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20.wiki] 당신이 몰랐던 신태용호 이야기 8선

정재은 입력 2017. 5. 25. 07:06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포포투=정재은]

한 시름 놓았다. U-20 대표팀이 2017 FIFA U-20 월드컵 조별리그 두 경기를 치르고 16강 진출을 확정 지었다.

이쯤에서 휴식 타임. 백승호의 결정력이나 송범근의 선방 능력 등은 이제 익히 알고 있다. 당신이 몰랐던 신태용호의 유쾌하고 소소한 이야기 8가지를 <포포투>가 모았다.

# 1. 벤치의 핸드 셰이크

신 감독은 U-20 대표팀에 ‘ONE TEAM’을 강조한다. 월드컵이 다가올 수록 21명은 더 끈끈해졌다. 골이 터졌을 때 셀러브레이션은 그라운드뿐만 아니라 벤치에서도 나온다.

지난 14일 한국과 세네갈의 평가전이었다. 전반 18분 조영욱의 골이 터졌다. 그라운드 위 선수들은 얼싸안고 기뻐했다. 신태용호 벤치에서 누군가 핸드 셰이크를 즐겼다. 이정문과 이준이었다.

23일 아르헨티나에서도 마찬가지였다. 골이 터지자 벤치에 앉아있던 선수들이 벌떡 일어났다. 이정문의 이번 핸드 셰이크 파트너는 김민호였다. 그라운드에서 함께 뛰지는 못하지만 팀을 축하하는 의미에서 벤치에 있는 멤버들끼리 핸드 셰이크를 즐긴다는 후문이다.

# 2. 모두 물 마셨니?

훈련 도중 선수들이 마시는 물에 특이점이 있다. 뚜껑마다 이름이 적혀있다. 매 훈련 섭취해야 하는 비타민이 있다. 의무팀에서 비타민을 물에 섞고 이름을 새겨 선수들에게 나눠준다. 누가 마셨고, 안 마셨는지 확인하기 위해서다.

훈련마다 마시는 물의 종류는 다르다. 비타민, 아미노산, 젖산 등 필요한 여러 성분을 섭취한다. 대한축구협회 관계자는 “선수들이 깜빡하는 경우가 가끔 있어 보다 확실하게 하기 위함이라고 생각하면 된다”라고 말했다.

# 3. 신태용호 DJ 송범근

조별리그 1, 2차전이 끝나고 공동취재구역으로 향했다. 믹스트존 벽이 둥둥 울렸다. 벽 너머 라커룸에서 노래를 크게 틀어놓고 있었다. DJ는 송범근. 그는 비트가 빠르고 강한 힙합을 좋아한다. 개인 스피커를 들고 다니면서 경기 전과 후에 노래를 크게 틀어 라커룸을 꽉 채운다. 신태용 감독도 음악이 긴장을 풀기에 좋다고 판단해 ‘DJ 송’의 흥을 막지 않는다.

버스에서도 마찬가지. 이동할 때도 ‘DJ송’은 멈추지 않는다. 이승모가 버스 안 상황을 묘사했다. “(송)범근이 형이 자기 핸드폰에 있는 노래를 튼다. (이)승우가 리듬을 잘 탄다. 아마 범근이 형 옆에 앉을 거다. 둘이 흥겨운 스타일이라 잘 맞는다. 분위기도 띄운다. 물론 선곡은 1부터 10까지 다 범근이 형이 한다.”

정태욱이 한마디 거들었다. “범근이가 음악에 관심이 많아서 스피커 들고 다니면서 노래를 틀어 놓는다. 선곡 불만은 없다. 근데 개인적으로 노래에 한국말이 좀 나왔으면 좋겠다.”

# 4. 이승모의 인형 뽑기

신태용호는 경기를 앞두고 긴장을 푸는 방식이 제각각이다. 기도하는 선수들도 있다. 신 감독은 개개인의 방식을 존중한다. 하나로 뭉치는 순간은 라커룸 안에서다. 동그랗게 모여 주장 이상민이 경기의 의미를 설명한다. 그리고 각자 하고 싶은 말을 나눈다. 가장 많이 하는 말은 “나가자! 나가자! 나가자!”이다. 템포는 빠르게.

이승모가 긴장을 푸는 방법은 인형 뽑기다. “나는 경기 전에 인형을 뽑아온다. 하나씩 무조건 뽑아 온다. 어제(23일) 꼬북이 하나 뽑았다. 1차전에서도 꼬북이를 뽑았다. 아, 꼬북이만 두 개 있다. 너무 잘 뽑힌다.”

잉글랜드 전 끝나고 이번에도 꼬북이를 뽑았는지 물어볼 예정.

