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 추종 반군, 필리핀 소도시 점령 .. 두테르테 계엄령 선포

이기준.임주리 2017. 5. 25. 0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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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과 회담일정도 취소하고 귀국
"수습 안 되면 계엄 전국 확대할 수도"
야당선 "철권통치 강화하나" 비판도

필리핀 민다나오 섬의 작은 도시 마라위가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 추종 반군 마우테에 의해 점령돼 정부군이 탈환 작전을 벌이고 있다고 CNN이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민다나오 섬은 수도 마닐라에서 800㎞가량 떨어진 곳으로, 필리핀 정부는 섬 전체에 계엄령을 선포하고 군대를 투입해 반군과 교전을 벌이고 있다.

러시아 모스크바를 방문 중이던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등 나흘로 예정된 모스크바 일정을 취소하고 급히 귀국길에 올랐다.

현지 언론 래플러에 따르면 필리핀 정부는 이날 오후 무장 반군들이 도시에 침입했다는 주민들의 신고를 받고 군대를 파견했다. 교전 과정에서 경찰 1명과 정부군 2명이 숨지고 정부군 12명이 다쳤다. 마우테 측에서도 사상자가 발생했다고 현지 매체 인콰이어러는 전했다. 신부, 신도 등 인질도 잡혀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마라위엔 IS를 상징하는 검은 깃발이 곳곳에서 펄럭였다. 마우테는 차량에 검은 깃발을 달고 시내를 누볐고, 마라위 시청과 국립병원·교도소·민다나오 주립대 등 주요 시설에 검은 깃발을 내걸었다.
교회와 학교는 불길에 휩싸였고 전기 공급도 끊겼다. 이번 작전을 주도하는 정부군의 에두아르도 아노 장군은 “마라위에 침투한 반군은 50~100명 정도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델핀 로렌자나 필리핀 국방장관은 “마라위는 현재 암흑 상태다. 어둠 속 곳곳에 마우테의 저격수들이 배치돼 있다”고 말했다. 현재 이곳에는 군 병력 1000여 명이 급파됐으며 추가 투입될 예정이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한 달 안에 사태가 수습되면 좋겠지만 위협이 계속되면 계엄 지역은 전국으로 확대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반군에 대한 강력한 보복을 경고한 것이다. 두테르테는 또 러시아에 현대식 무기 지원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필리핀에 계엄령이 선포된 것은 이번이 세 번째다. 1972년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대통령이 장기 집권을 위해 국가 전역에 처음 발동해 21년간 독재자로 군림했다. 2009년에는 글로리아 아로요 대통령이 테러가 일어난 마긴다나오주에 한해 계엄령을 선포했다.

하지만 야권에는 철권 통치 중인 두테르테가 자신의 영향력을 키우기 위해 계엄령을 선포한 것이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인구 20만 명인 작은 도시 마라위에서 일어난 일인데도, 2200만명이 거주하는 섬 전체에 계엄령을 선포한 것은 지나치다는 지적이 있다.

필리핀에선 1970년 무렵부터 모로민족해방전선, 모로이슬람해방전선 등 이슬람 반군단체들이 무슬림의 독립을 요구하며 40년 넘게 무장 투쟁을 벌여왔다. 약 400만 명의 무슬림이 살고 있는 민다나오 섬은 이런 반군의 본거지 다.

이기준·임주리 기자 foridealis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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