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려진 '개똥' 양심..방치된 '불법' 단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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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서울 중구 남산공원을 찾은 직장인 최모(29ㆍ여) 씨는 불쾌한 경험을 했다.
산책로를 걷던 중 이상한 느낌이 들어 신발 밑을 보니 개 배설물이 묻어있었다.
최 씨는 "기분전환하러 온 공원에서 신발만 더럽히고 왔다"며 "공원에서 개 배설물을 안 치우면 과태료를 내야하는 걸로 아는데, 단속을 하긴 하는지 의문"이라고 했다.
그동안 반려동물 배설물 문제는 단속보다는 계도 중심으로 관리해왔다는 게 시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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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들이의 계절 공원 널린 배설물
개주인이 안치울땐 과태료 7만원
작년 서울시 직영 22곳, 적발 0건
상황포착 어렵고 계도 중심 관리
최근 서울 중구 남산공원을 찾은 직장인 최모(29ㆍ여) 씨는 불쾌한 경험을 했다. 산책로를 걷던 중 이상한 느낌이 들어 신발 밑을 보니 개 배설물이 묻어있었다. 깜짝 놀라 주변을 둘러보니 개 배설물이 곳곳에 흩어져 있었다. 일부는 비닐에 담긴 채 교묘히 숨어있기도 했다. 최 씨는 “기분전환하러 온 공원에서 신발만 더럽히고 왔다”며 “공원에서 개 배설물을 안 치우면 과태료를 내야하는 걸로 아는데, 단속을 하긴 하는지 의문”이라고 했다.
산책하기 좋은 봄철, 서울 시내 공원들은 냄새나는 ‘지뢰밭’이 되기 십상이다. 무분별히 널려있는 개 배설물이 공원을 찾는 시민에게 불쾌감을 주고 있다. 그러나 단속이 전무한 상황으로 관리를 포기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 높다.
원래 개 주인이 공원에서 반려견 배설물을 방치하는 것은 불법이다. 공원법 제49조에 따르면 견주(犬主)가 공원 내 반려견의 배설물을 치우지 않을 시 과태료 7만원에 처해진다.
하지만 현장에선 전혀 다른 풍경이 펼쳐진다. 흙으로 덮는 것은 양반이다. 비닐에 담아 슬그머니 귀퉁이에 던져두는 양심불량이 수두룩하다.
단속은 이름 뿐이다. 25일 서울시가 작년 22곳 직영공원을 대상으로 한 공원 내 금지행위 단속 결과를 보면 반려동물 배설물 미수거로 과태료를 매긴 적은 단 한건도 없다.
이 가운데 서울숲공원, 보라매공원 등 동부공원 7곳과 남산공원, 북서울꿈의숲공원 등 중부공원 8곳에는 관련 계도실적도 전무하다. 월드컵공원 등 7곳이 있는 서부공원에만 1013건의 계도 기록이 남아있다.
한강공원 11곳의 상황도 이와 비슷하다. 올들어 3월까지 공원 내 배설물 미수거, 목줄 미착용 등 반려동물 관리소홀 단속은 단 14건 뿐이다. 이는 이 기간 관련 계도(3795건) 중 0.36%에 그친다. 작년에는 더 심각했다. 작년 한해 관련 계도는 3만8309건이며, 이 중 단속으로 과태료를 매긴 건은 불과 55건(0.14%)밖에 되지 않았다.
그동안 반려동물 배설물 문제는 단속보다는 계도 중심으로 관리해왔다는 게 시의 설명이다. 상황을 즉각 포착하기 힘들어 단속 자체가 쉽지 않다고 덧붙였다.
시 관계자는 “전체 직영공원ㆍ한강공원 등의 반려동물 동반 방문객을 매번 감시하기에는 인력이 부족하다”며 “청소를 할 때에야 발견되는 등 견주 신원부터 파악하기 힘들어 상습범이라해도 과태료를 매기기가 쉽지 않다”고 토로했다.
견주의 완고한 저항도 단속을 막는 원인으로 지목된다. 상황을 포착해도 견주들이 발뺌하는 일이 많다는 것이다. 협조하지 않으면 사실상 과태료를 물릴 수도 없다. 공원 단속원들은 경찰과 달리 수사권이 없어서다.
전문가들은 과태료 부과보다는 시민의식을 바꾸는 게 더 낫다고 입을 모은다. 조희경 동물자유연대 대표는 “‘나 하나 쯤이야’는 생각이 다른 시민에게 큰 불쾌감을 줄 수 있다는 점을 인식시켜야 한다”며 “상습발생지역을 중심으로 집중 캠페인을 벌여도 효과적일 것”이라고 했다.
이원율 기자/yu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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