고 묻자 "그것이 대단히 중요하다"며 "이견들이 여기서 격의 없이 토론이 이뤄지지 않으면 다시는 그렇게 못하게 된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잘못된 방향에 대해서 한 번은 바로 잡을 수 있는 최초의 계기가 여기"라며 "대통령 지시에 대해서 이견을 제기하는 것은 해도 되느냐가 아니라 해야할 의무"라고 말했다.

전병헌 정무수석이 "소수의견 해도 됩니까"라고 웃으며 묻자 문 대통령은 "반대의견 있었다는 것도 함께 (보도에) 나가도 좋다"고 즉답했다.

문 대통령은 "미리 정해진 결론은 없다"며 "의결권은 수보 회의의 구성원들(이 갖지만), 그러나 발언은 누구나 할 수 있다. 배석한 비서관들도 사안에 대해서 언제든지 발언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어쨌든 대통령의 참모 아니고 국민의 참모다 그런 생각으로 자유롭게 말씀해 달라"고 요구했다.

문 대통령은 "대통령이 말하면 더 많은 정보 가지고 이야기하기 때문에 다 걸러졌을테지 이렇게 생각하기 쉽고 자칫 잘못하면 황당한 얘기가 될 수 있다"며 "뭔가 그 문제에 대해 모르지만 느낌이 조금 이상하지 않냐, 상식적으로 안 맞지 않냐 이런 얘기를 자유롭게 해주셔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국무회의도 마찬가지"라며 "국무회의도 똑같은 기조로 해야 한다는 것 다들 전파시켜 주시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받아쓰기 이제 필요없다"며 웃었다. 문 대통령은 "가급적 종이문서는 사용하지 않고 앞으로는 노트북 회의를 해야 될 것"이라며 "e지원을 조금 더 업그레이드 해서 사용하게 되면 논의한 모든 것들이 다 e지원이라는 업무체계 속에 담겨서 전자문서로 자동으로 저장되고 보관될 수 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수보 회의는 과거 어떻게 운영해 왔다는 건 잊어 달라"며 "문재인정부답게 대통령 지시 사항을 전달하는 게 아니라 공유하고 토론을 통해 결정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발표할 때도 대통령 지시사항하고 수보회의에서 결정된 사항은 구분해서 발표하면 된다"며 "수보회의가 이렇게 결정됐습니다(했습니다) 이렇게 발표하시면 될 것"이라 말했다.

수보회의는 주 2회 정례화 검토를 지시했다. 한 차례는 대통령, 다른 한 차례는 비서실장이 번갈아 주재하는 방식이다. 목요일은 오전, 월요일은 오후 회의가 어떠냐고 제안했다.

문 대통령은 "월요일 회의를 일찍 하게 되면 실무진은 일요일날 특별 근무를 하게 될 것이니까 그것까지 감안해서 시간을 정해달라"고 말했다.

또 "청와대에 굉장히 회의가 많고 회의에 치여서 허우적대는데, 그렇게 생각하면 수보회의라도 최대한 줄이는 게 (참모들을) 도와 드리는 길"이라며 "아무리 그렇더라도 일주일에 두 번 정도 월요일, 목요일 정례적으로 할 필요 있을 것"이라 말했다.

문 대통령은 "수석보좌관 회의가 청와대에 거의 꽃이라고 할 수 있다"며 "대한민국 국정을 놓고 볼 때 청와대가 머리라고 생각한다면 수석보좌관 회의는 중추"라고 말했다.

김성휘 ,최경민 기자 sunnykim@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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