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첩' 없앤 文 '대수보'..朴 '대수비'와 확연히 달랐다

태원준 기자 2017. 5. 25. 1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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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25일 오전 10시30분 청와대 여민관 3층 소회의실에서 취임 후 처음 '수석·보좌관회의'를 주재했다.

'대통령 주재 수석비서관회의'를 줄인 말이다.

청와대 수석비서관들이 회의 멤버로 참여하고 대변인 정도가 배석한 상태에서 박 전 대통령의 주재로 진행됐다.

일자리수석과 경제수석 등 일부 수석비서관 인선도 마무리되지 않았지만, 문 대통령은 인선이 완료된 참모들과 첫 회의를 주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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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25일 청와대 여민관 소회의실에서 수석보좌관회의를 주재하며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뉴시스


문재인 대통령이 25일 오전 10시30분 청와대 여민관 3층 소회의실에서 취임 후 처음 ‘수석·보좌관회의’를 주재했다. 박근혜정부 청와대에서 열렸던 ‘수석비서관회의’와 비슷한 성격을 갖는다. 하지만 달라진 것은 명칭만이 아니었다.

박근혜정부는 수석비서관회의를 ‘대수비’라고 불렀다. ‘대통령 주재 수석비서관회의’를 줄인 말이다. 청와대 수석비서관들이 회의 멤버로 참여하고 대변인 정도가 배석한 상태에서 박 전 대통령의 주재로 진행됐다. 대통령이 직접 참모들과 현안을 논의하는 이 자리는 이명박정부에서도 ‘대수비’란 이름으로 통했다.

문재인정부는 이 회의를 ‘대통령 주재 수석보좌관회의’ 즉 ‘대수보’로 부르기로 했다. 청와대 조직개편에 따라 정책실 산하에 ‘경제보좌관’과 ‘과학기술보좌관’이 신설됐기 때문이다. 아직 두 보좌관은 공석인 상태다. 일자리수석과 경제수석 등 일부 수석비서관 인선도 마무리되지 않았지만, 문 대통령은 인선이 완료된 참모들과 첫 회의를 주재했다. 회의 주재는 내년에 열리는 평창동계올림픽 지원 방안 등이었다.

회의 방식과 분위기는 완전히 달라졌다. 청와대 관계자는 “받아쓰지 않고, 결론을 미리 내리지 않고, 계급장이 없는3무(無) 회의”라고 대수보의 성격을 설명했다. 주제만 설정해 누구든 발언할 수 있는 수평적 분위기에서 어떤 결론으로 끝날지 알 수 없다는 것이 이 관계자의 설명이다.

박근혜정부에서 청와대 수석비서관들은 이미 결론이 내려진 ‘대통령 말씀자료’를 수첩으로 받아적는데 바빴다. ‘적는 사람만 살 수 있다’는 의미로 ‘적자생존’이라는 말까지 나왔다. ‘비선실세’ 최순실씨가 대통령 회의 발언을 미리 결정해 정호성 전 청와대 1부속비서관에게 지시했던 정황까지 나왔다.

박 전 대통령의 파면 과정에서 결정적인 단서는 결국 이런 분위기 속에서 나왔다.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의 수첩은 박근혜정부 국정농단 사건 수사에서 중요한 증거로 채택됐다. 받아쓰기 대신 수평적 토론을 이끌어낸 문 대통령의 ‘대수보’는 박 전 대통령의 회의 주재 방식과 확연히 달라진 풍경이다.

태원준 기자 wjta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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