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인식의 클래식] 우즈나 테임즈 같은 외인 타자, 어디 없나
우리 프로야구에 외국인 선수 제도가 생긴 지 벌써 20년이 다 돼 간다.
1998시즌 첫 도입을 앞두고 1997년 말 미국 플로리다주 세인트피터즈버그에서 처음 외국인 선수 트라이아웃 캠프를 열었다. 당시 여덟 개 구단이 모두 참가해 외국인 선수들을 뽑았다.
그때만 해도 외국인 선수 실력이 한국 선수들보다 월등할 것이라고 여겼다. 그러나 요즘은 오히려 외국인 선수들이 한국에서 뛰면서 기량이 더 좋아지기도 한다. 1998년 MVP였던 OB의 타이론 우즈가 대표적이다.
우즈 외에도 롯데에서 뛴 펠릭스 호세나 LG 소속이었던 로베르토 페타지니처럼 정말 잘 친 외국인 타자들이 있었다. 호세는 1991년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소속으로 메이저리그 올스타전에 나갔던 선수였다. 실력은 이미 검증된 선수가 전성기가 지나 한국 무대를 밟았다. 페타지니도 그렇다. 메이저리그에선 빛을 보지 못했지만, 일본 프로야구에서 '역대 최고'라는 평판을 들었을 정도로 활약한 뒤 한국에 왔다. 둘 다 40세를 바라보는 노장이 돼서야 한국에서 뛰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2003년부터는 두산을 떠나 일본 프로야구에 진출했다. 요코하마에서 2년을 뛴 뒤 주니치로 팀을 옮기면서 일본 최고 연봉 선수가 됐다. 우즈가 처음 한국에 왔을 때 연봉은 2억원 정도였다. 주니치에서는 10년 전에 5억5000만 엔을 받았다. 2억원짜리 선수가 50억원 이상을 받는 선수로 올라섰으니 엄청난 발전이다. 우즈는 일본에서 홈런왕에 세 번, 타점왕에 한 번 올랐다. 외국인 선수가 KBO 리그에서의 성장을 발판 삼아 다른 리그로 진출해 성공까지 거둔 최초의 사례였다.
그러나 안타까운 부분도 있다. 올해 10개 구단에서 뛰고 있는 외국인 타자들 가운데 우즈나 테임즈처럼 파워나 실력을 갖춘 선수가 아직 보이지 않는다.
물론 시즌은 아직도 한참 남았다. 팀마다 100경기 가까이 더 치러야 한다. 그렇다 해도 삼성 다린 러프, SK 제이미 로맥, NC 재비어 스크럭스, LG 루이스 히메네스, 두산 닉 에반스, 한화 윌린 로사리오와 같은 선수들이 아직 기대에는 못 미치고 있다는 느낌이다.
외국인 타자들이 처음부터 모두 다 적응을 잘하는 것은 아니다. 한국에서 어느 정도 경기를 치른 시점부터 조금씩 발전하기 시작해 갑자기 기량이 쑥쑥 좋아지는 선수들도 있다. 이들 가운데서도 그런 케이스가 나올지도 모르는 일이다. 시즌이 채 3분의 1도 지나지 않았으니 앞으로 얼마나 더 좋은 모습을 보이게 될지는 알 수 없다. 그러나 과거에 뛰던 좋은 외국인 타자들과 같은 모습은 적어도 아직은 보이지 않는다.
요즘 외국인 선수들은 과거에 뛰던 선수들보다 훨씬 더 많은 돈과 좋은 대우를 받는다. 그런데도 아직 활약이 미흡하다는 게 조금 아쉽다. 로사리오 같은 선수만 해도 최소 150만 달러를 받지만, 파워에 비해 좋은 공을 골라내는 능력이 지금은 조금 모자라 보인다. 만약 테임즈처럼 한국에서 엉뚱한 공에 배트가 나가지 않는 참을성을 배우게 되면, 과거에 뛰던 외국인 타자들 못지않은 기대를 해 볼 수 있을 것 같다. 아직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
외국인 타자 영입에 돈은 더 들이는데 기량은 예전만 못한 것 같아 안타까운 마음이다. 제2의 우즈나 테임즈가 될 만한 외국인 타자를 보고 싶다.
김인식 KBO 총재특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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