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스페인서 수년째 귀화 권유, '태극마크' 선택한 이승우

송지훈.박린 입력 2017. 5. 25. 02:30 수정 2017. 5. 25. 0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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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탈루냐축구협· FC바르셀로나
2013년부터 EU시민권 취득 제의
스페인 국가대표 발탁 지원도 약속
이승우 "내 꿈은 태극마크 달고
월드컵 본선 무대 누비는 것"
이승우가 23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U-20 월드컵 아르헨티나전에서 선제골을 넣은 뒤 골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전주=양광삼 기자]
이승우(19·바르셀로나 후베닐A)가 20일 개막한 20세 이하(U-20)월드컵에서 ‘수퍼스타’로 떠올랐다. 현란한 개인기와 폭발적인 드리블, 확실한 골 결정력까지 갖춰 축구팬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고 있다. 그런데 이승우에게 관심을 쏟는 건 국내 축구팬뿐만이 아니다. 스페인 축구계도 ‘코리안 메시’에게 눈독을 들이고 있다. 스페인 카탈루냐주 축구협회가 20세 이하 한국 축구대표팀의 에이스 이승우를 ‘스페인의 메시’로 만들기 위해 수년째 귀화를 권유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승우의 국내 매니지먼트를 맡고 있는 박정선 팀트웰브 대표는 지난 23일 “이승우의 잠재력을 확인한 스페인 카탈루냐주 축구협회가 소속팀 FC바르셀로나와 함께 2013년부터 꾸준히 유럽연합(EU) 시민권 취득을 권유 중”이라며 “이승우가 (스페인) 국가대표가 될 때까지 전폭적으로 지원하겠다는 약속도 했다”고 말했다. 유럽과 달리 우리나라는 이중국적을 인정하지 않는다. EU 시민권 취득은 곧 스페인 귀화를 의미한다.

이승우는 조별리그 두 경기를 치르는 동안 두 차례 마술 같은 슛으로 팬들을 열광시켰다. 지난 20일 기니와의 개막전(3-0승)에선 한 뼘 이상 큰 상대 장신 수비수 사이를 뚫고 선제 결승골을 터뜨렸다. 23일 아르헨티나전(2-1승)에선 하프라인 부근에서 개인기로 상대 수비수를 제치고 50m 가까이 질주한 뒤 골키퍼의 키를 살짝 넘기는 감각적인 칩샷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작은 사진은 경기 후 골키퍼 송범근(왼쪽)과 승리를 자축하는 이승우. [전주=양광삼 기자]
대회 개막 직전 ‘축구 신동’ 디에고 마라도나(57·아르헨티나)는 자국 매체 ‘인포바에’와의 인터뷰에서 “바르셀로나와 한국 대표팀에서 이승우가 어떤 활약을 했는지 익히 들어 알고 있다”며 “이승우가 내 조국을 상대로 활약하는 모습을 보는 게 괴로울 것 같다”고 했다. 그의 우려대로 이승우는 아르헨티나전에서 화려한 개인기와 빼어난 실력으로 경기의 흐름을 지배했다. ‘인포바에’는 “마라도나가 옳았다. ‘아시아의 메시’가 우리를 탈락의 벼랑 끝으로 내몰았다”고 밝혔다.

카탈루냐 축구협회가 이승우에게 러브콜을 보내는 이유는 그를 지역을 대표하는 프랜차이즈 축구 스타로 키우기 위해서다. 13세 때부터 바르셀로나에서 성장해 카탈루냐 문화에 능통한 이승우가 시민권을 취득하면 명실상부한 ‘카탈루냐 혈통’으로 인정받을 수 있다. 바르셀로나 구단에도 이승우의 귀화는 호재다. 스페인 프로축구 규정상 프리메라리가(1부 리그) 클럽은 EU 시민권을 갖지 않은 선수를 세 명까지만 경기장에 내보낼 수 있다. 이승우가 EU 시민권을 취득하면 외국인 쿼터와 관련한 제약에서도 벗어날 수 있다.

이승우는 카탈루냐 축구협회와 바르셀로나의 귀화 제의를 거절했다. “태극마크를 달고 월드컵 본선 무대를 누비는 것 이외의 상상을 해본 적이 없다”는 이유다.이승우측 관계자는 "카탈루냐 축구협회와 바르셀로나의 제의는 파격적인 수준이다. 실제로 EU 시민권을 취득할 경우 기대할 수 있는 유·무형의 혜택이 엄청나다"면서도 "승우가 어린 나이에 혈혈단신 스페인에 건너가 바르셀로나에서 경쟁하는 동안 '대한민국을 대표한다'는 생각 하나로 버텼다고 들었다. 그런 마음이 태극마크에 대한 애정으로 굳어진 것 같다"고 했다.

내년 계약 만료 … 유럽 빅클럽들도 구애

현재 이승우는 중요한 결정을 앞두고 있다. 내년 6월 계약 만료를 앞두고 바르셀로나 구단 측과 재계약 협상 중이다. 구단도 선수도 1차적으로는 계약 연장이 성사되길 바라고 있고, 협상 과정도 순조롭다. 그와는 별도로 ‘코리안 메시’를 영입하기 위한 유럽 내 다른 빅 클럽들의 구애도 만만찮다. 이들은 “이승우가 머지않은 미래에 바르셀로나 1군에 오른다고 해도 MSN 트리오(메시-수아레스-네이마르)가 같은 포지션에 버티고 있는 한 주전을 꿰차긴 쉽지 않다. 우리 팀에 오면 거액의 연봉과 1군 지위를 보장하겠다”며 설득 중이다.

이와 관련해 박문성 SBS 축구해설위원은 “울리 슈틸리케(63·독일) 대표팀 감독은 U-20 대표팀에서 맹활약을 펼치고 있는 이승우·백승호(20·바르셀로나B) 등 젊은 선수들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이 2018 러시아 월드컵 본선행을 확정 짓는다면 본선 무대 진출에 앞서 이들을 A대표팀으로 불러 올려 평가전 등에서 테스트하는 것도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전주=송지훈·박린 기자 milkym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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