# 5. 신 감독은 러닝할 때 무슨 얘기를?

선수들이 훈련 중 러닝할 때 신 감독도 함께 뛴다. 장난치고 웃으며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러닝이 이루어진다. 이때 신 감독은 축구 이외의 이야기를 선수들에게 해준다. 이승모가 가장 기억에 남는 이야기를 전했다.

“정치를 알아야 한다고 하시더라. 신문도 다 봐야 한다고. 다른 사람들이랑 이야기할 때 코드가 안 맞으면 그들이 우리를 무시할 수도 있다고 하셨다. ‘운동하는 애들은 정말 운동만 하는구나’라고 생각한다고. 그런 조언을 해주셨다. 책도 많이 읽으라 하셨다.”

# 6. 늦으면 벌금 5만 원

신태용호 내 규율이 있다. 식사 시간 지키기, 버스 탑승 시간 지키기, 불필요한 경고나 퇴장 안 받기, 형한테 까불지(?) 않기. 신 감독이 선수들끼리 규율을 정하고 스스로 지키라고 해 만들어진 법이다.

어기면 벌금 5만 원이다. 두 번째로 어기면 10만 원으로 늘어난다. 지각의 정도는 상관없다. 1분을 늦든, 5분을 늦든 벌금 액수는 똑같다. 지금까지 100만 원 이상이 모였다. 가장 벌금을 많이 낸 사람은 우찬양. 이 이야기를 들은 신태용 감독이 장난스레 눈을 흘기며 “야, 찬양. 너 얼마 냈어?”라고 물었더니 우찬양은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40만 원이요. 아, 35만 원인가?”

벌금 액수는 주장 이상민이 정했다. 이승모는 “그냥 주장이 알아서 하던데? 물어보지도 않고”라며 투정부렸다. 수금도 이상민이 맡았다. 이쯤 되니 궁금해진다. 이상민은 벌금을 한 번도 안 냈을까? 이승모가 답했다. “상민이 형도 한 번 냈다.(웃음)”

# 7. 실점하면 헤쳐 모여

지난 3월 열린 아디다스 U-20 4개국 축구대회에서 신태용호가 온두라스에 시원한 3-2 승리를 거뒀다. 첫 번째 실점 상황에서 신태용호가 보인 모습이 있다. 온두라스가 셀러브레이션을 즐길 동안 그라운드 위 11명이 동그랗게 모여 이야기를 주고받았다.

신태용호는 실점하면 비슷한 모습을 계속 보였다. 월드컵 조별리그 2차전도 마찬가지였다. 아르헨티나 토레스가 골을 넣고 즐길 동안 신태용호가 뭉쳐 서로의 얼굴을 보며 무어라 말했다. 이 모습을 본 아르헨티나는 시간 끌기로 오해해 그들에게 달려들었다. 주심이 제지했다.

아디다스컵 소집 때부터 전경준 코치가 주문한 행동이었다. 실점하면 상대가 기뻐하는 모습을 보지 말고 서로의 얼굴을 보라고 했다. 이승모가 설명했다. “전술이라든지, 서로의 움직임을 얘기하는 게 아니다. 다독이면서 다시 만들어보자고, 괜찮다고 얘기한다. 0-0이라 생각하고 다시 해보자고. 많은 도움이 된다.”

# 8. 막내 ON TOP

신 감독과 1999년생 막내 조영욱의 ‘케미’가 돋보인다. 훈련장에서 신 감독이 귀를 잡아당기거나 발을 밟는 등 계속 티격태격한다. 신 감독이 이유를 말했다. “요즘 자기가 나보다 힘이 좋다고 하더라. 요즘 나를 자꾸 누르고 위에 올라서려고 한다. 그래서 힘을 겨루어 봤는데 역시 (조영욱한테)안 된다는 걸 느꼈다.”

막내의 도발은 선수들 사이에서도 계속됐다. 백승호는 “영욱이가 형이다”라고 말했다. “이미 날 올라섰다. 양치도 안 한다.” 이승모가 거들었다. “영욱이가 99년생이다. 근데 빠른년생이라 사실 98년생이랑 동갑이다. 다들 조영욱보고 막내라고 하는데 진짜 아니다. 걔는 모두를 친구로 생각한다. 아니, 이미 올라섰다.”

가장 많이 투닥거리는 상대는 백승호다. 이승모가 증인을 자처했다. “둘이 맨날 싸운다. 서로 시비 건다. 승호 형이 조영욱한테 뜬금없이 너 양치 안 했냐고 입 냄새 난다고 한다. 그럼 조영욱은 때린다. 작작하라면서.” 상황을 떠올린 이승모는 '빵' 터지고 말았다.

사진=FAphotos

Copyright © 포포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