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20]"꼭 응원갈게" '국대누나'김혜리가 밝힌 '인성甲'백승호

전영지 2017. 5. 25. 0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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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하고 반듯하고 축구 잘하는 백승호와 여자축구 국가대표 김혜리, 임선주, 지소연, 이영주 등 누나들은 매우 친하다. 출처=백승호 SNS
착하고 반듯하고 축구 잘하는 백승호와 여자축구 국가대표 김혜리, 임선주, 지소연, 이영주 등 누나들은 매우 친하다.  출처=백승호 SNS
"백승호는 인성이 좋은 선수다. 모든 선수들이 다 알고 있다."

화제를 모은 백승호의 티켓 세리머니. 마라도나가 아닌 여자 축구 누나들을 향한 손짓이었다.

'윤덕여호의 든든한 풀백' 김혜리(27·현대제철)가 '절친' 백승호의 골 세리머니, 그리고 여자축구 누나들과의 우정에 대해 소상히 털어놨다.

한국과 아르헨티나의 2017 2017 FIFA U-20 월드컵 조별리그 A조 2차전 경기가 23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렸다. 백승호가 페널티킥으로 팀의 두번째 골을 터뜨린 후 환호하고 있다. 전주=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7.05.23/
한국과 아르헨티나의 2017 2017 FIFA U-20 월드컵 조별리그 A조 2차전 경기가 23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렸다. 백승호가 페널티킥으로 팀의 두번째 골을 터뜨린 후 환호하고 있다. 전주=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7.05.23/
백승호는 23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펼쳐진 20세 이하 월드컵 아르헨티나와의 조별예선 2차전(2대0 승) 전반 42분, 짜릿한 페널티킥 쐐기골을 터뜨린 후 알듯 말듯한 세리머니를 선보였다. 카메라 앞에서 사각형을 그린 후 어깨를 으쓱하며 의아하다는 포즈를 취해 보였다. "조 추첨을 한 '아르헨티나 레전드' 마라도나를 조롱한 것" "기니전 조영욱의 골을 노골 선언한 비디오 판독 시스템(VAR)과 관련된 것" 등등 갖은 억측이 난무했지만 정작 백승호가 밝힌 진실은 전혀 달랐다. "축구하는 친한 누나들이 오늘 경기를 보러 오기로 했는데 표를 잘못 사서 못 왔다. 표 하나도 제대로 못 사느냐는 의미였다."

세리머니의 진짜 주인공, '축구하는 친한 누나'는 김혜리 임선주 등 현대제철 출신 여자축구 대표팀 에이스들이었다. 김혜리는 "다함께 경기를 봤는데 우리를 향한 세리머니인 줄은 전혀 몰랐다. 나중에 얘기를 듣고 알았다. 고맙고 미안했다"며 웃었다.

백승호가 실시간 세리머니로 누나들을 놀린 '티켓 사건'의 진상은 이랬다. 당초 김혜리를 비롯해 임선주, 이영주, 박희영 등 현대제철 출신 여자축구 '국대' 등 10명이 백승호 단체응원을 가기로 했었다. 23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U-20 월드컵 조별리그 2차전 아르헨티나전 티켓을 예매했다. '착한 동생' 백승호의 지원으로, 현장에서 입을 '백승호 유니폼'까지 세팅된 상황. 오후 5시 팀 훈련 후 의기양양, 전주로 출발하기 직전 사달이 났다. 지인이 예매해준 입장권이 이미 종료된 20일 기니와의 개막전 티켓이었다. 결국 숙소에서 TV 응원전에 만족해야 했다. "승호가 표도 하나 똑바로 못 끊냐고 놀리더라. 우리가 끊은 게 아니라 끊어준 걸 받은 거라고 했다"며 웃었다.

여자아시안컵 예선 북한전 날 김혜리를 찾아온 백승호. 출처=백승호 SNS
여자아시안컵 예선 북한전 날 김혜리를 찾아온 백승호.  출처=백승호 SNS
백승호는 현대제철 누나들과 무척 친하다. 비시즌 한국에 들어올 때면 어김없이 누나들과 볼을 찬다. 지난 연말에도 '첼시 에이스' 지소연, 김혜리, 임선주, 이영주 등과 '한게임' 한 후 SNS에 인증샷을 찍어올렸다. 김혜리는 "풋살 경기는 자주 한다. 현대제철이 스페인으로 전지훈련을 자주 가다 보니 인연이 있고 두루두루 친해졌다"고 설명했다.

김혜리와는 가장 힘든 시기, 선수로서 의리를 나눈 사이다. 지난 4월 여자축구의 평양 아시안컵 예선전 출국을 앞두고 '대체불가 풀백'이자 '팀플레이어'인 김혜리는 목포 훈련중 어깨를 다쳤다. 간절했던 평양행이 불발되면서 본인과 동료들의 아쉬움이 컸다. 윤덕여 감독 역시 아시안컵 본선행 티켓을 따낸 후 김혜리를 가장 먼저 언급했을 정도다.

여자축구의 명운이 걸린 북한전 저녁, 백승호는 나홀로 재활중인 누나 김혜리를 불쑥 찾아왔다. "재활하는 장소로 일부러 찾아왔더라. 승호가 4개국 친선대회 후 파주NFC로 출퇴근하며 재활할 때인데 하루 쉬는 날 찾아왔다. 북한전은 중계도 없었는데 경기기록을 나보다 먼저 알고 알려주더라"며 웃었다. "아시다시피 승호는 인성이 좋은 선수다. 우리 선수들 모두 알고 있다. 그래서 모두 좋은 마음으로 늘 응원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혜리는 신태용호의 1-2차전을 모두 챙겨봤다. 백승호의 2경기 연속골 활약, U-20 대표팀의 선전을 자기 일처럼 기뻐했다. 백승호가 그동안 얼마나 남몰래 이 악물고 노력해왔는지 선수로서 누나로서 김혜리는 누구보다 잘 안다.

"대회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승호와 자주 연락했다. 힘들어하는 모습도 보고…, 워낙 언론의 관심과 기대가 커서 아무리 신경 쓰지 않으려 해도 스트레스도 받았을 것이다. 그래서 관심은 좋은 거라고, 그라운드에서 보여주면 된다고 이야기했던 기억이 난다. 간절하게 잘 준비한 만큼 지금까지 잘해왔다. 앞으로 더 잘할 것"이리며 믿음을 표했다.

절친 동생이 깜찍한 세리머니까지 하고, 16강행을 확정지은 만큼 응원의 기회를 다시 엿보고 있다. "시간이 되면 저희가 한번은 가야 되지 않나 싶다. 승호가 안 보러오면 누나들한테 실망할 것같다고 하더라"며 웃었다. "WK리그는 29일 경기 이후 2주 정도 휴식기가 있다. 팀과 상의해서 스케줄을 잘 맞춰보겠다"고 했다.

센터백 임선주와 함께 응원 인증샷으로 현장 '직관'을 공약했다. "승호야! 16강에서도 멋진 골 부탁할게~♡ 누나들이 꼭 응원 갈게."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현대제철 소속 국가대표 수비수 김혜리와 임선주가 백승호를 향한 응원 메시지를 들어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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