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 최대어' 이정현 잡은 KCC가 해결할 숙제는?

이재승 2017. 5. 25. 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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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스켓코리아 = 이재승 기자]  이번 이적시장 최대어인 이정현이 전주 KCC에 새둥지를 틀었다. 이정현은 지난 23일(화) KCC와 계약했다. 계약기간은 5년인 가운데 이정현은 다가오는 2017-2018 시즌에 총액 9억 2,000만원(인센티브 9,200만원)에 달하는 역대 최대 규모의 계약을 체결했다. 이는 당초 안양 KGC인삼공사가 제시한 계약규모 7억 5,000만원(인센티브 7,500만원)보다도 훨씬 더 큰 규모의 계약을 품었다.

KCC는 이정현을 영입하면서 전력을 끌어올릴 채비를 확실히 마련했다. 지난 시즌에는 전태풍과 하승진이 나서지 못했고, 주득점원인 안드레 에밋도 부상으로 많은 경기에 나서지 못하면서 지난 2015-2016 시즌에 정규시즌 1위를 차지하고도 지난 2016-2017 시즌에는 플레이오프에 진출하지 못했다. 그러나 다가오는 2017-2018 시즌에는 전태풍-에밋-하승진이 건재하다는 전제 하에 이정현까지 들어오면서 전력이 훨씬 더 강력해졌다.

그러나 KCC는 여전히 많은 숙제를 안고 있다. 먼저 샐러리캡 정리다. 이정현에게 근 10억에 가까운 돈을 투자하면서 현 KCC의 샐러리캡은 이미 넘쳐 있다. 이제 이정현을 제외한 나머지 선수들의 연봉 삭감을 도모해야 한다. 여의치 않을 경우 전력에 큰 보탬이 되지 않는 선수들을 방출할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동시에 지난 시즌에 단 한 경기도 뛰지 못한 전태풍과 하승진의 몸값삭감도 확실시 되고 있다.

문제는 기존 선수들의 연봉을 줄이고, 전태풍과 하승진의 몸값을 줄이더라도 샐러리캡이 맞느냐가 관건이다. 여의치 않다면, 전태풍과 하승진을 트레이드해야 할 수도 있다. 전태풍과 하승진이 구단의 처사를 받아들인다면 모르겠으나, 협상이 원만하지 않을 경우 (자의든 타의든) 팀을 떠나게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KCC로서는 전태풍과 하승진을 안고 있는 가운데 이정현이 있어야 전력적 운신의 폭이 넓어지는 만큼 계산기를 잘 두드려야 한다.

이어서 에밋과의 공존 문제다. 에밋은 최근 수년 동안 리그를 수놓은 외국선수들 가운데 단연 독보적인 득점력을 갖고 있는 선수다. 하승진과 같은 2004 NBA 드래프티로 NBA 경력도 갖고 있는 그는 지난 두 시즌 동안 득점과 공격에서는 아무도 손댈 수 없는 수준임을 보였다. 그러나 에밋의 득점력이 지난 시즌에는 팀의 성적과 이어지지 않았다. 에밋이 공격에 나설 때는 나머지 선수들의 역할이 현격하게 주는 만큼 시너지가 좀체 일어나지 않았다.

게다가 에밋은 지난 2015-2016 시즌에는 리카르도 포웰, 2016-2017 시즌에는 리오 라이온스와 코트 위에서 불협화음을 양산했다. 모두들 공을 들고 있을 때 공격에 나서는 유형들이고 어느 정도의 공간이 필요하다보니 조합이 나오기 쉽지 않았다. 결국 KCC는 두 시즌 모두 트레이드나 외국선수 교체를 통해 에밋에 맞는 외국선수들을 불러들였고, 허버트 힐과 아이라 클라크가 KCC로 오기도 했다.

그런 만큼 에밋과 이정현이 원만한 호흡을 보일지가 관건이다. 계약 발표 이후 KCC의 추승균 감독은 자신감을 드러냈지만, 지난 두 시즌 동안 공격에 능한 두 선수의 조합이 원활하지 않았던 만큼 이정현과 에밋의 공존도 현실적으로는 다소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즉, KCC는 에밋과의 재계약을 두고 갈림길에 서 있다. 워낙에 출중한 기량을 갖고 있는 만큼 재계약을 맺을 것이 유력하지만, 아직은 고려해야 할 요소들이 많다.

이정현이라는 걸출한 토종득점원을 데려온 만큼 KCC가 에밋과 재계약을 포기한 이후 오는 2017 외국선수 드래프트에서 센터와 포워드를 겸할 수 있는 빅맨을 선택할 수도 있다. 내구성이 불안한 하승진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면서 팀의 균형이 잡힌 전력을 위해서 (에밋과 재계약을 체결하지 않을 경우) 가장 먼저 수반되어야 하는 부분이다. 이후 2라운드에서 내외곽을 겸비하고 있는 콤보 포워드를 선발하는 것이 필요해 보인다.

그러나 에밋과의 재계약이 끝내 이어진다면, 외관상 KCC는 '전태풍-이정현-에밋-송교창-하승진'으로 이어지는 라인업을 갖추고 된다. 그러나 하승진을 제외하고는 모두 공을 들고 있어야 하는 선수들이 대부분이며 특히 전태풍, 이정현, 에밋은 공을 들고 있을 때 위력이 잘 드러나는 선수들인 만큼 이름값이 풍기는 기대만한 경기력을 발휘할지가 크나 큰 관건이다. KCC로서는 동선정리가 명확하지 않을 경우 다시 트레이드나 선수 교체가 뒤따라야 한다.

과연 KCC는 모든 우려를 불식시키면서 '에밋-이정현'을 고집할까? 동시에 출혈 없이 샐러리캡을 잘 맞출 수 있을까? KCC가 이정현을 데려가면서 이적시장의 가장 큰 승자가 됐고, 다음 시즌에 많은 기대를 받는 팀이 됐지만, 여전히 정리해야 할 것들이 많다. KCC가 이를 잘 정돈하면서 온전한 전력을 갖출 수 있을지가 주목된다. 이정현의 KCC행이 그만큼 많은 이목을 집중시켰다.

사진_ 신혜지 기자

이재승 considerate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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